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비 상·하위 병원 3곳 비교 분석=상급 종합병원 입원비·내시경]
-수면 위내시경,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 20만원 vs 충북대병원 6만원
따져볼수록 이상한 ‘고무줄’ 비급여 진료비 ①
(사진) 대장내시경 검사 장면(본 기사와 직접적 관계 없음).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병원 진료비는 국민건강보험이 비용의 대부분을 지원하는 급여 항목과 건보 재원이 지원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으로 나뉜다.

비급여 진료비는 병원이 정한 비용의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비급여 항목은 국가가 관리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병원별로 금액 차이가 크다.

응급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급여 진료비를 미리 따져본 후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심평원, 3762개 병원 비급여 진료비 공개

며칠간 오른쪽 턱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직장에서 가까운 치과의원을 찾은 A(37). 의사는 오른쪽 사랑니 2개가 매복된 상태로 염증을 일으켜 이를 뽑아야 하지만 뿌리가 깊어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며 A를 돌려보냈다.

A는 남편과 수소문한 끝에 서울 강남의 한 치과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 주말 예약 날짜에 맞춰 병원을 찾은 A에게 의사는 사랑니 발치와 함께 충치 치료도 권했다. 기존 치료(치아 색과 비슷한 재료인 레진 등으로 치아의 썩은 부위 등을 때우는 치료) 부위가 상해 또다시 충치가 발생한 만큼 치료를 서두르는 게 좋다는 진찰 결과였다.

A는 병원에 온 김에 모든 치료를 끝내라는 남편의 권유에도 사랑니 발치만 받기로 했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사랑니 수술과 달리 비급여 항목인 레진 치료비가 내심 부담됐기 때문이다.

사랑니 발치 1주일 후 봉합 부위의 실을 제거하고도 충치 치료를 미루던 A는 지인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공개 중인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통해 병원별 충치 치료비를 따져볼 수 있다는 얘기였다. 남편과 함께 여러 곳의 치료비를 살펴본 A는 집에서 가깝고 비용도 적당한 치과병원을 선택할 수 있었다.

심평원은 ‘2018년 병원별 비급여 진료비’ 207개 항목을 최근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건강정보’를 통해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전국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요양병원 3762곳이다.

심평원은 2013년부터 매년 병원별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해 왔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공개 대상을 96곳 늘렸다. 공개 항목도 100개가 추가됐다. 환자의 선택권이 더욱 넓어진 셈이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향후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치과의원·한의원·의원 약 6만 곳 중 서울·경기 지역 약 1000곳을 대상으로 107개 비급여 표본 자료를 수집 중”이라며 “올 상반기 안에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공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인 병실 가장 비싼 곳은 서울아산병원
따져볼수록 이상한 ‘고무줄’ 비급여 진료비 ①
자료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8년 4월 2일 병원별 최고·최저가 기준

심평원에 따르면 전국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1인 병실 입원비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아산병원이다. 서울아산병원의 1인실 하루 이용 요금은 45만5000원이다. 삼성서울병원이 45만4000원으로 둘째로 비싸다.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과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이 45만3000원으로 뒤를 잇는다.

반면 가장 싼 곳은 원광대병원(12만원)으로 서울아산병원에 비해 4분의 1정도 저렴하다.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과 고신대복음병원에는 15만원짜리 1인실이 있다. 동아대병원의 1인실 입원비는 16만원이다.

2인 병실 입원비는 고대구로병원이 26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은 24만원을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2인실은 23만9000원이다.

반면 고신대복음병원의 2인실 비용은 4만원으로 고대구로병원 대비 6분의 1 이상 저렴하다. 부산대병원도 5만7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경희대병원과 원광대병원의 2인실 입원비는 6만원이다.

고대구로병원은 3인 병실 입원비로 17만원을 받는다. 경북대병원은 14만5000원이다. 경희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아주대병원은 14만원을 받고 있다.

반면 계명대동산병원의 3인실 입원비는 2만원, 원광대병원은 4만원이다. 부산대병원도 4만2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수면내시경 검사료도 각양각색이다. 40개 상급종합병원 중 수면 위내시경 검사료(건강검진 제외)가 가장 비싼 곳은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20만원)이고 단국대부속병원(17만2000원)이 뒤를 잇는다. 삼성서울병원의 수면 위내시경 검사료는 15만9000원이다.

반면 충북대병원(6만원)과 동아대병원(6만5000원)은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보다 3분의 1 이상 저렴하다. 계명대동산병원도 7만원으로 저렴한 수준이다.

수면 대장내시경 검사료(건강검진 제외)는 건국대병원이 17만9000원으로 가장 비싸다. 경희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은 각각 14만7000원, 14만4000원을 받는다.

반면 전북대병원(3만3000원)에선 건국대병원 대비 5분의 1 이상 저렴한 가격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전남대병원·화순전남대병원(5만3000원)과 충남대병원(5만3500원)도 비교적 저렴하다.
따져볼수록 이상한 ‘고무줄’ 비급여 진료비 ①
자료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8년 4월 2일 병원별 최고·최저가 기준. 그래픽=송영 기자

◆양수염색체 검사 가장 비싼 곳은 한양대병원

양수 속 태아세포를 채취·배양해 다운증후군·터너증후군 등 태아의 염색체 이상 여부를 미리 검사하는 양수염색체 검사료도 3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다.

양수염색체 검사를 진행하는 전국 38개 상급종합병원 중 검사료가 가장 비싼 곳은 한양대병원(138만4090원)이다. 조선대병원과 인제대부산백병원도 각각 102만2160원, 99만4910원을 받고 있다.

전북대병원(49만원)·동아대병원(50만원)·충남대병원(52만3600원)의 검사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난소 기능 저하에 의한 불임 및 폐경 여성에게 혈액 검체를 이용해 난소 능력을 예측하는 항뮬러관호르몬 검사료 또한 2배 이상 격차가 벌어진다.

41개 상급종합병원 중 고신대복음병원의 검사료가 7만9320원으로 가장 비싸다. 계명대동산병원·길병원·순천향대부속부천병원·순천향대부속천안병원·인제대부산백병원은 7만2710원을 받는다. 경상대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전남대병원·화순전남대병원도 7만620원으로 별 차이가 없다.

반면 경북대병원(3만6340원)·칠곡경북대병원(3만6344원)·양산부산대병원(4만7800원)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조기 진단 및 예후를 예측·확인하는 항CCP항체 검사료는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해당 검사를 시행하는 전국 상급종합병원 41곳 가운데 검사료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아산병원(7만2000원)이다. 아주대병원·경희대병원도 각각 6만원, 5만7900원으로 비싼 편이다.

전북대병원(2만1000원)과 원광대병원·한양대병원(3만원), 고신대복음병원·충남대병원(3만2000원)의 검사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choies@hankyung.com

[비급여 진료비 상·하위 병원 3곳 비교 분석 기사 인덱스]
-수면 위내시경,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 20만원 vs 충북대병원 6만원
-유방 초음파, 길병원 22만4500원 vs 고대안산병원 3만원
-임플란트, 서울대치과병원 425만원 vs 서울화이트치과병원 58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