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8 대한민국 100대 CEO&기업 : 2위 SK하이닉스]
-세계시장 ‘톱3’ 진입, 기술혁신으로 급변하는 시황 돌파
SK하이닉스, ‘고부가 메모리의 강자’…지난해 10조 투자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매년 실시되는 ‘대한민국 100대 최고경영자(CEO)·기업’에서 뜨고 진 기업은 있기 마련이지만 상위권 내 순위는 변화가 크지 않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SK하이닉스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매출액(6위) 부문을 제외한 시가총액과 당기순이익에서 2위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 삼성전자 턱밑인 종합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순위 상승의 원인은 반도체 시황 덕분이다. 지난해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며 반도체업계가 그야말로 호황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법이다. SK하이닉스는 철저한 대비로 지금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고품질·고사양 제품으로 시장 선도
SK하이닉스의 순위 상승은 급성장하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전례 없는 호황을 기록했다. 메모리 기술 난이도가 높아지고 생산을 위한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업계의 공급 증가는 제한됐지만 인터넷 데이터센터에서 필요한 고성능·고용량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는 급증했다. 수요를 타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시황의 호조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실적은 연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13조7000억원, 순이익 10조6000원을 달성했다.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모든 부문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5%, 319%, 260% 증가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SK그룹 편입 전인 2011년에는 시가총액 약 16조원으로 총액 순위 13위였지만 최근 시가총액이 60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시가총액 순위 2위까지 올라갔다.
업계 내 위상도 단단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업계 시장점유율 순위 톱 3에 포함됐다. 올해도 유력 시장조사 업체들이 메모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는 등 SK하이닉스의 시장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기술혁신’을 통해 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나노급 D램 제품 대비 원가절감 효과가 큰 1X나노급 제품을 계획대로 지난해 4분기부터 양산 중이다. 올 연말 1X나노급 D램이 SK하이닉스 D램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분의 1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돼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래픽 처리장치(GPU)와 고성능 컴퓨터로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HBM2(고대역 폭 메모리) 제품도 작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속도를 향상시킨 HBM2 2세대 제품도 개발해 상반기 고객 인증, 하반기 양산 예정이다.
이를 통해 D램 사업에서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HBM2 시장은 올해부터 향후 매년 D램 시장에서 용량 기준 2배 이상씩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2016년 6조3000억원의 투자에 이어 작년에는 사상 최대인 10조3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에도 신규 공장 건설과 확장을 마무리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가 집중돼 투자 금액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말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 예정이며 9500억원을 투입해 중국 우시 D램 공장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공장 증설에 따라 증가하는 후공정 물량 대응을 위해 2019년까지 중국 충칭 후공정 공장의 생산능력 또한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메모리 산업 내 리더십도 지속 확보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도 이어 가고 있다. 2013년 이후 연구·개발비에만 꾸준히 1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고 201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기며 매출액 대비 12.2%에 달하는 2조967억원을 집행하는 등 기술 집약적인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지켜 나가기 위해 전략적인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 금액인 2조4870억원을 투자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고품질·고사양의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한때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를 외면했던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는 이제 SK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이끄는 계열사로 눈부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SK그룹이 ‘수출 기업’으로 변화하는 데 앞장서는 등 그룹의 체질 개선에도 기여하며 국내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세계 2위’ 등극 주역…‘최고의 메모리 기반 솔루션 회사’ 청사진
SK하이닉스, ‘고부가 메모리의 강자’…지난해 10조 투자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1984년 (구)현대전자연구소 엔지니어로 입사한 후 34년간 SK하이닉스에 근무해 왔다. 최첨단 반도체 회사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연구·개발 분야를 관장해 왔다.
특히 박 부회장은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메모리 반도체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동종 업체들과의 기술·생산성 격차를 크게 확대했다.
2013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3년 연속(2013~2015년)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고 다시 2017년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하는 등 SK하이닉스를 세계 2위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이끈 주역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회장이 그리는 SK하이닉스는 ‘최고의 메모리 기반 솔루션 회사’다. SK하이닉스는 1992년부터 1999년까지 1세대에서 4세대에 이르는 64Mb D램과 SD램 개발·양산 이관을 책임지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의 기술 개발 우위 확보를 주도해 왔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생산법인에서 생산과 연구·개발을 총괄했고 적은 투자 대비 높은 투자 효율성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개발로 원가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2003년부터 연구·개발을 총괄해 1년에 1세대씩 성공적인 미세 공정 전환을 주도하며 세계 최초로 60나노급 DDR2(2006년), 40나노급 DDR3(2009년) 등을 개발했다.
특히 40나노급 2Gb 그래픽 DDR5(2009년), 40나노급 2Gb 모바일 D램(2010년) 등을 포함한 다수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10나노급 후반의 D램 및 업계 최초 72단 3D낸드를 성공적으로 개발·양산해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공헌했다.
여기에 메모리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을 추진하며 미래 준비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국내외 산학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국내 장비·재료 업체들에 미래 기술 로드맵을 제공하는 한편 동반 성장의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는 등 여러 이해관계인과의 협업을 통한 상생의 기반을 마련해 왔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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