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상품 구성·서비스 등 높은 평가…3·4위는 신세계·현대백화점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한국 면세점의 경쟁력은 단연 독보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면세 시장을 갖고 있고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 한국은 10년째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업계는 172억3817만 달러(19조23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다양한 규제와 이슈가 맞물렸지만 전년 대비 34%나 매출이 뛰었다.
면세점업계는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가 주도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액의 87%는 롯데·신라·신세계 등 업계 ‘빅3’ 면세점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비즈니스가 실시한 ‘2019 항공·호텔·면세점 랭킹’ 조사에서도 면세점 빅3의 존재감이 빛났다. 이번 조사는 항공·호텔·면세점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소비자가 직접 이용해 본 브랜드를 고른 후 해당 기업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항목별 최다 1위는 롯데
소비자가 면세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상품·브랜드 구성의 다양성 △적립금·할인 쿠폰 등 혜택 △모바일·온라인 사용 편의성 △서비스 △가족·지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면세점 등 다섯 개 항목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한 실적이 아니라 면세점을 직접 이용해 본 국내 소비자들이 매긴 점수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 결과 1위는 신라면세점이 차지했다. 신라면세점은 적립금·할인 쿠폰 혜택(38.8점), 모바일·온라인 사용 편의성(41.6점)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적립금·할인 쿠폰 혜택은 종합 2위인 롯데면세점과 6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신라면세점은 구매 실적에 따라 부여하는 멤버십 등급 외에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5가지 맞춤형 멤버십 서비스 ‘라라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라라클럽에 가입한 고객은 상품 구매 시 본인이 소속된 클럽 등급과 구매 품목에 따라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이 ‘라라캐시’로 적립되며 적립된 라라캐시는 온라인 면세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신라팁핑’을 통해 상품평을 작성하는 소비자에게 최대 3%까지 현금성 혜택을 제공한다.
신라면세점이 1위를 차지한 적립금·할인 쿠폰 혜택과 모바일·온라인 사용 편의성 항목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국내 면세점업계는 모바일과 온라인 면세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오프라인 면세점보다 온라인 면세점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이나 이벤트 혜택이 더 큰 편이다.
3시간 전까지만 주문하면 공항 인도장에서 바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더구나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서만 제공하는 모바일 전용 혜택도 나오고 있다.
2위는 롯데면세점에 돌아갔다.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신라면세점의 손을 들어줬지만 실적으로만 따지면 롯데면세점이 국내 1위, 세계 2위다. 롯데면세점은 종합 2위였지만 5개 평가 항목 중 3개 항목에서 1위를 기록하며 ‘항목별 최다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상품·브랜드 구성(51점), 서비스(46.6점), 가족·지인 추천(41.5점)에서 1위를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브랜드 소싱력에서 국내 최고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에는 11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는 사업 초기부터 이어져 온 롯데의 강점이다.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콧대 높은 럭셔리 브랜드가 1980년 세계 면세업계 최초로 롯데면세점에 자리 잡았다.
세계 3대 명품 브랜드의 입점은 세계가 한국의 면세점 시장을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는 쇼핑 인프라로 작용했다. 또한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 등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를 국내 최초로 상륙시켜 한국 보석 시장의 양성화를 촉진했다.
2006년 국내 면세점업계 최초로 문을 연 고객상담센터는 롯데면세점이 ‘서비스’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면세점은 고객상담센터를 통해 고객 창구 일원화와 통합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 전국 지점의 고객 요구에 일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적립금·할인 쿠폰 혜택, 모바일·온라인 사용 편의성 항목에서는 신라면세점에 밀리며 총점 3.3점 차이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오프라인 경쟁력은 국내 1위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8개, 해외 12개 등 총 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명동본점은 단일 면세점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낸다. 작년에만 4조원을 넘겼다.
◆신흥 강자 신세계 3위
면세점업계의 신흥 강자인 신세계면세점은 3위를 차지했다. 상품·브랜드 구성(40.8점), 서비스(40점), 가족·지인 추천도(36.3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신세계면세점은 2015년부터 매년 두 배 가까이 매출이 늘어나면서 빠르게 시장 판도를 바꿨다.
신세계는 2012년 부산 해운대에 있는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며 면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5년 신규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며 면세업에 본격 진출했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3년 만에 점유율 18%를 차지하며 롯데와 신라가 양분해 오던 면세 시장을 3강 체제로 바꿨다.
특히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반납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 DF1·5 구역을 차지하며 역대 최고 매출액인 3조3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에는 인천공항 탑승동 알짜 위치에 식품 매장을 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4위에 올랐다. 오프라인 매장은 강남에 자리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한 곳 뿐이지만 적립금·할인 쿠폰 혜택(36.5점)과 온라인·모바일 사용 편의성(35.1점) 항목에서 3위를 차지하며 선방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6년에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따냈다. 하지만 백화점의 소싱 능력을 바탕으로 명품 브랜드 유치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루이비통·에르메스·샤넬 등 3대 명품을 입점 시키지 못했다. 그 결과 상품과 브랜드 구성 항목에서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용산에 단일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HDC신라면세점)은 5위에 올랐다. 하지만 적립금·할인 쿠폰 혜택(37.5점) 항목에서 신라면세점에 이어 2위를 거뒀다.
6위부터는 중견·중소 면세점인 SM면세점(총점 115.9점), 동화면세점(74.3점), 제주관광공사 중문면세점(64.5점), JDC면세점(60.7점)이 뒤를 이었다. 한편 응답자 15인 이하를 기록한 두타면세점은 평가 결과에서 제외했다.
◆조사 방법
한경비즈니스와 시장 분석 서비스 업체 오픈서베이가 항공사·호텔·면세점을 이용해 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2019 항공사·호텔·면세점 만족도 랭킹’을 조사했다.
응답자는 모두 2000명이고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별 균등 비율을 적용해 전국 이용객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항공사 조사는 △서비스(승무원의 응대 등) △좌석 △운항의 안정성·△노선의 다양성 △가격·마일리지 △가족·지인 추천 등 6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평가 대상은 국내선을 운항 중인 국내 항공사, 국제선을 운항 중인 국내·외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했다.
호텔 조사는 △객실 △부대시설(수영장·로비·비즈니스센터·사우나 등) △접객 서비스(프런트·컨시어지 등) △비용 대비 만족도 △가족·지인 추천 등 5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평가 대상은 한국관광공사 인증을 받은 전국 5성급과 4성급 호텔이다.
면세점 조사는 △상품·브랜드 구성 △적립금·쿠폰 혜택 △모바일·온라인 사용 편의성 △서비스 △가족·지인 추천 등 5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한국면세점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모든 조사는 각 항목별 만족도를 매우 만족(+100점), 만족(+50점), 보통(0점), 불만족(-50점), 매우 불만족(-100점) 등 5단계로 평가하도록 하고 이를 합산해 순위를 매겼다. 평가 중 응답자가 15명 이하인 곳은 순위에서 제외했다. 동점이면 응답자가 많은 순으로 순위를 매겼다. 조사 기간은 2019년 7월 2~3일, 표본 오차는±4.37%포인트(95% 신뢰 수준)다.
kye0218@hankyung.com
[커버스토리=선택하면 후회하지 않을 호텔·항공사·면세점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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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3호(2019.07.15 ~ 2019.07.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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