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창업 이후 급성장, 7월 10호점 개점…기업마다 정체성 살릴 수 있어 인기
공유 오피스도 사옥처럼 ‘맞춤형’으로…업계 3위 오른 ‘스파크플러스’
(사진)스파크플러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입주사 직원들.(/스파크플러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설립 2년 만에 국내 ‘톱3’ 공유 오피스 사업자(지점 수 기준)로 올라선 스파크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커스텀 오피스’를 시도했다. ‘커스텀 오피스’는 스파크플러스의 입주 기업들이 원하는 규모·시설·서비스를 철저히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의 공유 오피스가 ‘기성복’이라면 스파크플러스의 서비스는 ‘맞춤복’인 셈이다.
공유 오피스도 사옥처럼 ‘맞춤형’으로…업계 3위 오른 ‘스파크플러스’
(사진)스파크플러스 선릉 2호점에 입주한 메쉬코리아는 벽 한쪽을 기업의 스토리를 담은 벽화로 꾸몄다.(/스파크플러스)

◆공유 오피스와 임대 사옥 장점 모두 누려

2층부터 4층까지 총 세 개 층으로 구성된 스파크플러스 선릉 1호점은 중소 스타트업과 1인 사업자를 포함해 4월 기준 약 60곳의 사업장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4월 24일 찾은 스파크플러스 선릉 1호점은 겉보기에 여느 공유 오피스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형 공유 오피스’의 면모를 알 수 있다. 2층에 있는 소규모 사무실들은 반투명으로 디자인된 문 안에서 각자 업무에 분주했다. 이지은 스파크플러스 마케팅 매니저는 “공유 오피스지만 각각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안을 쉽게 들여다볼 수 없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공유 오피스지만 분리된 공간을 필요로 하는 한국의 기업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3층은 여성복 쇼핑몰 큐레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그재그’가 가장 많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분홍색의 ‘지그재그’ 로고가 빛을 발하는 3층은 스파크플러스 선릉 1호점이 아닌 지그재그의 사옥 같았다.

이들이 입주하기 전 스파크플러스는 지그재그 임직원이 원하는 맞춤형 공간을 설계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지은 매니저는 “커스텀 오피스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편의 시설부터 네트워크 사용량까지 사전에 선택해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커스텀 오피스’가 스타트업에 각광받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는 단기간에 사세를 급격하게 확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에 딱 맞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로 급속 성장한 베스핀글로벌은 설립 3년 만에 직원이 30명에서 500명까지 늘었다. 초창기 스파크플러스의 소규모 오피스에서 시작한 베스핀글로벌은 몇 번의 이전을 거쳐 지금의 스파크플러스 강남점에 자리 잡았다.

또 하나는 사세가 확장된 기업들이 원하는 다음 단계, 기업만의 ‘정체성’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최근 스파크플러스 선릉 2호점에 입주한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는 기업의 스토리를 담은 벽화와 기업의 표어를 곳곳에 설치했다. 커스텀 오피스를 사옥으로 택함으로써 사옥을 직접 꾸미는 수고는 덜었지만 ‘메쉬코리아’만의 기업 문화는 오히려 강화한 것이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과 아주그룹의 호텔 계열사 아주호텔앤리조트가 공동 투자한 ‘스파크플러스’는 2016년 11월 역삼역 아주빌딩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 3년간 총 8개의 지점의 문을 열었다. 현재 입주사만 해도 4000곳에 이른다. 올해 7월 9호점과 10호점(시청역·삼성역)을 출점한 후 연내 최대 15개로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공유 오피스도 사옥처럼 ‘맞춤형’으로…업계 3위 오른 ‘스파크플러스’
(사진)스파크플러스 선릉 1호점을 사용하는 지그재그는 스파크플러스의 공유 오피스라기보다 지그재그의 정체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스파크플러스)

◆맥주 대신 아침 식사 제공…효율성 높여

목진건 스파크플러스 대표는 스파크플러스만의 특색에 대해 “공유 오피스 입주사 간의 커뮤니티 구축이나 문화 형성보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지원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공유 오피스도 본질은 결국 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을 내세운 스파크플러스는 지난해 9월 인터베스트·스틱베너스 외 4곳으로부터 총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스파크플러스가 한국형 공유 오피스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시도한 것은 커스텀 오피스만이 아니다. 화려한 ‘파티’ 대신 최대한 업무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SP인사이트’다. 스타트업이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세무·회계·법률 서비스 등을 가르치는 오픈 강의를 진행한다.

좀 더 자세한 상담을 원하는 ‘스플러(스파크플러스 입주자)’들을 위해선 사전 예약을 통해 전문가와의 일대일 상담도 주선하고 있다.

공유 오피스 하면 생각나는 무제한 맥주 제공도 스파크플러스에선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무분별한 음주로 연결될 수 있고 업무 분위기를 해친다는 건의 사항을 접수해 지난 3월부터 맥주 제공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그 대신 스파크플러스가 택한 것은 ‘아침 식사’다. 가정간편식(HMR) 등 간편식을 아침으로 제공함으로써 ‘스플러’들이 하루를 더욱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지은 매니저는 “외국계 공유 오피스만의 ‘힙’한 분위기를 따라가기보다 시시각각으로 기업들의 건의 사항을 반영함으로써 스파크플러스만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2호(2019.04.29 ~ 2019.05.0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