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기업 5곳 입체 분석…‘시장’이 성장의 핵심
‘국내 6번째 유니콘’ 후보 스타트업은 어디?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아마도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자신의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성장시키는 달콤한 상상을 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은 현실에서 유니콘을 볼 확률만큼 어렵고 힘들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의 성장 핵심이 ‘시장’에 있다고 말한다. 스타트업 스스로가 시장을 만들거나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세대 유니콘으로 거론되는 5개의 기업(하이퍼커넥트·야놀자·직방·컬리·베스핀글로벌)들도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제2의 쿠팡·우버·에어비앤비로 성장할 수 있을까. 유력한 차세대 유니콘들의 시장 확보 전략을 들여다봤다.

◆넥스트 유니콘 후보①
하이퍼커넥트 - 중동이 사랑하는 ‘영상통화’ 플랫폼으로 ‘수출 역군’ 등극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앱) ‘아자르(Azar)’를 출시한 하이퍼커넥트는 설립 4년 차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다. 그런데 이 신생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해외시장을 점령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영상통화를 통해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점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끊김 없는 영상통화 품질과 인공지능(AI)을 통한 친구 추천, 자동으로 상대방의 언어를 번역해 줌으로써 전 세계 그 누구와도 원활한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중동에서의 뜨거운 반응이다.

아자르는 음성 통화보다 영상통화를 선호하고 외국인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중동인들의 니즈를 충족했다. 시장의 성향을 파악해 중동·아시아·유럽·미국 시장에 진출한 아자르는 2억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전 세계 230여 개국에서 19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의 성공에 힘입어 가장 유력한 유니콘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승승장구하는 실적이 성과를 보여준다. 하이퍼커넥트는 2018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2018년 12월 12일 밝혔다. 2017년 매출액 624억 대비 60% 이상 성장한 것이다.

또 아자르는 2018년 2분기 모바일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가 발표한 구글플레이 전 세계 비게임 앱 매출 순위에서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자르의 성장은 새롭게 도입된 구독 모델과 각 국가별로 현지 최적화된 마케팅이 뒷받침된 결과다. 그 결과 하이퍼커넥트의 매출액의 95%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12월 7일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2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수출의 탑’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서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 증대에 기여한 기업을 선정해 수여한다. 여기에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직원들이 근무해 하이퍼커넥트만의 글로벌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혁희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 팀장은 “아자르는 해외 거점을 늘려가는 동시에 현지 마케팅도 활성화할 것으로 보여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서비스”라고 밝혔다.

하이퍼커넥트는 2018년 성장세를 이어 가기 위해 2019년에도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비디오 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딥러닝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인도·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UAE)·일본·터키 등 5곳에 설립한 해외 거점을 통해 신규 시장을 발굴할 예정이다.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는 “하이퍼커넥트는 2018년 역대 최고 연매출을 달성하고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사업과 기술 분야 모두에서 성과를 이뤄냈다”며 “2019년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도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트 유니콘 후보②
야놀자-국내 대표하는 여가 플랫폼…글로벌 진출로 ‘유니콘’ 도약한다
‘국내 6번째 유니콘’ 후보 스타트업은 어디?
모텔 숙박업자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에서 시작된 숙박 O2O 플랫폼 ‘야놀자’는 그야말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다. 모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고 중소형 숙박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개발로 한국 숙박 시장의 새로운 공식을 써내려 가고 있다.

‘야놀자’가 유력한 유니콘 후보로 꼽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야놀자가 2018년 12월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금액만 1510억원에 이른다. 야놀자는 2017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연매출액 1005억원을 기록했는데 2018년의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성장한 2000억원 수준이다.

야놀자는 최근 여가 플랫폼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레저·액티비티 인벤토리를 보유한 ‘레저큐’를 인수하고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 서비스’를 연동해 단숨에 국내 1위 여가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으로 여가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과 수요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여름 성수기에 거래액 3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오픈 첫해부터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여줬다.

뭐니 뭐니 해도 야놀자가 유니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글로벌 진출이다. 스타트업계 전문가들은 야놀자의 활발한 ‘해외 진출’이 향후 기업 성장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야놀자는 2019년 초 일본과 동남아 진출을 앞두고 있다. 야놀자는 2019년 3월 일본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라쿠텐의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와의 독점 제휴를 통해 야놀자 앱에서 일본 공유 숙박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는 2018년 6월 일본에서 합법화된 공유 숙박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진 일본판 에어비앤비다.

동남아 숙박 시장 진출은 야놀자가 인수를 조건으로 투자한 젠룸스(Zen Rooms)와 함께한다. 젠룸스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서 이코노미 호텔 체인과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운영 중인 스타트업이다.

설립 3년 만에 호텔 객실 7000여 개 이상을 확보하고 매년 두 배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또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확보했다. 야놀자는 2018년 12월 14일 전 세계 170여 개국, 3만6000여 개에 달하는 호스텔과 게스트하우스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텔월드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호스텔월드는 유럽 최대 규모의 호스텔 인벤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 프랜차이즈 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야놀자는 2018년 하반기 부산과 경남 지역 최대 호텔 브랜드인 더블유디자인호텔(WNH)을 인수하며 프랜차이즈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WNH는 프리미엄 호텔 ‘하운드’, 디자인 부티크 호텔 ‘브라운도트’, 실속형 호텔 ‘넘버25’ 등 3개 호텔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야놀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야놀자 자체 브랜드와 함께 총 7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게 돼 국내 최대 호텔 브랜드 라인업을 확보하게 됐다.

◆넥스트 유니콘 후보③
직방-발 빠른 ‘프롭테크’로의 진화, 원룸 이어 아파트 매매도 공략 중
‘국내 6번째 유니콘’ 후보 스타트업은 어디?
대한민국의 ‘부동산 사랑’은 요지부동이다. 정부가 나서 폭등하는 집값을 잠재운다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부동산업계에 팽배했던 정보의 불균등성으로 거래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2012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한 직방은 이러한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초기 오피스텔과 원·투룸 전월세 정보 플랫폼으로 시작해 1~2인 가구를 겨냥했던 직방은 2016년 아파트로 정보 제공 범주를 확대했다. 이는 직방에는 또 다른 도전을 의미했다. 원룸 거주자와 아파트 거주자 사이에는 연령층부터 성향까지 큰 간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방은 ‘투 트랙 전략’을 구사 중이다. 아파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랩’을 통해 시세를 분석하고 지역·학군·교통 편리성 등에 대한 다양한 주거 정보를 제공한다. 2018년 11월 론칭된 빅데이터랩은 직방에 축적된 2000만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과 과거에 거래된 부동산 실거래가, 시중에 나와 있는 매물 데이터를 분석해 직관적이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5년간 아파트 시세, 전국 100가구 이상 아파트와 주상복합의 시세 정보를 담았다. 원·투룸 이용자층에게는 페이스북 주거연구소를 통해 연성 소재인 ‘부동산 꿀팁’, ‘실생활 꿀팁’을 전달한다.

직방이 한국의 차세대 유니콘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것은 투 트랙 전략으로의 전환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아파트가 특유의 주거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은 생활의 편리성뿐만 아니라 재산 증식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산나눔재단의 아산기업가정신리뷰 케이스스터디 ‘직방’ 편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라도 부동산 관련 대표 주거 정보 플랫폼을 꿈꾸는 직방에 아파트 시장은 놓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지적한다.

아파트 시장으로의 진출과 함께 직방은 ‘프롭테크’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모바일 채널과 빅데이터 분석, 가상현실(VR) 등 하이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등장한 부동산 서비스 기업을 의미한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프롭테크 기업은 4000여 개에 달한다. CB인사이트는 프롭테크 기업의 하나로 한국의 직방을 언급하기도 했다.

직방은 국내 프롭테크 기업 중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여준다. 최근 직방은 소비자들이 좀 더 정확한 매물 상황을 볼 수 있게 ‘직방 VR 홈투어’를 시작했다. 마치 집 안에 직접 들어가 보는 것처럼 매물을 가상공간을 통해 보여준다.

아파트 매물을 보유한 중개사가 VR홈투어 촬영을 신청하면 담당 부서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촬영을 진행한다. 또 2018년 4월 전국 아파트 시세, 인구 이동, 공급 정보 등을 제공하는 ‘호갱노노’를 인수했다.

◆넥스트 유니콘 후보④
컬리-대기업도 이긴 새벽 배송의 힘, ‘신선함’은 선택 아닌 필수
‘국내 6번째 유니콘’ 후보 스타트업은 어디?
대기업 유통사들도 해내지 못한 ‘새벽 배송’의 막을 연 스타트업이 있다. 2015년 설립된 컬리의 ‘마켓컬리’다. 마켓컬리 이후 수많은 스타트업과 유통사들이 새벽 배송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마켓컬리는 여전히 이 시장의 강자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오후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이전에 배송을 완료하는 ‘샛별 배송’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객층을 확대해 나갔다. 매일 아침 산지에서 직매입한 신선한 재료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깐깐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켓컬리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은 빠른 배송에는 익숙해져 있었다. 중요한 것은 새벽 배송에서도 잃지 않은 제품의 ‘신선도’였다. 마켓컬리는 온라인업계 최초로 식품 전용 냉장·냉동 창고를 구축하며 품목별로 최적의 보관 온도를 각각 적용했다.

상품의 패키징도 냉장·냉동 창고에서 이뤄지며 일반 배송 차량이 아닌 냉장·냉동 차량에 실려 주문자의 문 앞까지 배달된다. 냉매 박스를 활용한 포장과 상품별로 차별화된 포장 방식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그 결과 마켓컬리의 연매출만 2015년 29억원, 2016년 174억원에서 2017년 465억원까지 급증했다.

정기 배송을 포기한 점도 눈에 띈다. 마켓컬리는 직거래 매입 방식을 통해 주문 수량만큼 생산자에게 상품을 요청하기보다 판매 예상 수량만큼 생산자에서 미리 물건을 매입한다. 생산자의 비용을 줄임으로써 합리적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회사가 손해를 보는 일일 수도 있지만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소비자의 편의를 도모했다.

희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컬리는 2018년 11월 20일 약 670억원의 투자액을 추가로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액은 세콰이어차이나·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외 유명 투자사가 참여해 조성됐다. 컬리는 투자 유치 금액을 안정적인 배송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소비자 마케팅 비용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넥스트 유니콘 후보⑤
베스핀글로벌-클라우드 산업 성장 힘입어 기업 동반자 나선다
‘국내 6번째 유니콘’ 후보 스타트업은 어디?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요새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IT 서비스는 단연 ‘클라우드’다.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직접 IT 자원과 시스템을 구매하고 개발하고 운영하는 작업은 비용과 인력 운영 면에서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러한 작업을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맡기고 사용한 IT 자원에 대해 비용만 지불하는 형태를 취하려고 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시장에서는 이제 막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클라우드 도입률을 5% 정도로 전망한다. 바꿔 말하자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뜻이다. 특히 2017년 9월부터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전면 폐지되면서 관련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15년 설립된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서비스 제공 업체(MSP) ‘베스핀글로벌’에는 그야말로 호재다.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 관리 솔루션 ‘옵스나우(OpsNow)’로 IT 운영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거버넌스를 수립하며 클라우드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쉽게 말해 클라우드 전환을 원하는 기업들의 ‘동반자’ 역할을 수행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구글클라우드플랫폼의 파트너 자격을 갖고 있다. 그 결과 설립 2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200여 개 고객을 유치했다. 2017년 3월에는 가트너 매직쿼드런트 퍼블릭 클라우드 MSP 부문에서 동아시아 기업 중 최초로 선정되며 역량을 검증받았다.

베스핀글로벌은 2018년 10월 8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시드, 시리즈A에 이은 시리즈B 투자로 디와이홀딩스가 주도했다. 스마트 기업 기술과 데이터센터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ST텔레미디어도 참여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5호(2018.12.31 ~ 2019.01.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