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경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월 1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현재 통과된 예산안은 경제(성장률)에 마이너스(-) 0.06%포인트(p) 정도 영향이 있다”며 “지금처럼 하방 위험이 있는 상황은 재정을 조금 더 이용할 근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앞서 12월 10일 673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 원안 677조4000억원 중 4조1000억원을 감액한 예산안이 야당 주도로 의결됐다.

이 총재의 발언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감액예산안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0.06%p 낮출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2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총재는 12월 중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여부는 “지금 경제지표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한 달 정도 경제지표를 보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4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2.2%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4분기 성장률은) 0.4%를 예상해서 올해 성장률을 2.2%로 전망하고 있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2.0%가 될지 2.1%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엄 사태 이후 외화 유출로 인한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선 “외채를 갚지 못하는 게 외환위기”라며 “현재 외환에 대해 우리나라는 채권국이고 외환시장이 작용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환위기 걱정은 너무 과도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탄핵 사태의 경제 영향에 대해서는 “과거 두 차례 탄핵 사례와 같이 경제정책이 정치와 분리돼 유지된다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국외 환경이 예전과 다른 만큼 국외 환경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우리(한국은행)의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서울 주택 장기 보유자, 11월 매도 비중 30.5%

올해 11월 서울에서 주택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비중이 증가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등기정보광장의 서울 집합건물 매도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1월 총 8567명이 집합건물(아파트, 다세대, 연립주택 등 포함)을 매도한 가운데 이 중 10년 넘게 갖고 있다가 매도한 인원은 2613명(30.5%)으로 나타났다.

대출규제 등의 여파로 최근 아파트 거래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시장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 주택을 정리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보유 기간별로는 10년 초과 15년 이하 보유 매도자가 1005명(38%)으로 가장 많았다.

20년 초과 보유 매도자가 827명(32%), 15년 초과 20년 이하 보유 매도자가 781명(30%)이다. 자치구별 10년 초과 장기 보유 매도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송파구(8.1%, 212명), 강남구(7.8%, 203명), 서초구(6.9%, 180명)였다.

천장 뚫린 비트코인, 10만6800달러 돌파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2월 16일(현지 시간)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하루 만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전 11시 31분(서부 시간 오전 8시 31분)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66% 상승한 10만6694달러(1억5353만원)에 거래됐다.

가격은 이날 10만6800달러대까지 오르며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0만6500달러대를 하루 만에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 기금을 추진할 것이라는 언급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해시태그 경제 용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연합뉴스
카키스토크라시

‘카키스토크라시(Kakistocracy)’는 가장 어리석고 자격 없고 부도덕한 지도자들에 의해 통치되는 국가를 말한다.

최악을 뜻하는 그리스어 ‘카키스토(kakistos)’와 통치를 의미하는 접미사 ‘크라시(cracy)’의 합성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 단어를 ‘2024년의 단어’로 선정했다.

이 단어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의 최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도 언급됐다. 크루그먼 교수는 “대중은 이제 더 이상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없고 그들이 정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의 정치 상황을 ‘카키스토크라시’로 규정했다.

그는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감행했던 이라크 침공,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2012년의 유럽 재정위기 등을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건으로 꼽았다.

크루그먼 교수는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나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방안으로 카키스토크라시에 대한 저항을 내세웠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국가적 혼란 상황에 놓인 한국에도 이 단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전 세계 주요 사전이 선택한 올해의 단어들로는 ‘뇌 썩음(brain rot)’, ‘매니페스트(Manifest)’, ‘어센틱(authentic)’, ‘브랫(brat)’, ‘양극화(Polarization)’ 등이 꼽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