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쏘 출시 후에도 팽팽한 긴장감…정보 유출 우려 철통 보안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짊어진 수소전기차(FCEV)는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질까.
넥쏘 출시로 관심이 높아진 이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4월 11일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에 있는 현대차그룹의 ‘마북환경기술연구소’를 찾았다. 이곳은 한국 수소전기차 개발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다.
수소와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개발(R&D)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넥쏘 역시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 연구원 40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200명 넘어
1998년 처음 40여 명의 R&D 인력으로 수소전기차를 개발할 당시에는 현대차그룹의 제1 연구소인 남양기술연구소 한쪽에서 연구가 진행됐지만 2003년 현대차그룹이 그룹 차원의 핵심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600억원의 시설 투자비와 공사비를 투입해 마북연구단지를 조성하면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마북환경기술연구소라는 명칭도 이때 만들어졌다. 규모 역시 확대되며 현재 200여 명에 이르는 수소전기차 관련 R&D 인력이 근무 중이다.
마북연구단지에는 수소전기차 관련 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마북환경기술연구소 외에도 현대모비스기술연구소·현대기술연구소·현대기아환경연구소·현대일렉트릭용인R&D센터 등 현대차그룹 계열의 핵심 연구소가 집결돼 있다.
마북환경기술연구소는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회사의 수많은 미래 전략과 핵심 연구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취재를 위해 사전에 협조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입구에서 별도의 신원 확인과 소지 물품 검사 등의 까다로운 출입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입구에서 본 연구소의 전경은 넓은 정원과 야외 주차장 그리고 4층짜리 건물이 전부다. 건물 왼쪽에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골조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는 현재 세워진 연구동과 같은 4층 규모의 건물이 올해 말에 세워질 예정이다. 수소전기차를 미래의 핵심 차종으로 잡은 만큼 연구 시설과 인력이 더 확대되는 것이다.
건물 내부에 들어서자 다시 한 번 신원 조회를 거쳐야만 했다. 취재를 위해 들고 간 노트북과 사진기를 별도로 등록하고 별도의 허가를 받았다. 혹시 있을지 모를 정보 유출을 철저히 사전 차단하는 모습이다.
로비에서 마주친 직원들의 복장은 청바지와 면바지가 주를 이뤘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현대차그룹의 직원들의 복장 치곤 의외의 모습이다. 서울 양재동에서 근무하는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맨 직원들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취재와 관련해 안내를 맡은 직원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연구와 개발 그리고 제품 생산까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편안한 복장을 착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비 중앙에는 연구소가 그동안 개발했던 성과물이 진열돼 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개발의 시작을 알렸던 싼타페와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던 투싼ix,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 등이 전시돼 있다.
지상 4층 구조로 세워진 연구소는 R&D 비용 절감에 특화된 연구소의 모습이었다. 워낙 보안에 민감한 시설인 관계로 대부분의 공간을 둘러보지 못해 정확히 어느 장소에서 어떤 제품이 만들어지는지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각 층마다 뚜렷한 역할이 구분돼 있었다.
먼저 1층과 2층은 연구·개발실로 수소전기차 관련 각종 부품 개발, 환경 친화 자동차용 전기 동력 시스템 개발,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기술 개발, 자동차 재활용 기술과 청정 생산 환경 기술 개발 등의 주요 업무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고 3층은 개발된 부품들을 최종적으로 검토·평가하는 시설로 만들어져 있다.
4층에는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인 연료전지 연구를 위한 환경실험실·내구실험실·성능실험실·스택평가실 등이 모여 있다.
지하 1층은 개발된 부품을 차량에 직접 부착해 성능 평가 및 문제점을 찾아내 분석하는 워크숍이 자리해 있다. 이날 워크숍에는 총 5대의 넥쏘가 배치돼 있었고 각종 부품이 탈부착된 상태로 성능 평가가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내부를 둘러본 후 넥쏘를 타고 건물 외부를 한 바퀴 돌아봤다. 건물 주변에는 연구·개발에 쓰인 넥쏘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워낙 많은 실험이 진행된 때문인지 차량들마다 기름때와 각종 스티커가 붙어 있는 모습이다.
건물과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수소 충전소도 둘러봤다. 충전소에 설치된 충전기는 크기가 다소 작았지만 그 옆에 수소 탱크를 보관하고 있는 장소에는 큰 수소 탱크가 여럿 쌓여 있었다.
마북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하기 전 넥쏘 개발이 완료된 직후여서 다소 한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연구소 분위기는 긴장감이 흐르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앞으로 더 완성도 높은 수소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R&D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2020년 출시가 예정돼 있는 기아차의 수소전기차 개발이 한창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cwy@hankyung.com
['궁극의 친환경' 현대차 넥쏘의 질주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 소비자 사로잡은 수소전기차 '넥쏘'
- '퍼스트 무버' 된 현대차…"실패해도 된다" 20년 투자 뚝심
- [르포] '수소전기차 개발의 심장' 마북환경기술연구소를 가다
- [인터뷰] 김세훈 현대차 상무 "충전소 200곳, 고속도로 10km 건설 배용이면 충분"
- '넥쏘' 앞세워 중국시장 재탈환 노린다
- 첫발 뗀 수소 충전소 보급 '갈 길 멀다'
- 수소전기차에 대한 5가지 오해와 진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