미·중 대규모 인프라 투자 돌입…진성티이씨 등 부품 기업 경쟁력도 ‘업’ (사진)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한경비즈니스=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17 하반기 기계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연초부터 건설기계 업체들의 주가가 ‘잘나가는’ 중이다. 중국에서 좋은 뉴스들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1월 초 중국공정기계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중국에서 굴삭기 판매량은 총 13만 대로, 전년도 6만3000대 대비 107% 증가했다. 가파른 업황 턴어라운드다.
중국에서는 2011년, 2012년에 각각 16만 대, 17만 대의 굴삭기가 팔렸다. 당시에는 중국의 서부 대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굴삭기가 잘 팔렸다. 하지만 이후 5년간 업황 침체기를 겪으며 판매량이 연 5만~6만 대 수준으로 줄었다. 건설 장비는 인프라 투자, 자원 개발 등에 쓰인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정책과 유가 등 상품 가격 수준이 수요·공급량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2018년에는 건설기계 산업에 큰 호재들이 많다. 연초부터 유가가 상승하고 있어 글로벌 자원 개발 수요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수년간 가장 기대되는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다양한 이유로 늦어지고 있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재정 적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민간에게 인프라 투자를 허용하는 민·관 자본 협력 사업 프로젝트(PPP)를 통해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장기적으로 일대일로(신실크로드)와 슝안 신도시 개발 등이 직간접적인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중동·동남아 시장도 유가 상승에 따른 재정 안정화 및 도시화 프로젝트 등으로 안정적인 건설기계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
◆완성차 및 부품업체 모두 호황 예상
국내 건설기계 산업의 대표 기업은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다. 두회사는 주로 인프라 투자, 자원 개발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굴삭기와 휠로더 등을 생산한다. 양 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업황 턴어라운드의 수혜를 안정적으로 누리고 있다.
양 사의 2017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16%, 29%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서 5대 굴삭기 업체 중 하나로 캐터필러·고마쓰·사니(SANY)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신흥국 시장에서 ‘현대’ 브랜드를 앞세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진성티이씨·디와이파워·대창단조 등 부품 기업들의 경쟁력도 돋보인다. 특히 롤러·아이들러 등 굴삭기의 하부 주행체를 생산하는 진성티이씨의 성장이 기대된다. 진성티아이씨는 현재 글로벌 최대 건설기계 제조사인 캐터필러와 두산인프라코어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체 생산량의 60% 이상이 캐터필러에 공급된다. 최근 완성차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다양한 부품의 아웃소싱 비율을 높여 가고 있다. 진성티이씨는 이러한 정책의 최대 수혜주다. 2017년 12월 캐터필러와 5년간 약 3731억원에 달하는 부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액 증가가 예상되는 강소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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