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것은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을 통해서였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유저들에게 익숙해진 캐릭터가 이제 카카오에 어마어마한 수익을 안겨주는 또 하나의 신사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2011년 11월 29일 시작된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누적 상품은 5500여 개 이상으로 6년 만에 900배가 증가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는 다양한 캐릭터를 발굴하기 위해 2017년 4월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를 열었다.
프로 작가가 아니더라도 평소 캐릭터 창작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모티콘 출시에 도전할 수 있다. 이모티콘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10억원 이상의 누적 거래액을 기록하는 작가들이 등장했고 인기가 높은 캐릭터들은 오프라인 굿즈로 탄생했다.
2018년 ‘올해의 인기 이모티콘’으로 선정된 ‘옴팡이’의 애소(본명 정다슬) 작가도 취미로 만화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대학생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옴팡이를 주인공으로 만화를 연재하던 애소 작가는 2017년 9월 ‘옴팡이’를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출시하면서 ‘작가’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애소 작가는 “맨 처음 도전을 시작할 때 잘되지 않더라도 70세까지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어떤 계기로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에 도전하게 됐나요.
“커뮤니티에서 만화와 짤로 만들었던 ‘옴팡이’를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이모티콘은 사람들의 감정을 대신 표현함으로써 널리 쓰이잖아요. 이왕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옴팡이를 이모티콘으로 출시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캐릭터를 만들 때 무엇에 초점을 뒀나요.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에 신경을 썼어요. 모든 사람들의 감정 표현을 전하기 위해 캐릭터의 성별도 정하지 않았어요.
옴팡이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단순하게 생겼기 때문에 선이 조금만 어긋나도 확 달라 보여요. 그래서 특히 옴팡이의 머리 부분을 그릴 때 더욱 깔끔하게 그리려고 노력해요. 만약 이 캐릭터가 말을 한다면 어떤 느낌일지, 어떤 말 표현과 잘 어울릴지 고민하며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캐릭터 옴팡이는 오프라인 굿즈로도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굿즈와 이모티콘을 창작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오프라인 굿즈는 그림이 아닌 실제 사람들이 실물 상품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모티콘 제작과는 상당히 달라요. 360도로 회전하면서 각 위치에서 어떤 형태가 되는지, 앞모습과 옆모습, 뒷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혼자서 만들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어서 관계자들과 의사소통을 거치며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캐릭터를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어요.”
-카카오톡 이모티콘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해 줄 말이 있나요.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빛을 볼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일단 본인이 애정을 가진 캐릭터여야 다른 사람이 봤을 때도 그 애정이 묻어나거든요. 여기에 카카오톡 대화에 매개로 사용된다는 점을 늘 고려해 캐릭터의 콘셉트를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6호(2019.01.07 ~ 2019.01.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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