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Ⅰ: 돋보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인맥 키워드 ‘서울대·경기고·한금연’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 회장은 장하성 청와대 전 정책실장과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 윤석헌 현 금융감독원장과 경기고 동문이다. 이 회장이 68회, 장 전 실장이 69회, 최 전 원장은 67회 졸업생이다.

이 회장을 청와대 행정관으로 발탁한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성균관대 명예교수)과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예일대, 산업연구원을 함께 거치며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과는 진보 성향으로 금융정책을 연구하며 친분을 쌓아 왔다.

두 사람은 또 한국금융연구원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2016년 3월 출간한 ‘비정상경제회담’의 저자로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등에서 정책을 만든 경제 전문가들의 경제 토론을 엮은 책이다. 이 회장과 윤 원장을 비롯해 김 전 수석,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등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같은 학자 출신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과는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다. 이 회장이 산업은행 수장이 된 이후에는 과거 원장을 역임했던 금융연구원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산업은행 계열사로 오랜 적자에 시달려 매각조차 쉽지 않았던 KDB생명에는 금융연구원 출신의 정재욱 사장을 임명해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손상호 현 금융연구원장, 김동환 부원장 등과는 서울대 동문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내부에도 이 회장을 보좌하는 구조조정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핵심 조력자로는 2018년 STX조선·한국GM·현대상선·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했던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 성주영 현 수석부행장(전 기업금융부문장 겸 구조조정 부문장) 등이 꼽힌다.

이 전 수석부행장은 지난해 말 금호타이어 회장에 내정됐지만 올 초 노조 반대와 산업은행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후보 물망에 오르면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수석부행장은 기업금융, 벤처 투자, 국제금융, 인수·합병(M&A), 홍보 등에 이르기까지 산업은행 요직을 두루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로 2018년 초 4연임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KDB산업은행이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산업과 기업의 체질 개선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안팎에서는 ‘산업은행은 이동걸 회장 취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도 나온다. 그는 과감한 결단력과 협상력으로 2018년 한국GM과 금호타이어 노사를 압박하며 경영 정상화 속도를 높였다. 기업 구조조정의 원칙을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9호(2019.04.08 ~ 2019.04.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