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조직을 근육에 봉합해 ‘도우미’ 활용…내시경 써서 출혈 적고 회복 빨라 [강지호 연세바른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우리 몸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되면서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고 유연성이 떨어진다. 특히 어깨 회전근개는 경미한 충격에도 쉽게 힘줄이 손상돼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힘줄 또는 근육(극상근·극하근·견갑하근·소원근) 가운데 하나 이상이 파열되는 질환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면서 생긴 작은 파열 누적이나 노화의 원인이 크고 스트레스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외상이 원인이기도 하다.
광범위 파열 시 팔 못 움직여
여러 개의 힘줄이 서로 겹쳐 있는 회전근개는 일부가 파열(소파열)돼도 특정 동작에서 약간의 불편이나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범위에서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계속 사용하면 파열의 크기가 점차 커지면서 일상에서 어깨 통증이 나타나며 힘이 떨어진 느낌이나 자주 뚝뚝 거리는 소리 등이 뒤따른다.
문제는 광범위 파열로 진행되는 것이다. 회전근개 파열이 일어난 후 별 치료 없이 또는 보존
적 치료를 받았는데도 파열이 점점 커지면서 나타난다. 이때는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어깨가 아래로 처지고 팔을 들 수 없게 되고 이미 관절염이 동반돼 병원을 찾는다. 오랜 기간 힘줄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힘줄로서의 기능이 소실된다.
치료는 대개 통증의 정도와 기간, 어깨 힘의 상태, 야간 통증이나 나이·직업·운동 등을 고려해
약물이나 주사요법·물리치료·운동요법과 관절 내시경 수술 등으로 진행된다. 특히 광범위 파열은 힘줄이 매우 적고 봉합술이 불가능하게 되므로 관절을 아예 바꿔 주는 인공관절 수술이 진행된다.
하지만 광범위 파열이 진행된 어깨 환자는 고령층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수술 자체와 마취·수혈 등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다른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심폐 기능이 좋지 않다면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커진다.
이때 인공 패치(조직)를 이용한 관절 내시경 봉합술 치료가 도움이 된다. 수술에 사용하는 패치는 사람의 피부와 동일한 구조를 갖춘 인공 진피 조직물이다. 인체 조직과 적합성이 높아 화상 또는 외상에 따른 피부 치료에도 많이 사용된다.
치료는 힘줄이 파열돼 구멍이 난 크기만큼 인공 패치를 잘라 팔과 어깨 각 힘줄 끝 부위에 덧대 봉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치 구멍 난 옷에 천 조각을 대고 봉합하는 수선법과 유사하다. 힘줄에 연결된 인공 패치는 손상된 힘줄의 도우미 역할을 하며 부족한 힘줄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돕는다.
인공 패치 관절 내시경 봉합술은 파열 정도가 심해 남은 힘줄로 복원이 어려울 때 적합하다. 넓은 부위 절개 대신 관절경을 사용하기 때문에 출혈과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 힘줄 손상이 방치됐던 중·장년층이나 전신마취를 할 수 없어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능한 고령 환자, 수술이나 수혈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어깨 환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작은 구멍을 통해 견고한 봉합이 진행되므로 숙련된 전문의의 난이도 높은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 파열 범위 확인과 수술까지 완전하게 관절 내시경으로 진행하는 병원이 많지 않아 시술 전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알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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