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투자의 양대 축은 ‘종목과 타이밍’
- 초보일수록 종목 선정에 너무 에너지 쏟아
투자 고수는 ‘타이밍’에 집중한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타이밍’과 ‘종목’, 즉 언제 사고 무엇을 사느냐다.

그런데 초보 투자자일수록 종목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투자처를 찾아내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용하다(?)는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세미나를 듣기도 한다.

자신은 엄청 힘들게 돈을 모았기 때문에 투자에 실패하면 안 되고 투자할 돈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볼 수 있는 곳에 투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르고 또 고르고 고른 것을 검증하고 또 검증해 본다. 하지만 이런 ‘신중함’이 오히려 투자에 방해가 된다.

◆ 지나친 신중함은 ‘독’이 된다

이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있다. 세 가지다. 첫째, 투자에 ‘감정’이 들어가는 것이다. ‘소중한 돈이니 투자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상황 변화에 대해 지나치게 공포심이 생기든지 반대로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게 된다. ‘내 돈은 소중한 돈’이니 작은 위험 요소라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잡은 기회에 제대로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시장에는 감정이 없다. 투자자의 바람과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시장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둘째, ‘지나친 신중함’은 독이 된다는 점이다. 신중함이 지나치면 최고의 투자처를 찾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가령 A라는 사람에게 추천 받은 지역을 B라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B라는 사람에게 얻은 정보를 C라는 사람에게 확인해 보는 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A라는 사람, B라는 사람, C라는 사람 모두가 선호 지역이 다르고 시각 차이도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수도권을 추천하고 어떤 사람은 지방을 추천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재건축이 가능한 낡은 아파트를 추천하고 어떤 사람은 새 아파트나 분양권을 추천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단기적으로 오를 곳을 추천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단기 이익보다 꾸준히 오르는 지역을 추천하기도 한다.

실력 차이도 천차만별이다. 당장의 언론 보도만 보고 시류에 편승하려는 사람도 있고 비교적 먼 훗날까지 내다보고 조언해 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의견이 통일될 수 없다.

그런데 조언해 주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다 보니 정작 결정해야 할 본인이 투자에 대한 확신이 없고 더 알아보자고 주춤대는 것이다. 잘못 투자하면 큰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셋째, 좋은 투자처는 아무 때나 사도 된다고 생각하는 ‘무한 신뢰’다. 기껏 좋은 투자처를 알려줬더니 좀 더 연구해 본다고 시간을 끄는 것까지는 그렇다 치고 여행을 다녀와 알아보겠다는 사람도 있고 배우자와 의견 조율을 하느라 시간을 끄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시장은 그런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머뭇거리는 사이에 시장은 저만치 달아난다. 부동산 시장은 혼자만 참여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투자처를 찾는다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본인보다 먼저 의사결정을 한 다른 투자자에게 그 투자처를 빼앗기고 마는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서 좋은 종목을 고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타이밍을 잡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종목을 골랐더라도 제때 사지 못하면 남들보다 훨씬 비싼 값에 살 수밖에 없다. 투자수익률이 그만큼 줄어든다.

과거에 비해 하나도 오르지 않은 좋은 투자처는 없다. 상승 잠재력에 비해 얼마나 적게 올랐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투자 고수는 ‘타이밍’에 집중한다
는 지난 1년여간 보여 온 서울 아파트의 주간 상승률이다. 고점이 높을수록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을, 낮을 수록 집값이 적게 올랐다는 것을 뜻한다.


◆ 과거보다 오르지 않은 좋은 투자처는 없다

이 그래프를 보고 사람이 투자를 결정할 때 ①이나 ④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집값이 계속 상승하니 더 늦으면 살 수 없는 가격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때 사게 되면 사려는 사람이 몰리고 팔려는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에 과열 경쟁으로 이전보다 훨씬 비싼 값에 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①이나 ④시점보다 ②나 ⑤시점에서 사는 것이 훨씬 좋다.

물론 이론적으로 보면 ①이나 ④시점보다 ②나 ⑤시점의 집값이 더 비싸다. 는 집값 수준이 아니라 집값 상승률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매주 집값이 오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수치이지 개별 상품이나 지역별로 보면 차이가 많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예로 들어보면 ④시점보다 ⑤시점이 1억~2억원 이상 내렸다.

그러다 요즘에 ④시점의 시세를 회복한 것이다. 모든 투자 상품과 모든 지역이 같은 비율로 내리고 같은 비율로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②나 ⑤시점에는 집을 사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에 매물이 없어 못 산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공포에 빠지게 된다.

이 시점이 되면 대부분의 언론에서 집값 하락 사태를 앞다퉈 보도한다. 그리고 이에 동조하는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집중적으로 보도한다.

투자에서 시간 또는 기회라는 타이밍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투자처를 찾으려고 헤매는 동안 투자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100원 더 싼 물건을 사기 위해 택시를 타고 온갖 마트를 다 뒤지고 다니는 것과 같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6호(2018.08.20 ~ 2018.08.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