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기적을 만드는 최강 영업팀36] 오렌지라이프 에이아이탐(AiTOM)교육부
‘FC 활동량 분석 시스템’ 구축… 주먹구구식 보험 영업 사라졌죠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오렌지라이프는 날로 어려워지는 영업 환경에서 에이아이탐(AiTOM : Artificial Intelligence Target Operating Model)이라는 영업 관리 모델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AiTOM은 2016년 론칭한 오렌지라이프만의 영업 시스템이자 프로페셔널 재정 컨설턴트(FC)를 위한 고객 관리 기반의 활동 관리 프로그램이다. 고객 관리와 FC 활동 관리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과거에는 FC가 고객 자료나 영업 일지를 직접 수기로 정리했고 수첩으로 관리했다. 사람의 손에 의지하면서 일부 내용이 누락되거나 소실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AiTOM은 FC와 고객의 모든 ‘히스토리’가 모두 디지털에 기록된다.

유럽 벤치마킹 후 AiTOM 론칭
오렌지라이프 FC채널본부 내 FC영업전략부문 에이아이탐(AiTOM)교육부(총 24명)는 방송팀·기획팀·운영1팀·운영2팀으로 구성돼 있는 부서다. 기존의 영업교육부와 AiTOM부가 통폐합돼 지난해 4월 에이아이탐교육부로 출범했다. AiTOM과 관련해 기획·교육·워크숍·컨설팅 등을 담당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가 처음 AiTOM을 개발한 계기는 보험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면서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처음 화두를 던졌다. 출생 인구가 줄어들고 보험 가입자가 정체되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힌트를 얻기 위해 임원진·본부장·지점장들이 팀을 꾸려 특히 설계사 채널이 발달한 유럽의 스위스·오스트리아·독일 등을 방문했고 ‘고객 기반의 FC 활동량 분석 시스템’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그렇게 만든 오렌지라이프만의 모델이 AiTOM이다. 2016년 4월 4일 아이탐(iTOM)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론칭했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의 AiTOM이 됐다. 윤재성 AiTOM교육부장은 “유럽 벤치마킹을 통해 개발됐지만 이제는 유럽에서 배워 가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며 “FC-세일즈 매니저(SM)-브렌치 매니저(BM)로 이어지는 영업 조직이 AiTOM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고 본부장과 임원진도 매일 같이 AiTOM을 들여다보며 전략을 수립한다”고 말했다.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도 덧붙였다. 관련 특허만 5개다. 전체 프로세스로 2018년 1월 특허를 획득했고 이후 이관 고객 자동 배분 및 자동 회수, 스코어 계산 및 허위 입력 방지, 미진한 사항에 대한 코칭, 코칭 알람 표시 등 총 5건의 기술에 대해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취득했다. “2016년 이후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며 IT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최근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금융업계 전반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다. 타 사와의 차이점에 대해 오렌지라이프는 ‘고객 기반’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들었다. 과거의 보험 영업이 고객에게 상품을 권유하는 푸시 영업이었다면 고객 관리를 통한 풀 방식으로 고객의 니즈를 불러일으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명희 AiTOM교육부 차장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고객 관리 기반으로 활동 프로세스를 심플하게 4단계로 만들어 놓았고 이를 통해 FC들의 실제 소득을 늘릴 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도 향상시켰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고객의 전반적인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재무 설계를 실시하고 개별 고객 맞춤형 플랜을 제안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AiTOM 프로그램상의 ‘안심플랜’은 고객의 우선순위를 반영한 보험 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종신·노후·건강·자동차·반려견 등 여러 항목에 대해 고객 스스로 보장의 우선순위를 정한 후 가입해야 할 상품을 고객 스스로 찾게 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어 ‘클릭 내 보장’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보험 상품을 상세하게 분석한다. 고객이 원하는 보험 상품과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상품을 비교하고 우선순위와 보유 상품이 불일치하면 ‘재설계’를 통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다. 또한 ‘LSP 3.0' 프로그램을 통해 성별·나이·결혼 유무·소득·지출 등 고객 특성에 따라 개인 맞춤형 최적의 보험 상품을 찾는 것도 고객의 니즈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이다.

FC들의 소득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 방안 제시
오렌지라이프의 모든 FC들은 AiTOM 시스템이 담긴 태블릿 PC를 활용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때 소득을 기반으로 활동량을 수립하는 게 독특한 부분이다. 매월 초, 그 달의 벌어들일 소득액을 먼저 설정하면 소득 달성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실행 지침을 분석해 준다. AiTOM에 쌓인 지난 6개월간의 빅데이터를 통해 특정 소득 달성을 위한 1주일의 ‘방문 약속’, ‘고객 상담’, ‘계약 체결’ 건수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1주일에 40통의 방문 약속 전화, 10건의 고객 상담을 하면 최소 한 건의 계약이 창출된다는 식의 주간 단위 플랜이 나온다. 오렌지라이프의 FC들은 FC로서 지켜야 할 법칙(AiTOM룰)을 설정하고 이에 따라 활동한다.

주간 단위의 활동량이 데이터로 쌓이면서 활동 점수도 나온다. 한 달 단위로 각 FC들의 ‘AiTOM스코어’가 측정되고 팀별·지점별 스코어도 산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FC와 지점과 본사의 유기적인 연결이 한층 강화됐다. FC의 활동 이력이 모두 데이터화돼 남기 때문에 SM·BM들이 미진한 부분을 즉각 발견해 코칭하고 있다. 높은 점수를 받은 FC에게는 혜택을 주기도 한다.

‘공유 문화’도 AiTOM 성공에 이바지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전통적으로 선후배 FC들이 자주 소통하며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을 문화로 정착시켰다. AiTOM 내에 ‘지식센터’를 만들어 24시간 영업 노하우를 주고받는 소통 채널도 활성화했다. 김명희 차장은 “영업을 할 때 자기만의 노하우를 잘 공개하지 않으려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지만 오렌지라이프는 공유를 통해 함께 성장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퍼져 있다”며 “대선배들의 성공 노하우가 동영상으로 많이 올라와 있고 언제든지 궁금한 것을 질문·답변(Q&A)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처음 론칭한 지식센터는 현재 약 2000건의 노하우가 등록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커졌다.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불완전하다. AiTOM은 심바(SIMBA 180 days Program)라는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맞물린다. 신입 FC들이 180일 이내에 FC로서 필요한 자격 조건을 취득할 수 있도록 매달 새로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에게 적합한 커리큘럼으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는 ‘학점제’를 마련해 학습의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의 영업 혁신은 ‘영업의 재정의’에서 출발한다. 강매와 주먹구구식 영업으로 통용됐던 보험 영업을 고객 기반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컨설팅으로 격상시켰다.

오렌지라이프 내부 직원들이 생각하는 영업의 혁신은 무엇일까. 윤재성 부장은 “AiTOM과 SIMBA를 기반으로 보험에 대해 특별한 지식이 없는 누구라도 이 시스템 안에 들어오면 FC로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점”이라며 “시스템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실제 실행 단계에서 타 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오렌지라이프만의 최적의 고객 관리 기반의 활동 관리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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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5호(2019.05.20 ~ 2019.05.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