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모빌리티 사업 분사로 설립된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6월 글로벌 대체 투자자 TPG컨소시엄에서 5000억원을 투자받으며 같은 해 8월 공식 출범했다.
◆‘카카오택시’로 택시 시장 ‘파란’ 일으켜
카카오모빌리티의 등장에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통해 모빌리티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5년 카카오택시의 등장은 그야말로 ‘파란’이었다. 기존 택시 서비스에 피로감을 느낀 사용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결제 정보를 사전에 등록해 번거로운 과정을 없앤 ‘자동 결제’와 택시 탑승 정보를 카카오톡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함으로써 편의를 도모했다.
2017년 카카오택시는 ‘카카오 T택시’로 브랜드명을 바꿨다. 현재 가입 운전사는 23만 명으로, 이는 전국 택시 운전사 27만 명 중 85%를 차지한다. 하루 평균 호출 수는 150만~165만 건에 이르고 최대 일 호출 수는 290만~320만 건에 이른다.
택시 호출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누적 가입자 수 2300만 명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를 기반으로 택시·대리운전·주차·내비게이션·전기자전거 서비스와 기업 회원을 위한 ‘카카오T 비즈니스’ 등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지난 9월 택시 가맹 사업자인 ‘타고솔루션즈’를 인수하고 사명을 ‘케이엠솔루션’으로 변경했다. 서비스 명칭은 ‘카카오T 블루’다. 카카오T 블루는 자동 배차 시스템과 함께 자체 서비스 교육을 이수한 운전사들만 운행할 수 있게 했다. 또 월 260만원의 완전 월급제(주 52시간 근무 기준, 인센티브 별도 지급)로 운전사들의 처우를 개선했다.
카카오T택시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용자들에게 별도의 중개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컸다. 하지만 기업은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고민하던 카카오가 내놓은 것은 고급 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 블랙’이다. 전문 교육을 이수한 택시 운전사들이 2800cc 이상의 고급 차량을 운행한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일반 개인 고객은 물론 기업 임직원 의전 등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예약 기능을 도입해 편의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2018년 4분기 기준으로 카카오T 블랙의 누적 이용 승객 수는 약 72만 명에 이른다.
2016년 5월 출시된 모바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카카오T 대리는 호출·탑승·결제가 한 번에 가능해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업계 최고 수준의 보험과 별도의 보험료(카카오모빌리티 부담), 프로그램 이용료와 관리비를 부과하지 않아 기존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없앴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발빠른 M&A로 서비스 다각화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모빌리티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는 몇 가지 전략이 있다. 우선 적절한 시기에 이뤄진 과감한 인수·합병(M&A)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 서비스는 카카오내비와 카카오파킹이다. 카카오는 2015년 5월 인수한 록앤롤의 ‘국민내비 김기사’를 전면 업그레이드해 2016년 2월 ‘카카오내비’를 선보였다. 카카오내비는 국내 교통 환경에서의 독보적 사용성을 기반으로 구글 안드로이드오토의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탑재되는 등 모바일을 넘어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서비스 도메인을 확대 중이다.
카카오는 또 2016년 2월 주차 플랫폼 ‘파크히어’를 운영하던 스타트업 ‘파킹스퀘어’를 인수해 2017년 10월 카카오T앱에서 ‘카카오T주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지역 1600여 개 주차장 운영자, 지자체의 공영 주차장과 제휴하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T주차는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스마트 시티 실증 사업의 교통(주차) 분야의 사업 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커넥티드 파킹’을 주도하며 혁신을 이끌고 있다.
성장 비결 중 둘째는 ‘기술력’이다. 카카오T택시는 머신 러닝 기반의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을 적용해 스마트 호출을 선보이는 등 효과적 택시 매칭을 위한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내비는 크라우드 소싱(기업 활동 일부 과정에 대중을 참여시키는 것) 기반의 자동 제작 기술을 통해 지도를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한다. 24시간 차량의 흐름을 분석해 1분 단위로 빠르고 정확하게 길을 안내하고 최대 1년까지 원하는 시점과 목적지까지의 예상 소요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는 것 또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장점이다. 현재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자동차나 택시로 이동하기 어렵고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라스트 마일’을 점령하기 위한 경쟁이 거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흐름을 놓치지 않고 올해 3월 ‘카카오T바이크’를 시작했다. 현재 카카오T바이크의 운영 규모는 전국 2600여 대 정도다. 페달을 밟으면 전기가 공급되는 페달 보조 방식(PAS)을 택한 전기자전거를 공급해 차별화했다.
최근엔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T앱을 통해 해외 현지에서 다양한 이동 수단을 호출하는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를 현재 일본과 베트남에서 시행 중이다. 일본에서는 최대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를 운영하는 ‘재팬택시’와 제휴해 택시 로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베트남에서는 글로벌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사인 ‘스플리트(Splyt)’와 제휴, 그랩의 서비스를 호출할 수 있있다.
◆인터뷰 : 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축적한 데이터, 배차 알고리즘 고도화 등에 활용”
모빌리티 산업의 사회·정책 측면과 서비스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디지털경제연구소 김건우 수석이코노미스트에게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술력과 향후 서비스 방향에 대해 물었다.
▶서비스를 개발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모빌리티 플랫폼은 다수의 승객과 운전사가 참여할수록 연결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수만 명의 승객과 운전사를 실시간으로 매칭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동의 수요와 공급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끊이지 않고 연결되도록 고도의 알고리즘과 인프라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또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편리한 사용자 디자인도 갖춰야 한다.”
▶축적된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하나.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수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배차 알고리즘 고도화 등 서비스 개선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내부의 다양한 인공지능(AI) 서비스 구축에서부터 공공 정책 자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면 머신 러닝을 활용해 실시간 수요 공급 현황을 학습하고 택시 운전사들의 운행 패턴을 알고리즘에 반영해 이용자들이 더 빨리 택시를 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활용에도 협력한다.
야간에 장기간 이동하고 실외에서 대기해야 하는 대리 운전사들을 위한 쉼터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에 카카오모빌리티의 데이터를 제공했다. 서울·경기도 등과 협력했고 향후 쉼터 설치를 검토 중인 지자체와도 협력할 예정이다.”
▶모빌리티 산업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꿀까.
“다수의 모빌리티 플랫폼은 궁극적으로 MaaS(Mobility as a Service)를 지향한다. 이용자들은 MaaS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의 여정을 계획하고 이동 수단 예약과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최종적으로 시민들은 이동 수단을 소유하지 않아도 편리하고 합리적 비용을 들여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mjlee@hankyung.com
[스페셜 리포트=2019 대한민국 모빌리티 혁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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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8호(2019.10.28 ~ 2019.11.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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