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베이루테 코스타리카 대외통상진흥청장 인터뷰
-외국 기업에 법인세 12년 감면...글로벌 기업들 중미 지역 공략 거점으로 활용
“투자 매력 넘치는 코스타리카…한국 기업 환영합니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파나마 등 중미 5개국을 대상으로 한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이 2월 21일 체결됐다.

이들 중미 5개국과 FTA를 체결한 것은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최초다. 2011년 8월 중국만이 중미 국가 중 유일하게 코스타리카와 FTA를 맺은 바 있다. 이번 FTA를 통해 중국·일본 등 경쟁국보다 한 발 앞서 한국 기업들이 중미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중미 5개국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시장은 단연 코스타리카다. 코스타리카의 인구는 약 493만 명으로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589억 달러로 이번에 FTA를 체결한 5개국 중 가장 높고 매년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중미 경제를 이끄는 핵심 국가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중미 FTA 공식 서명를 위해 방한한 페드로 베이루테 코스타리카 대외통상진흥청(Procomer) 청장은 “이번 FTA 체결로 양국의 상품 교역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토대로 향후 여러 한국 기업들의 코스타리카 투자와 현지 진출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대외통상진흥청은 자국의 대외무역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한국과 코스타리카가 FTA를 체결했습니다.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외교는 1962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때부터 한국과의 무역 또한 이뤄진 셈이죠. 그리고 이번에 비로소 양국은 단순한 무역 관계를 넘어서는 FTA를 체결하게 됐습니다. 코스타리카는 이번 한국과의 FTA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스타리카는 한국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어요. 세계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단기간에 경제 발전을 이룩했기 때문이죠.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한국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어요. 코스타리카로서는 부러워할 만한 일입니다. 비록 두 나라의 지리적 거리는 멀지만 이번 FTA를 통해 사회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까지 공유하게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어요.”

▶코스타리카는 여러 국가들과 활발하게 FTA를 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코스타리카는 무역에서 굉장히 개방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국가입니다. 이미 50개국 이상의 나라와 FTA를 체결해 4500여 개의 품목들을 수출하고 있어요. 주요 수출 품목은 주로 농산품인데, 바나나·파인애플·커피 등을 꼽을 수 있죠. 코스타리카는 질 좋은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해 수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농산물의 품질을 따지는 성향이 짙은 미국이나 유럽 지역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매년 코스타리카의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연평균 3.4%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수출은 8%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요.

주변 국가들 중에서 가장 가파른 경제성장을 기록 중이죠. 국민들의 교육 수준이 높고 범죄율이 낮아 굉장히 안정적인 국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외국자본의 투자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인구는 약 500만 명에 불과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한국과의 FTA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국 소비자들도 농산품의 질을 꼼꼼히 살핀다고 들었습니다. FTA를 통해 코스타리카의 주력 생산품인 커피·바나나·파인애플·카카오 등의 한국 시장 판매 증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 제조업이 발전한 나라인데 이런 한국의 기술적인 부분과 코스타리카의 농업 생산이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보고 있어요.

또한 FTA 체결을 통한 양국의 무역 확대는 한국 기업들이 코스타리카에서 뿌리 내리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한국 기업들의 코스타리카 투자나 현지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의 기업들이 코스타리카에 진출하면 좋을까요.

“코스타리카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인프라 구축 기술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도로·철도·공항·항구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죠. 이와 관련한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코스타리카가 외국 기업 투자에 굉장히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외국 기업이 코스타리카에 오면 처음 12년 동안 법인세를 감면해 줍니다. 이후에는 법인세를 내야 하지만 만약 해당 기업이 재투자를 결정하면 또다시 법인세 감면을 갱신해 주고 있죠.

이 때문에 수많은 다국적기업들이 코스타리카를 중미 지역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삼고 있어요.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하는 100대 기업 중 약 25% 정도가 코스타리카에 진출한 상태입니다. 한국의 여러 기업들 역시 코스타리카를 거점으로 중남미 시장을 점차 공략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