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SK바이오팜은 자사가 발굴해 기술 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제품명 : 수노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21일 발표했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 지주사인 SK(주)의 100% 자회사다. 이번 시판 허가는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이 FDA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솔리암페톨의 임상 1상을 완료한 뒤 미국 재즈에 기술 수출했다. 이후 공동 R&D 과정을 거쳐 2017년 말 임상 3상을 마무리했다. 양 사는 지난해 12월 21일 FDA에 솔리암페톨의 판매 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했다. 지난해 11월 9일에는 유럽의약품청(EMA)에 NDA를 제출하기도 했다.
솔리암페톨은 FDA로부터 기면증 및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주간 졸림증을 겪는 성인 환자들의 각성 상태를 개선하는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기면증은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런 졸음이 오는 증상이다. 잠이 들 때나 깰 때 환각·수면 마비·수면 발작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시 불규칙적 숨쉬기로 체내 산소공급이 원활치 못해 주간 졸림 및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수면장애 치료제 ‘자이렘’을 판매하는 재즈는 솔리암페톨을 후속작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재즈로부터 로열티를 받는다.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12개국에서는 제품을 직접 판매한다. 향후 솔리암페톨의 아시아 지역 상업화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SK바이오팜이 발굴한 혁신 신약이 FDA 승인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그 동안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에 매진한 SK바이오팜의 R&D 능력이 성과로 나타난 쾌거”라며 “솔리암페톨의 출시가 수면장애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뇌전증(간질)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NDA를 FDA에 제출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 시험, FDA 허가 신청까지 직접 수행한 첫 사례다.
SK바이오팜은 2001년 파이프라인 탐색을 시작해 2007년 FDA로부터 세노바메이트 임상 시험 신청(IND) 승인을 받았다. 2008년 임상 1상, 2015년 임상 2상, 지난해 임상 3상을 각각 완료했다.
미국은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의 약 80%를 차지한다. 세노바메이트는 현지에서만 연간 1조원의 매출이 기대되는 신약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발매 시점을 2020년 상반기로 보고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마케팅 등 상업화 과정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2월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내 상업화를 위해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일본인 임상을 시작하는 등 아시아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조 대표는 “혁신 신약의 글로벌 상업화 성과를 통해 연구·임상개발뿐 아니라 생산 및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수행 가능한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주)는 SK바이오팜의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미국 나스닥 직상장 대신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하는 것을 목표로 내부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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