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클라우드 지원 받아 개발 인력 없어도 누구나 쉽게 서비스 구현 가능


[한경비즈니스=유성민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외래교수] 인공지능(AI)은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부터 크게 주목 받고 있다. 거의 모두가 이러한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알파고 쇼크는 AI의 한계를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임과 동시에 산업 전반에 혁신을 예고했다. 실제로 AI는 자율주행차·제조산업·에너지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 나아가 AI가 4차 산업혁명의 시작점을 알리는 핵심 기술로도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알파고 쇼크가 일어난 연도에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공식 선언했다.
중소기업이 인공지능에 접근하는 열쇠,‘서비스형 AI’ 뜬다
AI가 거의 모든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영향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AI는 또 다른 기술 격차를 불러올 것이라는 뜻이다. 1996년 인터넷으로 촉발된 정보 격차처럼 말이다.

프라이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30년 기준으로 AI가 만들어 낼 경제적 가치를 추산한 적이 있다. 추산에 따르면 AI는 15조7000억 달러(약 1경8840조원)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 AI가 만들어 낼 경제적 가치는 정말로 어마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가치가 모든 국가에 공평하게 배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PwC에 따르면 중국(7조 달러), 북미(3조7000억 달러). 북유럽(1조8000억 달러), 선진 아시아(9000억 달러), 남유럽(7000억 달러), 라틴아메리카(5000억 달러), 기타(1조2000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물론 경제 가치 규모에서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지역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AI가 미치는 비율을 고려할 때도 해당 순위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중국(26.1%)·북미(14.5%)·남유럽(11.5%)·선진 아시아(10.4%)·북유럽(9.9%)·라틴아메리카(5.3%)·기타(5.6%) 등의 순이었다.

PwC의 전망치는 AI로 얻는 이득이 국가별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이득이 자본력이 있는 선진 국가에 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특히 후자의 사실은 기술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된다. 자본이 기술 경쟁력과 직관적으로 연관 있다는 뜻이다.
퓨 리서치센터는 스마트폰의 보유와 경제적 구매력(PPP)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적이 있다. 상관관계 수준은 0.84로 높은 수치를 보였는데, 이는 자본력이 신기술에 접근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정리하면 부유 국가와 빈곤 국가는 자본력 차이로 기술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기업 간의 AI 격차 해법 ‘AIaaS’
AI로 인한 정보 격차는 국가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사이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이러한 격차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대기업은 자본이 많기 때문에 AI와 같은 유망 기술 연구·개발(R&D)에 투자할 능력이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그럴 여유가 없다. 중소기업은 AI를 다룰 줄 아는 고급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현재 상태도 유지하기 바쁘기 때문에 미래 유망 기술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이러한 격차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AI를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중소 규모의 제조 공장에서는 AI를 적용할 여유가 많지 않다. 결국 중소기업의 낮은 AI 접근성은 미래 경쟁력을 잃게 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이는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해 도태되게 할 수도 있다.

이를 타개할 해법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해법이 다행히 등장했다. 바로 ‘서비스형 인공지능(AIaaS)’이다. AIaaS(AI as a Service)는 클라우드에 AI를 구현해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이러한 서비스는 중소기업이 AI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에 구글은 클라우드를 통해 AI를 대중화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는 AIaaS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따라서 AIaaS는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으로 나아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AIaaS가 중소기업의 AI 구축을 도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AIaaS는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56.7%의 성장률을 보인다. 이는 AIaaS가 많이 주목 받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이러한 성장에는 AI 대중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이 인공지능에 접근하는 열쇠,‘서비스형 AI’ 뜬다
AI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클라우드로 지원
AIaaS가 중소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AI 구현을 쉽게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클라우드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는 개인 단말기 대신 중앙의 서버 자원을 이용해 원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클라우드는 사용 방식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유형은 서비스 이용의 목적으로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네이버 클라우드와 드롭박스·슬랙 등이 이에 해당한다.

네이버 클라우드를 예로 들어보자. 사용자는 여러 파일을 개인 단말기가 아닌 네이버의 중앙 서버 용량을 이용해 저장한다. 단말기에 차지하는 용량은 전혀 없다. 또한 해당 파일의 접근도 단말기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해당 서비스의 계정만으로 파일을 열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유형은 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중앙의 서버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등이 이러한 유형에 해당한다. 참고로 AIaaS도 이에 해당한다.

AIaaS는 둘째 유형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 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이용되는 클라우드 유형은 제공 수준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한 번 더 나뉜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 서비스형 플랫폼(PaaS) 그리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포함한다.

IaaS는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하드웨어 자원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예를 들어 기업은 AI 구현에 필요한 하드웨어 자원을 IaaS 이용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PaaS는 IaaS에 더해져 플랫폼까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AI 개발에 필요한 툴을 지원받을 수 있다.

SaaS는 거의 완성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기업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만으로 개발 없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AI 기반의 번역 서비스를 예로 들어보자. 서비스 제공 기업은 SaaS 이용으로 이미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API 연동만으로 가져와 구현할 수 있다.

정리하면 AIaaS는 서비스 제공자가 클라우드로부터 지원받아 AI 구현을 쉽게 하는 서비스다. 제공자는 필요 수준에 따라 인프라·플랫폼·소프트웨어를 지원받을 수 있다.

AIaaS의 세 가지 이점
AIaaS는 세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첫째 이점은 ‘접근성’이다. AIaaS는 AI에 필요한 하드웨어에서부터 심지어 완성된 소프트웨어까지 클라우드에서 지원해 준다. 특히 SaaS 방식은 AI 초보자도 AI를 구현할 수 있게 할 정도다. 작년에 AI 서비스 실습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AI를 처음 다룬 완전 초보였다. 그런데 단지 세 시간 만에 AI 관련 서비스 세 개를 실습만으로 구현했다. 한 시간에 한 개의 서비스를 구현한 셈이다.

실제로 여러 클라우드 기업은 AIaaS를 통해 AI를 쉽게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마존은 AI 관련 아이디어만 있으면 AWS로 쉽게 구현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8000명의 AI 개발자가 만든 AI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만 하면 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둘째는 ‘가격 효율성’이다. 클라우드는 ‘사용한 만큼 지급(Pay as you go)’하는 가격정책을 따른다. 고정비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른 유휴 자원의 낭비, 감각상각비 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오직 사용한 만큼만 지불하면 된다.

특히 AWS의 가격정책은 좀 더 매력적이다. AWS는 스폿 인스턴스(Spot instance)라는 할인 정책을 제공하는데, 제공 받는 하드웨어 자원에 30%만 사용하면 70%까지 할인해 준다.
셋째는 ‘편의성’이다. 클라우드 기업은 AI 구현에 필요한 자원을 한 곳에 담아 제공한다. 따라서 제공자는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AI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포털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제공한다.

AIaaS의 이러한 장점은 중소기업이 AI 구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접근성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처음 시작하는 창업자도 AI 서비스를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소기업이 AI 시대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뒤처지지 않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나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체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자본이 많기 때문에 AI 플랫폼을 직접 구현해 사용할 것이다. 그런데 사업 범위에 한계가 있다. 대기업이 진출한 사업 범위의 영역 한계가 있기 때문에 AI 관련 사업 아이디어 도출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클라우드를 이용해 중소기업에 AIaaS를 제공한다면 이러한 영역이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 다시 말해 대기업은 AIaaS로 중소기업에 AI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대신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IBM이 블록체인 기술로 식품·무역 등에 진출한 것처럼 말이다. 물론 중소기업은 AIaaS를 통해 속한 사업군의 AI 혁신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결국 AIaaS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는 중간 다리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러한 상생은 4차 산업혁명의 규모를 더욱더 키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이 인공지능에 접근하는 열쇠,‘서비스형 AI’ 뜬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6호(2019.05.27 ~ 2019.06.0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