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9 상반기 히트상품]-편의점 PB 부문 1위 'GS25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
-9개월간 1620만 개 판매…인기도 ‘아이돌급’
-국내 넘어 베트남 입맛도 홀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한경비즈니스가 1000명의 소비자 설문을 통해 상반기 ‘히트 상품’ 9개를 선정했다. 일반 가전, 신가전, 뷰티 가전, 인공지능(AI) 스피커, 편의점 자체 브랜드(PB) 상품, 식음료, 가정간편식(HMR), 주류, 신유통 서비스 등 9개 분야에서 소비자를 사로잡은 제품들이다. 상반기 히트 상품을 통해 올해 소비 트렌드를 읽어본다.
SNS에서 화제 된 ‘방송사 매점 샌드위치’에서 착안
편의점 GS25는 다양한 토핑으로 맛을 낸 20여 가지 샌드위치를 선보이고 있다. 이 중 단연 화제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유어스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이하 아이돌 샌드위치)’다. 아이돌 샌드위치는 이번 조사에서 편의점 PB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GS25에 따르면 아이돌 샌드위치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300만 개 판매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지난 6월 20일 기준 누적 판매량 1620만 개를 돌파했다. GS25가 판매한 역대 샌드위치 중 최다 판매 실적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제품 이름처럼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SNS에서 화제 된 ‘방송사 매점 샌드위치’에서 착안
◆원제품 대비 ‘대중적 맛’으로 업그레이드

아이돌 샌드위치는 지난해 한 방송사 매점 샌드위치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탄생한 제품이다. 아이돌 스타들이 방송이나 개인 SNS 등을 통해 SBS 등촌홀 매점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이하 매점 샌드위치)가 맛있다는 내용을 게시하면서부터다. 급기야 지난해 7월 말 모 인기 아이돌 그룹이 매점 샌드위치를 구매해 팬들에게 나눠주는 이른바 ‘역조공 사건’이 벌어지면서 더욱 이슈가 됐다.

소식을 접한 유영준 GS리테일 샌드위치 MD(상품 기획자, 현 김밥·주먹밥 MD)는 ‘이거다’ 싶은 생각에 8월부터 관련 자체 브랜드(PB)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매점 샌드위치는 해당 방송사 관계자 등만 출입이 가능한 제한된 곳에서 판매하는 상품이었던 만큼 일반 소비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희소성’과 ‘호기심’ 그 자체였다. 관련 PB 제품을 개발해 판매한다고 해도 해당 매점에 해가 없음은 물론이었다.

유 MD는 기획부터 출시까지 최소 3개월 이상이 걸리는 기존 신상품과 달리 1개월 만에 제품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슈가 지속되는 기간 동안 제품을 출시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 MD는 우선 인맥을 총동원해 매점 샌드위치를 직접 맛봤다. 매점 샌드위치와 가장 유사한 레시피를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SNS를 통해 레시피가 잘 알려진 상황이었던 만큼 그와 다르다면 소비자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다만 제품의 맛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가장 대중적인 맛’을 찾는 게 중요했다.

유 MD는 아이돌 등이 SNS에 올라온 매점 샌드위치 레시피와 GS25의 기존 샌드위치 개발 노하우를 접목해 고객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아이돌 샌드위치의 맛을 잡아 갔다. 결국 목표대로 한 달이 채 못돼 매점 샌드위치를 업그레이드한 가장 대중적인 레시피를 구현할 수 있었다.

유 MD는 “계란과 감자를 으깬 후 섞은 ‘에그감자샐러드’와 양배추와 꽃맛살을 사우전 아일랜드소스로 버무린 ‘양배추맛살샐러드’, 달콤한 딸기잼을 빵 4장에 차례로 토핑해 충분한 양과 익숙한 맛, ‘단짠의 극대화’로 승부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매점 샌드위치에서 영감을 얻은 GS25가 아이돌 샌드위치를 판매한다는 소문이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며 제품 출시 전부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9월 초 정식 판매에 돌입한 이후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10월 4일까지 약 한 달 만에 300만 개 판매 기록을 세운 것이다. SNS 이슈와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10~20대가 주요 고객이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출시 후 약 한 달 만에 특정 상품이 판매량 300만 개를 돌파한 것은 역대 샌드위치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도시락·김밥·주먹밥 등 모든 간편 먹거리를 통틀어 처음”이라며 “매년 봄철 3개월간 판매하는 또 다른 히트 상품 ‘딸기 샌드위치’가 3개월 동안 240만 개 정도 팔려나가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히트작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돌 샌드위치의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6월 20일 기준 누적 판매량 1620만 개를 돌파했다. 이는 GS25 샌드위치 카테고리 내 매출 1위에 해당한다. GS25가 판매한 역대 샌드위치 중 최다 판매 실적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제품 출시 초 주요 고객층이던 10~20대가 30~50대로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SNS에서 화제 된 ‘방송사 매점 샌드위치’에서 착안
◆“‘편의점은 주먹밥’ 공식 깨뜨릴 것”

아이돌 샌드위치는 국내를 넘어 베트남에서도 인기다. ‘베트남 GS25’는 지난해 12월 14일 한국 GS25에서 판매하는 아이돌 샌드위치와 동일한 레시피와 상품명을 적용한 신제품을 현지에서 선보였다. 아이돌 샌드위치는 출시 3일 만에 푸드 서비스 카테고리 매출 1위에 올랐다.

GS25에 따르면 베트남 GS25의 푸드 서비스 카테고리는 점포에서 직접 조리해 제공하는 즉석 먹거리와 도시락·김밥·주먹밥·샌드위치·햄버거 등의 프레시 푸드를 모두 합한 것으로,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카테고리다.

특정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푸드 카테고리에서 매출액 1위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일로, 그동안 인기 상품이었던 떡볶이·반바오·반지오·소이만 등을 제치고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이례적 결과라는 게 GS리테일의 설명이다.

김근우 GS25 해외사업팀 과장은 “대한민국에서 베트남 음식점이 성행하고 베트남 GS25에서 K푸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양국의 입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대한민국 GS25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샌드위치 역시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앞으로도 자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2·제3의 아이돌 샌드위치’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구충훈 GS리테일 프레시 푸드 MD는 “아이돌 샌드위치는 샌드위치가 편의점의 대명사 격인 주먹밥과 김밥 매출을 넘어선 이례적인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에 대한 집착을 통해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고 품질의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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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1호(2019.07.01 ~ 2019.07.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