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인사이드]
셀트리온의 최근 주가 급등... 장기투자는 ‘덜 오른 종목’ 삼성바이오로직스 선호
[기사 A/S] 10년 보유 추천주식에서 ‘셀트리온’이 빠진 까닭은
(사진) 셀트리온 연구원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10년 보유 종목'으로 셀트리온이 빠진 데 대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급등한 주가는 고평가 된 측면이 있다"고 의견을 말했다. / 사진 제공=셀트리온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한경비즈니스는 지난 1월16일 ‘10년간 존버하면 최고의 주식 될 네이버’(한경비즈니스 1155호)를 게재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6명이 ‘10년간 장기투자에 좋은 종목’을 추천한 결과 1위는 네이버(8명 추천), 2위는 삼성전자(6명 추천), 3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5명 추천)로 나왔다. 반면 셀트리온을 추천한 센터장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셀트리온’보다 장기투자하기에 더 좋은 종목이라는 얘기인걸까. 이 기사는 네이버 등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댓글 중 가장 많이 등장한 질문 또한 ‘셀트리온이 왜 추천종목에 없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다시 물었다. 장기투자를 위한 종목으로 셀트리온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

◆셀트리온 최근 주가 급등, 장기투자 괜찮지만 ‘지금은 일단 숨고르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셀트리온보다 장기투자에 좋은 종목’이라는 해석은 전혀 틀린 것이다. 대부분의 센터장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모두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종목이라는 데 동의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넘볼 수 없는 1위다. 그만큼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탄탄한 성장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센터장들이 ‘10년 장기투자 종목’으로 셀트리온을 추천하는 데 주저했던 요인은 따로 있다. 최근 셀트리온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급등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26일 종가기준 19만5000원이었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올 들어 급격하게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1월8일 처음으로 30만원대를 넘어서는가 싶더니 1월15일 종가 기준 35만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57%가량 주가가 급등한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주가도 올 들어 각각 39.69%, 82.68% 올랐다.

이후 셀트리온의 주가는 소폭 하락세로 돌아서며 30만원대 안팎을 오가고 있지만, 여전히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 돼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1월18일 보고서를 통해 셀트리온의 주가가 최근 6개월간 227%나 치솟아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36%)를 훨씬 뛰어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익 증가 가능성을 고려해도 최근의 주가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셀트리온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게 올랐다”며 “장기투자에 가장 좋은 것은 ‘덜 오른 종목’에 투자를 하는 것인데, 이와 같은 측면에서 셀트리온은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선반영 돼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와 비교해 장기투자 종목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추천한 이들은 ‘삼성그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답변이 많았다. 삼성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 분야를 꼽자면 ‘IT(삼성전자)’와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 그룹 차원에서 봤을 때 ‘IT 분야’는 이미 반도체를 비롯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향후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갈 가능성이 높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으로 보자면 향후 국내 바이오 업종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두 회사가 생산량 경쟁을 벌이며 시장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셀트리온의 경우 최근 주가의 흐름을 봤을 때, 과열된 분위기에서 지금 당장 들어가는 것보다 당분간 숨을 고른 뒤 투자를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