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투자 ‘주목’…해외 법인도 잇따라 증자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투자은행(IB) 중에서 보유한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크다. 2017년 7월 미래에셋대우는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8조원대 자기자본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 3분기 개별 기준 자기자본이 8조21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는 강력한 자기자본을 무기 삼아 투자 엔진을 폭넓게 가동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에 신사업 보류 아쉬워
부동산 투자는 IB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는 부동산 투자를 통한 사업 다각화는 물론 수익성을 높이는데 집중해 왔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려 잇달아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호텔, 코트야드메리어트호텔, 아마존 물류센터 등 미국 대체 투자 자산과 영국 캐논브리지 하우스 빌딩, 홍콩 더 센터빌딩 인수 등에 투자했다.
향후 수익성이 가장 주목되는 투자처는 코스모폴리탄호텔이다. 이 호텔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블랙스톤그룹 소유다. 미래에셋대우는 9500만 달러를 메자닌(중순위 대출 채권) 형태로 투자했다.
코스모폴리탄 호텔은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중심가 중앙에 자리했다. 3000여 개의 객실을 보유했는데 객실 점유율이 94.8%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고정금리가 아닌 월 단위 변동금리를 투자 조건으로 해 향후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더 센터 빌딩 투자에 대해서도 시장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단일 부동산 거래로는 세계 최대 규모(51억 달러)로 미래에셋대우는 총 3억 달러를 투자했다. 더 센터 빌딩은 홍콩 최대 부호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소유로 홍콩의 핵심 업무지구인 센트럴에 자리해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 역시 적극적이었다. 중국 승차 공유 시장 1위 업체인 디디추싱과 글로벌 드론 시장 1위인 중국 DJI, 동남아 승차 공유 업체인 그랩 등에 투자하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에도 투자를 이어 갔다.
여기에 발맞춰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법인의 덩치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지난해 3월 인도 법인에 3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데 이어 9월에는 영국 법인에 5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2018년 6월 미국에 뉴욕법인과 로스앤젤레스법인을 총괄할 지주사인 미래에셋시큐리티홀딩스를 세워 미국 사업의 의사결정 체계를 재편하며 해외 사업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 결과 현재 전체 3조원의 해외법인 자기자본을 갖춘 투자 전문 회사로도 발돋움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해외 거점을 보유한 만큼 세계시장에서 주식 세일즈를 넘어 종합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에선 신사업 확대가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어선 만큼 발행어음 사업은 물론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 신탁 사업도 개시가 가능하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2017년 12월부터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미래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현재 관련 사업 인가 심사가 전면 보류됐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6.77%(2018년 3분기 기준)로 경쟁사 대비 낮은 것도 개선 과제다. 투자에 따른 기대감은 충분하지만 그에 따른 수익이 아직 실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을 엿볼 수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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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9호(2019.01.28 ~ 2019.02.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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