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만의 기업 가치 100배 키우기]
- 전문성과 신뢰성 가진 직원으로 만들어야…필요시 ‘영향력 있는 인재’ 영입하라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 Q = 우리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은 국내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합니다. 시장이 커지지 않는 데도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어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난립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의 기술과 제품, 서비스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소비자들도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잘 분간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체로 가격을 보고 구매를 결정합니다. 이렇게 가격 경쟁이 지속되면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제값을 받지 못하다 보니 수익성이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매출까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회사의 경영 사정은 늘 빠듯합니다.

이에 따라 하루라도 빨리 경쟁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경쟁이 워낙 치열해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발전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의 때마다 “경쟁자를 제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늘 생각에 그칠 뿐 구체적 실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 보니 근본적 경쟁력 강화에 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경쟁에서 벗어나 안정적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브랜드의 힘’은 직원의 역량에 달렸다
A = 성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대개 브랜드가 한계에 봉착해 있습니다. 브랜드는 기업의 크기와 수준을 규정하는 기본 틀 같은 것이어서 기업이나 사업의 성장은 그 브랜드만큼 이뤄집니다. 브랜드가 커지고 강력해지지 않으면 성장이 멈추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자들은 지속적으로 브랜드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이들은 회사가 도달하려는 목표가 바뀌면 그에 걸맞게 브랜드를 재구축하려고 노력합니다.

따라서 귀하의 회사도 경쟁 우위를 만들어 제품과 서비스를 제값 받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면 먼저 회사나 제품의 브랜드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미래에 희망하는 브랜드가 무엇인지부터 점검하는 게 좋습니다. 이를 토대로 원하는 브랜드를 얻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관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브랜드는 사업의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잘 구축된 브랜드는 사업 전반에 걸쳐 지속적이고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브랜드 공신력이 높아지면 제품이나 서비스 수요가 늘고 가격도 올려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새로운 제품을 내놓거나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도 브랜드가 강력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기업은 기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심이 강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에 대한 수용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브랜드 신뢰도가 낮으면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아도 고객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기업의 성장 정체는 대개 브랜드 공신력이 약해지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성장 정체를 벗어나려면 브랜드 공신력의 강화가 급선무입니다.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은 직접적으로는 제품과 서비스지만 근원을 살펴보면 공신력과 이미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경험이 많은 경영자들은 기업의 브랜드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공개(IPO)입니다. IPO의 가장 큰 목적은 물론 자금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증시에 상장하면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기 때문에 설비를 확장하거나 신규 사업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IPO의 목적은 자금 확보만이 아닙니다. 공신력 강화도 주요 목적이 됩니다. 기업을 공개하면 기업의 공신력은 새로운 차원을 맞게 됩니다. 증권시장에 상장했다는 것은 증권거래소의 엄격한 기업 심사를 통과할 정도로 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이 확인됐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증시에 상장하면 기업의 인지도와 신뢰도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집니다.
기업들이 투자설명회(IR)를 하는 것도 공신력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투자설명회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회사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해외 진출이나 합작 투자를 하려는 기업들이 투자설명회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밖에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적 행사를 후원하기도 합니다. 재단을 설립해 직접 재난 구호나 환경보호, 사회적 약자 지원에 참여하는 등 각종 사회봉사 활동에 나서기도 합니다. 일부 기업들은 정부나 공공 단체가 부여하는 모범 기업이나 우수 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 애를 씁니다. 이 모든 것은 기업들이 브랜드 공신력 제고를 염두에 두고 벌이는 활동입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기업의 공신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공신력 강화에 훨씬 더 근본적이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기업 임직원들을 통하는 것입니다. 기업 브랜드의 중심에 있는 직원이야말로 브랜드 강화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입니다. 따라서 기업이 브랜드 공신력을 높이는 작업은 직원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우선 전문성·신뢰도·호감도를 갖춘 직원들로 조직을 재구성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석·박사 학위 소지자들을 많이 뽑고 해당 분야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우대하는 것도 전문성과 신뢰도 때문입니다. 물론 조직 구성원들을 한꺼번에 원하는 사람들로 채울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신력을 염두에 두고 구성원들을 교체해 나가십시오.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바심을 내거나 중간에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인내심을 갖고 추진해야 합니다.

디올을 세계적 브랜드로 만든 이브 생 로랑

특히 브랜드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징적 인물들을 전략적으로 영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문이나 연구소장, 홍보나 마케팅 책임자처럼 외부로 회사를 대표하는 자리에 전문성을 갖추고 신뢰도와 호감도가 높은 사람을 영입하세요. 할 수만 있다면 전문경영인으로 이런 인물을 영입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합니다. 가장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세계적 패션회사 디올을 보면 회사를 대표하는 자리에 어떤 인물이 오는지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디올은 1957년 창업자인 크리스찬 디올이 세상을 떠나자 21세의 이브 생 로랑을 수석 디자이너로 발탁했습니다. 디올의 자녀도, 친인척도 아닌 단지 젊고 재능 있는 디자이너를 파격적으로 발탁한 거죠. 그렇게 등장한 이브 생 로랑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디올의 브랜드를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이처럼 기업 브랜드 공신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누구인지에 따라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을 누구로 할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둘째로 귀하의 회사가 유능한 인재가 모여 있고 최고의 인재를 뽑고 있다는 것을 외부에 알려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N 마이너스 1’이라는 인재 확보 원칙을 홍보합니다. 올해 채용 목표가 N명이라면 실제로는 1명이 부족한 N-1명만 뽑는다는 뜻입니다. 최고 중에서도 최고의 인재만 채용한다는 회사의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죠. 컨설팅 회사나 로펌, 서치펌, 회계법인, 홍보 마케팅 회사 같은 곳들은 종종 주요한 사람을 영입할 때마다 언론에 알립니다. 귀하의 회사도 이렇게 다양한 방식을 통해 고객들에게 회사에 유능한 인재가 많이 모여 있다는 것을 알리세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전문적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만드세요.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공신력을 강화하기 위해 디자인과 고품질의 상품을 개발하거나 홍보와 마케팅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홍보와 마케팅의 소재는 대부분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기술과 관련된 것입니다. 정작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리는 것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광고와 홍보의 소재가 꼭 제품이나 서비스일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우리 회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가 최고’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우리 회사에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모여 있다’거나 ‘여러분이 구매한 제품과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만든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설득력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누가 만드느냐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회사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더 높아질 것입니다. 임직원을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 방식의 홍보와 마케팅을 검토해 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이 바뀌어야 기업이 변한다

세계적 기업들은 브랜드 관리에서 직원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류 기업인 페덱스는 공공연히 “직원이 곧 자산이자 브랜드”라면서 “페덱스는 직원을 통해 브랜드를 관리한다”고 강조합니다. 영국의 통신그룹 BT의 벤 버바이언 회장은 “기업들은 지금까지 제품에 브랜드를 붙여 판매해 왔다면 앞으로는 인재에 브랜드를 붙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한국 기업들도 이 같은 인재 브랜드 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기업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브랜드 공신력은 임직원에게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유능한 임직원들이 모여들어 브랜드 공신력이 커지면 그것이 다시 유능한 임직원을 불러들이는 힘이 됩니다. 그래서 인재를 통한 브랜드 공신력이 한 번 높아지기 시작하면 회사가 빠르게 변화하게 됩니다. 따라서 귀하가 회사의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조성을 고민하고 있다면 회사의 임직원부터 한 번 들여다보십시오. 기업을 바꾸려면 사람을 바꿔야 하고 사람이 바뀌면 기업도 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