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사업 매출 비율 48%까지 확대...생활뷰티기업으로 도약
애경산업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일등 공신은 ‘견미리 팩트’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애경산업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애경산업이 호실적을 낼 수 있던 요인은 화장품 부문 매출 성장에 있다. 그중에서도 일등 공신은 일명 ‘견미리 팩트’다.

잘 만든 히트 상품 하나가 애경산업을 웃게 만들었다. 이 제품은 생활용품 전문 기업 애경산업을 단숨에 화장품 기업으로 만들었다.

제품의 원래 이름은 ‘에이지 투웨니스(Age 20’s) 에센스 커버 팩트’이지만 실제 제품명이나 브랜드명(에이지투웨니스)보다 ‘견미리 팩트’로 더 많이 불린다. 중견배우 견미리 씨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어서다. 그는 홈쇼핑 방송도 직접 진행하며 완판 신화를 세우고 있다.


◆홈쇼핑으로 유명해진 모녀 팩트


애경산업은 1분기 매출액 1691억원에 영업이익 21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화장품 매출 비율은 48%까지 확대됐다. 2014년 화장품 매출 비율이 5%였던 것과 비교하면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 성장을 실감할 수 있다.

수년간 이렇다 할 로드숍 브랜드 없이 고전해 오던 애경산업은 2015년부터 ‘견미리 팩트’로 홈쇼핑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승대 애경산업 홍보팀 대리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화장품 매출 비율이 43%로 확대됐고 올해 1분기 48%까지 증가하며 생활용품과 화장품의 매출이 균형을 이뤘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상장 직전 ‘화장품 매출 비율 50%’를 목표로 내걸었다. 생활용품 기업에서 ‘생활 뷰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LG생활건강(2017년 화장품 사업 비율 49%)과 유사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렸던 애경산업에 ‘견미리 팩트’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 분야에서 LG생활건강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 분야에선 격차가 크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시장점유율은 전체의 2% 안팎에 불과하다. 하지만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를 필두로 화장품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견미리 팩트의 주요 판매 채널은 홈쇼핑이다. 이 상품은 2013년 9월 출시 후 현재까지 TV홈쇼핑 판매 기준 누적 매출 433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홈쇼핑에서 연간 200만 세트, 14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홈쇼핑 방송 1회당 평균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홈쇼핑 황금시간대와 홈쇼핑 베스트셀러도 에센스팩트가 차지했다.


에이지투웨니스가 홈쇼핑으로 판매를 시작한 이유는 당시 직접 운영하는 판매 채널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타깃은 3040세대였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잘 설명하고 보여줄 수 있는 홈쇼핑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승대 대리는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으로 홍보가 됐다”며 “홈쇼핑 상품 특성상 제품 구성이 많았고 엄마가 제품을 사고 딸에게 권하면서 20대까지 고객이 확대돼 ‘모녀 팩트’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애경산업 내부에서 분석한 인기 요인은 제품력이다.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커버팩트가 출시됐을 당시 한국 화장품 시장은 아모레퍼시픽을 필두로 ‘에어쿠션(스펀지에 흡수된 액체형 파운데이션)’ 붐이 일었다.

애경산업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개발 끝에 고체형 파운데이션에 고농축 에센스가 섞인 에센스커버팩트가 탄생했다. 고체형 파운데이션이지만 손으로 문지르면 에센스 물방울이 맺히는 게 이 제품의 특징이다.


에이지투웨니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에도 역직구 수요가 늘면서 2017년 애경산업 중국 관련 매출액 680억원 중 화장품 매출액이 560억원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에이지투웨니스 브랜드 비율이 가장 높다.
애경산업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일등 공신은 ‘견미리 팩트’
(사진)배우 견미리·이유비 모녀가 에이지투웨니스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 애경산업


◆브랜드 다각화, 판매 채널 확대


하지만 브랜드 성장이 지나치게 단일 품목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애경의 화장품 사업에서 ‘에이지투웨니스’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90%, 그중 견미리 팩트가 차지하는 매출 비율이 가장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애경산업에 대해 “화장품 사업이 에이지투웨니스에 편중됐다는 점은 기업 성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애경산업은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화장품 라인을 다각화하고 새로운 판매 채널로 발을 넓히고 있다. 2017년에는 오프라인에서도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의 요청에 대응해 AK플라자 분당점과 수원점에 공식 매장을 열었다.

에이지투웨니스에 편중된 화장품 포트폴리오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올해는 새로운 브랜드도 내놓는다.


애경산업은 올 상반기 중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플로우(FFLOW)’를 출시할 예정이다. 플로우는 온라인 큐레이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제약사와 협업한 신규 더마 브랜드도 론칭을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승대 대리는 “현재까지 직접 채널을 운영할 계획은 없는 상황이지만 온라인·H&B스토어 등 브랜드 타깃에 따라 판매 채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