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용 모델로 올해 2월 출시…미국 저명 자동차잡지 ‘모터 트렌드’ 올해의 차 수상
텔루라이드 활약에 함박웃음 짓는 기아차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텔루라이드는 기아자동차가 올해 2월 북미(미국·캐나다) 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북미 전용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오직 북미 지역에서만 판매하기로 결정한 만큼 외관부터 주행 성능까지 모든 것을 북미 지역의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만들었다. 생산도 미국 현지(조지아 공장)에서 하고 있다.

이렇게 북미 시장에 출시된 텔루라이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기아차를 웃음 짓게 하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현지에서 총 5만2108대가 팔리며 판매 호조를 기록한 텔루라이드는 최근 미국 평가 기관과 자동차 관련 유력 매체들에서 잇달아 올해 최고의 차로 선정되는 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 내부에서는 이런 호평을 토대로 내년에도 북미 시장에서 텔루라이드의 판매 증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북미 시장에서 누적 판매 5만 대 넘어


기아차에 따르면 텔루라이드는 북미 지역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외관과 실내 공간을 고급스럽고 넓게 제작했다. 게다가 가솔린 3.8엔진을 탑재해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갖췄고 ‘첨단 지능형 주행 안전 기술(ADAS)’ 등의 첨단 주행 기술이 대거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11월까지 누적 판매 5만 대를 넘어서는 등 미국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말을 맞아 진행 중인 각종 시상을 휩쓸며 기아차의 위상을 보다 높이고 있다.

텔루라이드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는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선 세계 최고 자동차 전문지로 꼽히는 미국 모터트렌드는 지난 11월 18일 ‘2020년 올해의 SUV(MotorTrend’s 2020 SUV of the Year award)’에 텔루라이드를 선정했다.

모터트렌드는 1999년부터 21년간 매년 연말 ‘올해의 SUV’를 발표해 왔는데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자동차가 올해의 SUV에 선정된 것은 역대 최초다.

특히 쟁쟁한 경쟁 상대들을 제치고 수상해 그 의미가 더욱 값지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터트렌드에 따르면 텔루라이드와 경쟁한 차량은 총 41개에 달한다.

평가에는 모터트렌드 평가단과 함께 요한 드 나이슨 전 캐딜락 사장과 톰 게 전 크라이슬러 디자인 총괄 등 업계 전문가들이 객원 심사위원으로 대거 참여했다.

심사위원단은 41종의 차량을 놓고 안전성, 효율성, 엔지니어링 우수성, 주행 성능, 가치, 진보적 디자인 등 6대 요소에 기반해 차종별로 비교 테스트하는 등 면밀한 분석을 거쳤다.

그 결과 텔루라이드와 함께 아우디 e-트론, BMW X5, 링컨 에비에이터, 링컨 커세어, 벤츠 GLS, 포르쉐 카이엔, 스바루 아웃백 등 8개 차종이 최종 후보에 올랐고 최종 심사에서 텔루라이드가 ‘최고’로 뽑혔다.

에드워드 로 모터트렌드 편집장은 “‘2020 올해의 SUV’는 후보 간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했기 때문에 이번 우승은 더욱 특별하다”며 “텔루라이드는 매력적이고 넓은 공간과 첨단 기술을 갖췄으며 합리적인 가격에 멋진 주행을 가능하게 해 우리의 평가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수상과 관련해 마이클 콜 기아차 미국법인 사장은 “텔루라이드는 치열한 미국 SUV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며 “모터트렌드 올해의 SUV에 선정된 것은 영예로운 일이자 기아차의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전했다.

◆‘최고 권위’ 북미 올해의 차 후보에도 선정

이후에도 예상하지 못한 승전보가 이어졌다. 11월 20일에는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 기관 켈리블루북이 ‘2020 베스트 바이 어워드(Best Buy Award)’를 발표했는데 텔루라이드는 ‘베스트 뉴 모델’과 ‘3열 미드사이즈 SUV’ 등 두 부문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다.

켈리블루북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평가 기관이다. 300대가 넘는 신형 모델을 대상으로 품질, 안전, 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차량 관련 각종 비용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점수를 매기며 이를 토대로 올해 최고의 모델과 16개 부문별 최고의 차를 선정한다.

켈리블루북이 분류하는 16개 카테고리는 초소형 SUV, 소형 SUV, 중형차, 중형 2열 SUV, 중형 3열 SUV, 대형차, 대형 SUV, 럭셔리 자동차, 초소형 럭셔리 SUV, 소형 럭셔리 SUV, 중형 럭셔리 SUV,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형 픽업트럭, 대형 픽업트럭, 미니밴 등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특히 가장 혁신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지닌 차를 가리는 ‘베스트 뉴 모델’에 텔루라이드가 꼽힌 것이 의미가 남다르다”고 자평했다.

켈리블루북은 “텔루라이드의 근사한 스타일과 다양한 편의 기능, 뛰어난 안전 기술이 매우 인상 깊었다”며 “매력적인 가격에 이런 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눈길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월 21일에는 미국 유명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드라이버가 발표한 ‘2020 10 베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카앤드드라이버는 가격, 주행 성능, 과제 수행 등 수많은 기준에 따라 승용차·트럭·SUV 전체를 통틀어 ‘10 베스트’를 선정해 왔다.

올해에는 92대의 후보 모델을 면밀히 조사해 최고의 자동차 10대를 발표했는데 그 안에 텔루라이드가 포함됐다.

카앤드드라이버는 “텔루라이드는 다양한 기능, 정숙성, 민첩한 반응, 부드러움으로 운전자에 기쁨을 준다”며 “치열한 3열 SU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2020년 북미 올해의 차(NACTOY : The North American Car, Utility and Truck of the Year)’ SUV 부문 최종 후보에 뽑혔다. 최종 후보에는 텔루라이드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링컨 에비에이터 등 총 3개 모델이 선정된 상태다.

올해로 27회째를 맞는 북미 올해의 차는 자동차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만큼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신문·방송·잡지·인터넷의 자동차 전문 기자단 50명의 투표를 통해 선정되며 최종 결과는 내년 1월 발표된다.

통상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텔루라이드가 이번 최종 후보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향후 판매 확대는 물론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5호(2019.12.16 ~ 2019.12.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