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교양의 발견]
-여행 전 알아두면 언젠가 써먹는 세계 문화 이야기


[한경비즈니스=황혜정 한경BP 출판편집자] 왜 미국인들은 뱀파이어와 히어로물을 유독 좋아할까. 이탈리아 로마 시내 곳곳에 있는 ‘SPQR’은 무슨 뜻일까. 스위스의 도메인 주소는 왜 sw가 아니라 ch일까. 책과 TV를 볼 때 혹은 여행을 할 때 이런 궁금증이 떠오른 적이 있을 것이다.
미국인은 왜 히어로물에 열광할까?
신간 ‘교양의 발견’은 영어 강사이자 ‘KBS 굿모닝 팝스’ 진행자로 유명한 이근철 씨가 23년간 영어와 언어문화를 연구한 전문가로서 세상을 가득 채운 문화를 재미있게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책이다.

‘SERI CEO’에서 50주간 연재되며 최고 인기를 누렸던 강의 ‘영어의 품격’ 코너를 토대로 더 풍성하게 원고를 보강해 그중 19개 나라의 문화 스토리를 책으로 엮었다.

19개국의 유명 인물의 어록을 통해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풀어낸다. 또한 책과 동명의 팟캐스트 ‘교양의 발견’에서 책에 못다 담은 컬처 스토리텔링을 이어 가고 있다.

◆나라별 하나의 포인트로 즐거운 여행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아름다운 풍경과 고전적인 건축물을 그저 감상해도 즐거울 것이다. 하지만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이 ‘마법 학교’와 ‘망토를 두른 학생들’이라는 아이디어를 포르투갈의 한 대학교에서 얻었다는 사실을 알면 그곳의 풍경을 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멋진 곳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는 여행도 좋다. 하지만 이런 포인트 몇 가지만 알고 떠나면 여행이 살짝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주변을 보는 시선이 조금 더 넓어지지 않을까. 여행을 즐기며 나누는 대화도 풍부해질 것이고 얻어가는 추억 역시 달라질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 말이다.

추석 명절과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저자도 여행을 매우 즐기는 편인데, 여러 나라를 두루 여행할수록 그는 ‘이 지명은 어디에서 유래된 것일까, 이 표현은 어디에서 유래됐을까, 이 나라 사람들은 왜 이런 음악을 연주할까’ 등등 갖가지 관심거리가 늘어났고 질문도 쌓여 갔다.

보는 게 많아지자 궁금증도 늘어났던 저자는 이런저런 공부도 하고 현지인들에게 질문도 하면서 나름의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 나라의 문화와 특징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알게 됐다.

단순히 문화 상식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얼마나 설레는지 또 이 새로움을 해석해 보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됐다. 그래서 그 즐거움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교양의 발견’ 책과 팟캐스트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 책이 말하는 ‘교양’은 무겁고 진지한, 교과서에 나올 것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각 나라의 포인트 한 가지’만 알고 있으면 여행 중 그 나라의 문화가 더 잘 보일 것이다.

먼저 가본 맛집을 안내하는 느낌으로, 작은 발견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발견 도우미의 마음으로 쓴 ‘교양의 발견’….

지적 여행을 위해 넓고 얕지만 재미와 품격이 있는 각국의 스토리에 귀 기울여 보자. 저자가 제안한 대로 익숙한 시선을 돌리면 재미가 시작될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1호(2018.09.17 ~ 2018.09.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