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투자 확대, 중국 생산 규제 등…경기 상승에 올라탄 가격 강세 [한경비즈니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17 하반기 거시경제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지난해 11월 이후 비철금속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다. 금속 가격은 동절기에 중국의 감산 규제와 춘제 대비 수요에 따라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이슈가 마무리되며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올해 3월 들어 G2(미국·중국) 무역 분쟁과 미국의 러시아 알루미늄 제조 기업 루살(Rusal) 제재 등이 맞물려 알루미늄을 비롯한 금속 가격이 급등락 장세를 연출했다. 하반기 비철금속 가격은 1분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구리를 중심으로 상승하며 원자재 중 가장 강한 투자 매력을 보일 전망이다.
◆구리, 연말까지 15% 내외 가격 상승
첫째,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 상승세가 유효하다. 비철금속은 주로 건설·운송·전기 등 인프라 산업에 쓰이기 때문에 여타 원자재보다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010년 이후 세계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 상품지수( GSCI) 산업금속 가격 간 상관관계는 0.6을 웃돈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비철 수요국에서 인프라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일대일로(신실크로드 전략 구상) 프로젝트 펀드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하반기부터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미국은 인프라 예산을 내년부터 집중해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는 중국의 규제다. 중국 정부는 동절기마다 스모그 감축을 위한 금속 정련 가동을 제재한다.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와 비철금속 생산량은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동절기가 끝난 이후에도 일부 지역에서 금속 생산에 대한 규제를 이어 가고 있다. 이와 같은 금속 생산 규제는 공급 축소를 야기해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중국은 가공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스크랩(고철) 수입에 대한 제재를 강화 중이다. 최근 발표된 수입 금지 목록에 구리 스크랩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스크랩의 대체품인 정련 금속에 대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긴 시각에서 전기차 관련 수요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전기차 전장에 쓰이는 알루미늄, 전기 전도체 역할을 하는 구리,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전기차 판매량 전망에 따라 추정한 전기차 관련 알루미늄·구리·니켈의 수요는 2020년 각 54만8000톤, 18만2000톤, 6만 톤으로 추정된다. 2017년 연간 수요량 대비 3% 내외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전기차 산업 확대에 따른 비철금속 수요 확대는 유효하다.
타이트한 공급과 수요, 역사적 저점 수준에 자리한 재고 등을 감안하면 원자재 중 비철금속 투자 비율 확대를 고려해 볼만하다. 특히 구리는 연초에 정책 불확실성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미미했던 점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15% 내외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구리 가격은 톤당 6000~85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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