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KIDA 전력투자분석센터장…‘국방 경쟁력의 산실’ 자부심
"국방 사업 타당성 연구, 객관성과 공정성이 생명이죠"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1979년 설립된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지난 38년간 한국 국방 전반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싱크탱크로서 ‘국방정책의 산실’ 역할을 해 왔다. KIDA가 내놓는 연구 결과는 국방 사업의 예산을 배정할 때 중요한 근거로 쓰인다.


지난해 360명의 연구원이 233개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지난 1월 KIDA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 중 전력투자분석센터는 전력 투자 방향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기존 2개의 단과 1개의 실이 통합돼 탄생했다.


10월 30일 만난 이주형 KIDA 전력투자분석센터장은 “모든 연구원들이 국방 산업이 갖는 매력에 빠져 국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투자분석센터는 어떻게 만들어졌습니까.


“지난 1월 획득사업분석단·전력소요분석단·비용분석실을 통합해 만들었습니다. 신설된 전력투자분석센터는 ‘전력 투자 사업 소요 및 획득 단계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분석 지원’을 기본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통해 전력 투자 사업 의사결정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키죠. 국방부·방위사업청·기획재정부와 연계해 전력 소요 분석, 사업 타당성 조사, 총사업비 관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력투자분석센터’라는 이름으로 통합됐지만 과거에 이런 조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모태는 1991년 설립된 무기체계연구센터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정세와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으로 국방 전력 투자 사업의 중요성이 커졌죠.


따라서 국방부를 비롯한 주요 정책 당국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기여하기 위해 여러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센터 산하에는 어떤 조직들이 있나요.


“군이 필요로 하는 무기체계를 획득하기 위해선 5년간 진행되는 국방 중기 계획을 수립하고 기획재정부의 예산 반영과 사업 집행에서 변동되는 예산의 재반영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전력투자분석센터 산하의 조직들은 방위력 개선 사업의 각 단계에 착수하기 전에 과연 다음 단계로 진입하는 게 적절한지 분석합니다.


무기는 갈수록 고도화되고 전쟁은 전에 없던 형태로 진화하죠. 이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쟁에 대처해야 하지만 예산은 늘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전력소요분석단은 군이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무기체계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수행해요.


무기의 필요성이나 요구 성능, 사업화 수량을 분석해 국방부 전력소요검증위원회의 의사결정을 지원합니다. 획득사업분석단은 기획재정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국방 사업의 예산을 반영하기 전에 사업이 타당한지 분석합니다.


비용분석연구실은 위 두 곳과 달리 이미 집행 중인 사업을 분석하죠. 확정된 사업 중 방위사업청이 조정을 요구한 총사업비가 적절한지 판단합니다.”


-통합 이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까.


“비용분석연구실은 사업의 적정 총사업비를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하므로 통합되기 전부터 2개의 단과 함께 연구해 왔습니다. 다만 전력소요분석단과 획득사업분석단은 조직의 특성상 맡은 과제의 기간이나 요구 내용이 달라 독립적 연구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같은 센터에 있다 보니 두 곳의 단이 서로의 연구를 이해하고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횟수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올해는 통합 초기여서 2개의 단이 서로 자문이나 조언의 ‘옵서버(observer)’ 역할에 그쳤다면 내년에는 각 실의 연구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를 만들고 싶어요. 각자 전문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과제를 편성하려고 합니다.


KIDA가 조직을 통합한 이유도 협업 체제를 장려하기 위해서죠.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요.


“총사업비 1000억원 이상 사업 중 국방부가 요구하는 사업의 전력 소요 분석을 수행합니다. 또 기획재정부의 국방 사업 총사업비 관리 지침에 의해 500억원 이상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총사업비 분석 연구를 수행하죠.


2018년 우리 센터는 차기 구축함 소요 분석, 전차 성능 개량 소요 분석, 레이저 대공무기 사업 타당성 조사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K-2전차 사업, 차기 잠수함 사업, 보라매 사업 연구를 실시했어요. 국민적 관심사가 높고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방 사업 대부분의 타당성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전력 투자 분석’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방 예산의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대형 사업은 국가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하지만 단순한 경제논리만 갖고 국방 사업의 타당성을 갑론을박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따라서 전력투자분석센터를 비롯한 국방연구원 연구원들은 군인 못지않은 전문성과 경험을 쌓았고 객관적이고 적시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요. 그래야만 설득력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놓을 수 있죠. 센터의 주요 고객인 국방부·방위사업청·기획재정부가 결과에 동의할 수 있도록 연구 중입니다.”


-연구원들은 주로 어떤 분들입니까.


“현재 80명의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전력소요분석단 30명, 획득사업분석단 30명, 비용분석연구실 20명이죠. 공학·경제학·경영학·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이고 대부분이 석박사급 이상 학위를 보유하고 있죠.


국방연구원은 연구원들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합동참모대학과 국방대학교 안보과정에 연구원을 파견하고 해외유학이나 국내 박사과정에 지원하죠. 연구 조직이기 때문에 교육의 기회가 넓고 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는 무엇입니까.


“저는 1989년 한국국방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약 30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훈련기·전투기·수송기·유도무기 등 주요 항공 무기체계 연구 과제를 수행했어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연구는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 타당성 연구입니다.


이 사업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 국가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죠. 동시에 사업 추진이 타당한 것인지 논란도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됐죠. 저는 10년간 이 사업의 타당성 연구를 수행하며 국내외 업체·정부·연구소의 전문가들과 수많은 토의를 거치고 선진국의 전투기 개발 사례와 현실을 파악했습니다.”


-앞으로 센터를 어떻게 이끌 생각이십니까.


“저를 비롯한 연구원들은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해서는 절대 ‘함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조는 ‘우리가 하면 그게 기준이 된다’입니다. 앞으로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국가에 도움이 되는 국방 연구를 수행하겠습니다.”


이주형 KIDA 전력투자분석센터장 약력 : 1963년생. 1987년 한양대 공과대 졸업. 1997년 한양대 기계공학 박사. 2008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무기체계연구센터 항공우주무기 실장. 2016년 획득사업분석센터 획득사업분석단장. 2016년 전력투자분석센터 획득사업분석단장. 2018년 KIDA 전력투자분석센터장(현).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7호(2018.11.05 ~ 2018.11.1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