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OTT 영향 적은 ‘CJ CGV’ 추천
대세’ 넷플릭스가 바꾼 콘텐츠 산업 투자법
[정리=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전통적 콘텐츠 플랫폼은 일방성을 가졌다. 하지만 주문형 비디오(VOD)가 도입되면서 콘텐츠 사업자와 사용자 간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스마트 기기와 초고속 인터넷의 발전에 힘입어 콘텐츠 사용자들 또한 ‘주는 대로 보는 시청자’에서 ‘원하는 것을 찾아 보는 시청자’로 진화했다. 이제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보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TV를 찾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기기로 원하는 콘텐츠를 재생하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의 등장은 콘텐츠 플랫폼업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OTT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케이블TV 사업자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OTT는 미국 내 코드커팅(유료 방송 서비스 해지)을 불러일으켰다. 급기야 2013년 넷플릭스는 미국 최대 케이블 방송사인 HBO의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 대세가 된 OTT는 2013년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인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이 인기를 모으며 더욱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 시장 본격 공략 시작한 넷플릭스

현재 넷플릭스는 미국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 등에 진출한 상태다. 2018년 2분기 기준 가입자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글로벌 OTT업계와 콘텐츠 산업의 방향성을 바꾸고 있다. 기존 대형 콘텐츠·미디어 사업자들은 넷플릭스의 플랫폼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막아내기 위해 약 70조~100조원 규모의 빅딜을 연이어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2016년부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진출 당시 파급력은 미미했다. 프로모션도 조용했다. 이유는 확실했다. 콘텐츠의 부족 때문이다. 한국인을 위한 콘텐츠의 부족으로 가입자들은 1개월의 무료 사용 후 떠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2017년 4분기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됐다. 최근엔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가 공개됐다. 앞으로는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과 같은 드라마 시리즈 등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본격적인 한국 공략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방송·통신 사업자들의 우려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아예 글로벌 OTT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키우고 있다.

반대로 넷플릭스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는 새로운 판매처가 생긴 셈이다. 기존 한국의 콘텐츠는 해외에 진출할 때 가장 큰 목표를 중국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로의 콘텐츠 공급은 국내 콘텐츠 산업의 새 수출처로 평가받는다.

특히 ‘한한령(한류 금지령)’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까지 중국 콘텐츠 시장은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중국 시장이 열린다고 해도 중국인들이 한국 콘텐츠를 얼마나 사들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글로벌 OTT를 통한 세계시장 진출은 국내 콘텐츠 제작사엔 새로운 활로를 찾게 해준다. 만약 여기에 기존 한한령으로 막혀 있던 중국 시장의 빗장이 제대로 풀린다면 콘텐츠 제작사들의 주가는 한 단계 더 뛰어오를 수 있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OTT 플랫폼이 대세가 되면서 영화관 플랫폼의 성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영화 관람객 수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작 영화의 OTT 동시 상영에 따른 우려가 제기된다. 또 영화 관람비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 역시 있다.

하지만 영화관은 파레토 법칙(소득분포의 불평등도에 관한 법칙)이 지배하는 시장이다. 인기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 몇 편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블록버스터는 OTT에서 동시 상영하는 영화가 거의 없다. 또 블록버스터는 영상의 규모와 음향 중요도가 커 영화관에서 관람하려는 수요가 많다. 또 관람객 수의 정체는 OTT의 영향보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시장의 성숙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역량을 보유한 기업과 OTT의 영향력이 덜 닿는 콘텐츠 플랫폼에서 강점을 가진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콘텐츠 산업의 최선호주로 스튜디오드래곤, 차선호주로 CJ CGV를 추천한다. 또 제이콘텐트리를 관심 종목으로 제시한다.
대세’ 넷플릭스가 바꾼 콘텐츠 산업 투자법

◆‘한한령’은 현재 진행형


스튜디오드래곤은 목표가 15만원, 투자 의견 ‘매수’를 제시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강력한 제작 역량과 체계적 제작 시스템을 가지고 넷플릭스발 미디어 산업 재편에 적응하고 있다. 글로벌 OTT의 성장으로 드라마에 대한 수요 증가와 판가 상승이 두드러진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제작에 강점이 있다. 현재도 넷플릭스의 자체 드라마를 제작 중이며 내년 하반기 중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스튜디오드래곤의 2분기 실적은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 하지만 3분기에 실적이 반영될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은 글로벌 판권 판매로만 제작비의 70%를 회수했다. 방영권료와 간접광고(PPL) 수익을 보수적으로 산정해도 이미 8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확보했다.

CJ CGV의 목표 주가는 8만7000원이다. CJ CGV는 한국·터키·베트남 영화관 시장점유율 1위, 인도네시아 2위, 중국 7위를 차지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4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역시 영화 ‘앤트맨’, ‘신과함께2’, ‘미션임파서블’ 등의 영향으로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또한 독립 법인인 CJ CGV베트남의 상장도 기대된다.

제이콘텐트리의 목표 주가는 7800원을 제시한다. 제이콘텐트리는 최근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실적은 ‘미스티’,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 등의 흥행으로 국내외 판매가 호조세다.
hawlli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5호(2018.08.13 ~ 2018.08.1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