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일상생활과 산업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에너지인 전력을 공급하는 중대한 역할을 짊어진 곳이 바로 한전이다.
현재 한전의 경영 방침은 위기 극복과 미래를 위한 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실적 부진을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 기준 60조6276억원 매출에 208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제 연료 가격 상승과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 이용률 하락으로 전력 구입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적자의 주된 요인이다.
실적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한전은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우선 사업 효율 개선을 통해 약 5600억원을 절감한다.
이를 위해 승강 구동장치 활용 공간 확장 공법,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 케이블 점검 등 그간 확보한 신기술을 사업 분야 곳곳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성과가 저조한 연구·개발(R&D) 과제와 수익성이 낮은 사업들을 정리하며 허리띠를 졸라맬 예정이다.
이와 함께 빠르게 변화 중인 전력 산업의 흐름을 감지하고 에너지 신산업 생태계 조성에 사활을 걸며 미래를 위한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재 한전은 전기자동차 보급을 위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을 비롯해 전력망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그리드, 스마트 에너지 시티 구축 등을 진행 중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다.
특히 예상보다 일찍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한전은 다양한 모델의 충전소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까지 공용 급속 충전기 3000기 구축이 목표다.
최적의 에너지 운영 절감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자체 개발한 ‘에너지 종합 관리 시스템(K-SEM)’을 통해서다. K-SEM은 2018년 기준 한전의 전국 120개 사옥에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빌딩·공장·대학 등에 K-SEM 기반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추진해 2017년 21개소, 2018년 25개소를 보급했고 향후 지속적으로 K-SEM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한전은 김종갑 사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한전 사장에 오른 그는 공직과 민간 기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행정고시 17회 출신으로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까지 지냈고 2007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사장 자리에 올라 3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특히 김 사장은 당시 적자 수렁에 빠졌던 하이닉스반도체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로 전환시키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번에도 위기에 빠진 한전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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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0호(2019.06.24 ~ 2019.06.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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