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에 이어 매장 수 2위…‘가성비’와 ‘가맹점 상생’으로 차별화
프랜차이즈 불황도 이겨낸 '맘스터치'의 성공비결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상황에서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다. 토종 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를 운영 중인 해마로푸드서비스가 그 주인공이다.

맘스터치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해마로푸드의 실적은 무섭게 상승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8% 늘어난 2845억원, 영업이익은 48.4% 늘어난 23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매장 수는 약 1200개다. 롯데리아에 이어 국내에서 둘째로 많은 매장을 보유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버거 프랜차이즈로 발돋움했다.
◆압도적인 가성비로 입소문
지금은 잘나가는 프랜차이즈가 됐지만 사실 맘스터치는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질 뻔했던 ‘어두운 과거’도 있다.
맘스터치는 1997년 대한제당의 자회사인 ‘TS해마로’가 국내에 들여온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 ‘파파이스’의 서브 브랜드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파파이스 위주로 사업이 운영되다 보니 맘스터치의 가맹사업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존폐의 기로에 놓인다.

정현식 해마로푸드 회장은 당시 파파이스 운영본부장을 맡고 있었는데 회사에 맘스터치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정 회장의 제안이 그가 맘스터치의 경영을 직접 맡게 될 계기가 될 줄은 당시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회사 측에서 돌아온 답변은 정 회장이 직접 별도 법인을 만들어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다. 고민 끝에 제안을 받아들였고 2004년 해마로푸드를 설립한다. 그리고 15년이 흐른 현재 맘스터치를 지금의 위치까지 키워내기에 이른다.
맘스터치의 대표적인 성공 비결은 그 무엇보다 ‘가성비’다. 우선 가격부터 살펴보면 대표 버거라고 할 수 있는 ‘싸이버거’의 가격은 3400원이다. 이는 경쟁 업체 5사(롯데리아·맥도날드·버거킹·KFC·파파이스 등)의 대표 버거 평균가격(약 5000원)보다 30% 정도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거의 크기는 매우 크다.
흔히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하지만 이런 공식도 깨버렸다. 맘스터치는 패스트푸드가 ‘정크 푸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버거에 들어가는 패티에서도 잘 나타난다.

맘스터치는 자체적으로 신선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가맹점에 유통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계육 패티를 냉동이 아닌 냉장육으로 사용하도록 해 맛과 신선도를 높였다. 또한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문 후 조리 방식을 고수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회전율이 떨어지더라도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건강한 음식을 판매해야 한다는 정 회장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좋은 재료를 저렴한 값에 공급할 수 있는 비결은 양계·도계·가공·배송 등 10단계가 넘는 공정을 모두 수직 계열화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제품 자체로 차별화와 경쟁력을 갖춘 데다 경제적인 가격까지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이 맘스터치 버거에 ‘개념버거’, ‘가성비 갑’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며 “이런 가성비가 입소문을 타며 소비로 이어진 것이 맘스터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타사와 구분되는 ‘가맹점 출점 전략’이 시장에서 통한 것도 지금의 맘스터치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맹점 확장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맹점 수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 숫자에 비례해 물류비나 로열티 등으로 얻는 수익이 증가한다.
◆차별화된 가맹 전략도 돋보여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높은 수익과 대외적 평판과 인지도 등을 고려해 서울 주요 지역의 상권을 공략하며 외연을 확장해 왔다.

정 회장은 주요 지역 상권의 임대료 등 고정비가 높아 장사가 예상했던 것만큼 되지 않으면 자칫 점주들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여겼다. 그 결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가맹점주의 사업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동네 골목 상권을 중심으로 한 고정비 감소에 중점을 둔 출점 전략을 제시했다.
물론 이 같은 전략은 맘스터치의 가성비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싸고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 고객들이 스스로 찾아올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고 예상은 결국 맞아떨어진 것이다.
또 가맹점에 비용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인테리어도 점주에게 맡기고 있고 광고비 역시 가맹점에 전가하지 않고 본사에서 부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이런 방침은 예비 자영업자들에게 프랜차이즈업계의 문턱을 낮추고 수익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신규 출점이 지지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맘스터치가 급격하게 매장 수를 늘려나갈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발 빠른 제품 구성 역시 맘스터치 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맘스터치 매장에는 특이하게도 ‘가정간편식(HMR)’ 형태의 삼계탕을 함께 판매한다. 최근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HMR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프랜차이즈 불황도 이겨낸 '맘스터치'의 성공비결
맘스터치가 보유하고 있는 닭요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HMR을 만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고 경제적인 가격의 삼계탕을 출시해 매장에서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출시 당시 1주일 만에 물량 10만 개를 모두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삼계탕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닭곰탕’과 ‘닭개장’ 등 제품군을 늘렸다.
현재 해마로푸드는 맘스터치의 프랜차이즈 성공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2017년 ‘제2 브랜드’로 이탈리아 레스토랑 ‘붐바타’를 만든 것이다. 맘스터치와 마찬가지로 가성비를 앞세웠고 서서히 입소문이 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현재 매장 수를 9개까지 늘린 상태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외식업계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해마로푸드는 뛰어난 가성비와 가맹점주와의 공생 전략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했다”며 “올해 맘스터치는 서울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확대하고 제2 브랜드 붐바타의 가맹 사업 역시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6호(2019.03.18 ~ 2019.03.2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