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주식·선물·FX 모든 시장을 관통하는 트레이딩 규칙
[서평] 리스크가 없으면 리워드도 없다
◆터틀 기법을 업그레이드한 트레이딩 바이블
고지로 지음 | 박명진 역 | 최성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한경비즈니스= 한경BP 윤효진 편집자]월스트리트를 뒤흔들어 전설로 회자되는 ‘터틀 실험’은 두 명의 천재 트레이더가 나눈 우연한 대화에서 시작됐다. 바로 리처드 데니스와 빌 에크하르트다. 두 사람은 ‘천재 트레이더가 타고나는 것이냐, 배우면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데니스는 가능하다고 했고 에크하르트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설전 끝에 실험해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들은 신문에 광고를 내 실험 참가자를 모집했다. 지원자들은 직업도 나이도 모두 다양했는데 그중 트레이딩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을 선발해 2주 동안 교육했다. 그런 다음 각자에게 100만 달러의 운용 자금을 나눠 주고 트레이딩을 하게 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수년에 걸쳐 이뤄진 이 실험에서 터틀들은 연평균 80%라는 놀라운 수익을 올렸다. 한마디로 대성공이었다. 즉, 천재 트레이더는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그 실험에 참가한 이들을 ‘터틀’이라고 불렀는데 거북을 키우듯이 트레이더도 키울 수 있다는 의미였다.


‘트레이딩 바이블’의 저자이자 트레이딩 코치로 활약 중인 고지로 씨 역시 누구든 제대로 배우면 트레이더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터틀의 모든 것을 추적, 그들의 성공 요인을 밝혀내 실제 투자에서 활용했고 트레이더를 키우는 강의에서도 널리 알렸다.


터틀 기법을 현실에 적용함으로써 터틀의 핵심 성공 요인이 자금 관리와 리스크 관리였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여기에 진일보한 매수·매도 기법을 더해 성공 확률을 높였다. 저자는 연구와 실전으로 갈고닦은 그 모든 것을 ‘트레이딩 바이블’, 이 한 권에 모두 담았다.

트레이딩은 결론적으로 리스크를 부담해 수익을 거두는 일이다. 리스크가 높을수록 수익 기대치가 높고 리스크가 없으면 수익도 없다. 하지만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지나친 리스크를 떠안으면 파산하게 될 수도 있다.


터틀 멤버들의 자금 관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파산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를 전제로 회당 적정 거래 규모를 산출하고 진입 이후 손절매 설정 규칙을 정해 일관되게 지켰다.
이에 따라 수익은 키우되 손실은 부담 가능한 수준에서 끊어냈다. 터틀 멤버들이 승률(수익을 거둔 횟수)이 높지 않음에도 경이적인 수익률(전체 자금 대비 수익 자금 비율)을 기록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책에는 지금까지도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터틀의 자금 관리, 리스크 관리 기법을 기초부터 확실히 익힐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자가 강조하는 이 책의 핵심 효용은 모든 트레이더가 자신만의 규칙을 세우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9개의 워크시트를 제시했다. ①거래 종목과 거래하는 봉
(캔들)의 조건 ②트레이딩 자금과 연간 목표 수익 ③1회당 거래량 ④최대 거래량 ⑤진입 규칙 ⑥손절매 규칙 ⑦트레일링 스톱 규칙 ⑧수익 확정 규칙 ⑨포지션 추가 규칙 등이다.
이 아홉 가지 규칙을 세워둔다면 가격 변동에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는 일 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두는 ‘V 트레이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막 시장에 발을 들인 트레이더라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게 목표라면 아주 적절한 교과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미 자신의 트레이딩을 하고 있지만 V 트레이더가 되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미숙한 지점을 확인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4호(2019.12.09 ~ 2019.12.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