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9 상반기 히트상품]
-1000명 소비자 대상으로 총 9개 부문 조사
'선 없는 청소기·밥보다는 핫도그'…소비자들이 선택한 상반기 히트 상품은?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제품들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한경비즈니스가 1000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2019 상반기 히트 상품’을 살펴봤다.

가전의 경우 일반 가전에서는 ‘삼성전자’가, 신가전에서는 ‘LG전자’가 웃었다. 급격히 성장한 뷰티 가전과 인공지능(AI) 스피커에서는 다양한 제품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식음료에서는 한식보다 샌드위치·핫도그·면의 인기가 높았다. 애주가들은 신상 맥주 ‘테라’를, 소비자들은 ‘쿠팡’의 유통 채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일반가전·신가전, 고정관념을 버려야 ‘인기 상품’

일반 가전에서는 삼성전자의 ‘2019 무풍 에어컨’이 56.2%(복수 응답, 300% 만점)로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다. ‘2019 무풍 에어컨’은 가전에 비교적 관심이 적다고 여겨지는 20대·남성·초중고 학생들에게 고른 지지를 얻었다.

‘2019 무풍 에어컨’을 선택한 응답자 중 61.5%는 20대로 나타났다. 2위는 LG전자의 ‘LG 트롬 트윈워시(43.4%)’였다. 전업주부(52.3%)와 여성(48.0%)들의 선택이 뒷받침된 결과다. 3위를 차지한 LG전자의 LG시그니처 올레드 TV는 38.0%의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았다.

2위인 LG트롬 트윈워시가 여성들의 지지가 높았던 반면 LG시그니처 올레드 TV는 상대적으로 남성 응답자의 비율이 44.2%로 더 높았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 명가’들의 제품을 제치고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인 ‘트레이더스 에어프라이어’가 31%로 5위를 차지했다. 기름 없이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 제품에 대한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공기 정화와 청소에 특화된 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무선청소기 등 ‘신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서는 ‘신가전’ 부문을 따로 분류해 설문을 실시했다. 전체 응답자 중 54.4%가 LG 코드제로 A9 무선 청소기를 선택했다. 청소기의 패러다임을 유선에서 무선으로 바꿔 놓은 이 제품은 여성·30대·전업주부들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또 40대(61.0%)와 30대(64.5%)의 응답률이 타 집단에 비해 높았다.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는 52.1%로 1위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특히 20대의 응답률이 58.0%라는 점이 눈에 띈다.

3위는 LG전자의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로 전반적으로 LG전자의 제품들이 많은 지지를 얻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무풍 큐브 공기청정기가 29.3%로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순위였다.
'선 없는 청소기·밥보다는 핫도그'…소비자들이 선택한 상반기 히트 상품은?
가전 부문에서 1위에 오른 ‘2019 무풍 에어컨’과 ‘코드제로 A9’은 기존 제품의 고정관념을 탈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풍 에어컨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에어컨 디자인을 탈피해 마이크로 홀로 구성된 패널을 장착했다.

특히 공기 청정 기능을 탑재해 여름철 한철 가전이라고 여겨졌던 에어컨을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코드제로 A9은 청소기의 선을 과감히 없앰으로써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도모했다. 과감히 버린 고정관념이 인기 상품의 길을 열어줬다.

◆춘추전국시대 승자는 ‘프라엘’과 ‘기가지니’

집에서도 손쉽게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는 ‘뷰티 가전’은 고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만 시장 규모가 약 5000억원대로 급격히 성장했다.

뷰티 가전의 대세는 역시 LG전자였다. LG전자의 ‘프라엘 LED 마스크’는 전체의 65.2%의 선택을 받으며 뷰티 가전의 왕임을 증명했다. 뷰티 가전의 충성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40대·직장인 응답자의 선택 비율이 높았다.

2위는 셀리턴 LED 마스크(51.4%)였다. 프라엘 LED 마스크가 40대(76.0%)의 지지가 높았던 반면 셀리턴 LED 마스크는 상대적으로 30대 응답자의 비율이 61.5%로 높았다.

뷰티 가전과 함께 다양한 기업의 제품이 경쟁하는 품목은 ‘AI 스피커’다. 국내 통신사에서부터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이르기까지 자사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장착한 스피커를 시장에 출시했다.

이는 AI 스피커가 AI 플랫폼을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좀 더 깊숙이 침투시킬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KT의 ‘기가지니’가 58.9%로 1위를 차지했다. 여성·20대·초중고 학생 응답자가 기가지니를 선호했다.

카카오의 ‘카카오미니’는 58.5%의 응답률을 얻어 2위에 올랐다. 기가지니가 10대(73.0%)와 20대(74.0%)의 응답률이 높았던 반면 카카오미니는 상대적으로 30대(67.5%)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1위와 2위를 제외하고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AI 스피커들은 모두 20% 후반부터 30% 중반까지의 고른 지지를 얻었다. AI 스피커 경쟁전은 여전히 ‘진행 중’인 셈이다.

◆HMR의 왕은 ‘CJ’…샌드위치·면·핫도그 인기 높아

1인 가구의 증가와 고품질 상품의 등장으로 편의점 PB 상품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 PB 상품군에서는 GS25의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가 50.4%로 1위를 차지했다. 모 방송국 매점에서만 판매해 아이돌들이 즐겨 먹는다는 샌드위치 레시피를 활용한 이 제품은 여성·10대·대학(원)생 응답자의 지지를 얻었다.

편의점 PB 상품군에서 50%가 넘는 선택을 받은 것은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가 유일했다. 이마트24의 자체 PB 아이스크림인 ‘바나나에 반하나’는 남성 응답자(41.4%)들의 인기에 힘입어 총 36.9%로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의 뒤를 이었다.

특히 편의점 PB에서는 샌드위치 상품의 인기가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위 또한 CU의 딸기샌드위치 ‘우쥬메리미(36.3%)’에 돌아갔다.

식품 기업들이 왕좌를 겨룬 식음료 부문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42.0%가 삼양의 ‘핵불닭볶음면’을 선택했다. 하지만 식품군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였다. 근소한 차이로 오뚜기 ‘진짜쫄면(41.6%)’, 오뚜기 ‘쇠고기 미역국 라면(40.2%)’, 팔도 ‘괄도네님띤(39.6%)’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골고루 받은 와중에 음료나 과자보다 면제품들이 상위권에 자리했다.
가정간편식(HMR)의 왕은 역시 ‘CJ제일제당’이었다. 이 중에서도 CJ제일제당의 ‘고메 핫도그’가 48.4%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HMR에서는 5위까지 모두 CJ제일제당의 제품으로 채워졌는데 햇반컵밥 치킨마요(45.9%), 고메 치킨(38.4%), 비비고 소고기죽(30.8%), 비비고 반계탕(26.5%)의 순서였다. 죽이나 반계탕 등 한식 제품을 제치고 핫도그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최근 길거리 음식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것과 함께 에어프라이어의 보급으로 집에서도 손쉽게 핫도그 조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의 독주 속에서 풀무원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풀무원의 ‘생가득 얇은피 꽉찬소 고기만두(24.2%)’, ‘생면식감 꼬불꼬불 물냉면(18.7%)’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이트진로’와 ‘쿠팡’이 지배한 주류·신유통

올 상반기 국내 주류 시장은 ‘테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3월 출시 후 누적 판매량만 약 6000만 병이다. 설문 결과에서는 특히 남성·20대·직장인의 ‘테라 사랑’이 돋보였다. 테라는 세계 공기 질 1위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수매한 맥아만을 100% 쓴 ‘청정 맥아’라는 점을 강조했다.

2019년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인 미세먼지를 위로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자는 하이트진로의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소주 원조 브랜드 ‘진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진로’를 출시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44.8%의 지지를 얻으며 2위로 선전했다. OB맥주의 ‘카스한입캔’은 여성(42.0%)의 지지에 힘입어 3위(38.2%)에 올랐다.

최근 유통 산업에서는 주문한 다음날 새벽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새벽 배송’부터 직접 배송에 뛰어든 유통 기업들까지 다양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전자기기·화장품 등 특정 제품군에 특화된 ‘전문점’도 속속 등장했다.

관심을 모았던 신유통 채널에서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72.4%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스타트업 ‘마켓컬리’가 55.6%, 이마트의 창고형 마트인 ‘트레이더스’가 46.9%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쿠팡은 새벽배송 ‘로켓프레시’가 4위(41.3%)에 올라 신유통 분야에서의 소비자들의 쿠팡을 향한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9 상반기 히트 상품 조사 방법
2019 상반기 히트 상품 설문 조사는 오픈서베이를 통해 전국 10대부터 50대까지 동일한 비율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6월 12~17일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3.10%포인트, 신뢰 수준은 95%다.

설문 조사 부문은 일반 가전, 뉴라이프 가전, 뷰티 가전, AI 스피커, 편의점 PB 상품, 식음료, HMR, 주류, 신유통으로 나눴다. 각 기업의 주력 상품을 포함했고 가전에선 가장 최근 출시된 제품을 목록에 넣었다. ‘신유통’은 새벽배송·당일배송·전문점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통 방식을 지칭했다.

응답자들은 항목별로 가장 관심이 가거나 인기가 높다고 여겨지는 상품을 3개씩 선택했다. 선택된 3개의 제품은 점수의 차등 없이 모두 동등하게 집계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1호(2019.07.01 ~ 2019.07.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