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 분쟁과 스캔들로 주가 조정, 항서제약·복성제약 등 대형 제약사 주목해야 [한경비즈니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18 상반기 글로벌-중국, 신흥국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중국 제약·바이오 업종의 가파른 주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무역 분쟁 고조에 따른 증시 침체, 끊이지 않는 제약사 스캔들, 약가 인하 우려가 단초가 됐다.
시장의 우려엔 공감하지만 중국 헬스케어 시장 성장에 대한 확신과 장기적 투자 매력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의 스캔들과 정책 환경은 혁신 신약 중심의 대형 제약사 영업 환경에 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변화다.
◆제네릭 규제 강화는 대형사에 수혜
중국 헬스케어 산업의 투자 매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장기적 성장의 확신. 둘째, 질적 성장기에 진입하며 나타난 제네릭·신약 인허가 기준 상향과 약가 차별화. 셋째, 글로벌 동종 기업과 비교한 밸류에이션 할증 가능성이다.
중국 헬스케어 산업의 장기적 성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국의 고령화는 헬스케어 산업에 기회다. 가파른 소득 증가, 개인 의료비 지출 급증, 정부의 사회보장 강화와 헬스케어 투자는 가속화될 것이다. 인구구조·소득·정책 등 세 가지 축이 제약·바이오산업의 구조적 성장을 이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건강중국(建康中國)’이라는 정책 목표를 수립해 의료 서비스 구축에 막대한 재정을 집행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글로벌 의약품 성장에 18.8%까지 기여할 전망이다.
문제는 질적 성장기에 진입하며 나타난 변화다. 끊이지 않는 헬스케어 관련 스캔들로 중국 내 의약품 인허가 기준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제네릭(복제약) 품질관리 기준 상향과 약가 차별화는 난립된 중소형 제약 업체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이는 대형 제약사의 장기적 수혜다. 중국은 2020년 특허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유통 오리지널 의약품의 90%를 직접 생산할 계획을 갖고 약가 인하를 유도할 전망이다. 일치성 평가(효능 동등성 검증) 제도를 시행해 본격적인 제네릭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일치성 평가 통과 약품은 오리지널과 완전한 동급 대우를 받고 있다.
또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2017년 6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가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현행 임상 프로세스와 판매 허가 심사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해외 임상 데이터를 적극 수용하고 신약 판매 허가 기간을 단축했다. 우선 심사 승인제(Fast Track) 도입으로 신약 출시 기간을 최대 3년 줄였다.
중국 헬스케어 업종 전반의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다. 성장 여력도 높다.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 보면 헬스케어 업종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독일 13.2%, 미국 13.1%, 한국 11.5%에 달하는 반면 중국은 여전히 8.1%에 불과하다. 또 글로벌 산업 분류(GICS)에서도 11개 섹터 중 시가총액 상위 50위 안에 중국 기업이 랭크되지 않은 산업은 헬스케어가 유일하다.
중요한 것은 종목 선별 과정이다. 연초 이후 불거진 제약 업체 스캔들과 약가 인하 우려는 단기 소멸될 이슈는 아니다. 무역 분쟁이 야기한 중국 증시의 변동성도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신약 모멘텀을 보유한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항서제약과 복성제약은 헬스케어 업종의 최선호 업체다. 항서제약은 로컬 항암제 분야 선도 기업으로 중국 최고의 연구·개발(R&D) 역량과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보유한 1등 제약사다. 현재 24개의 혁신 신약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 국가 우선 심사 약품 목록에 편입된 유방암 표적항암제 피로티닙과 마취제 레미마졸람 PD-1 단일 클론항체가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시판 허가를 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페그필그라스팀 바이오시밀러 HHPG-19K의 판매 실적도 가시화 단계다.
복성제약은 9개의 단일 클론항체(mAb) 신약(바이오시밀러 5개, 혁신 약 4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연내 출시가 예상되는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HLX01)는 중국 최초의 바이오시밀러가 될 전망이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임상3상에 돌입한 허셉틴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도 2020년 출시를 앞뒀다. 이 밖에 의료 서비스, 유통 등 비제약 사업은 고마진이 유지되는 안정적인 캐시카우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1호(2018.12.03 ~ 2018.12.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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