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대한민국 신성장 전략 특별기획]
[“‘포스트 코로나’의 해법은 혁신과 규제개혁”…기업 활력을 추스르자]
‘철강 자존심’ 포스코, 고부가가치 WTP 제품 앞세워 위기 정면 돌파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중후장대 산업의 대표 주자인 포스코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 산업 부진이 한꺼번에 겹친 위기 속에서도 ‘혁신’의 속도를 더 높이고 있다.

올해 포스코는 주력인 철강 부문에서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고부가 가치 강재의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조86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 감소했다. 매출액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8년 64조9778억원보다 0.9% 줄어든 64조3668억원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판매 여건이 악화된 데 이어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뒷걸음질했다. 포스코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하고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글로벌 초격차 제품인 ‘월드 톱 프리미엄(WTP)’ 제품 개발과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 프리미엄 강재로 미래 대비

포스코는 고부가 가치 제품인 WTP 제품 생산과 판매를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WTP는 포스코가 불황에 대비해 개발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그룹 신성장 동력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 강판인 ‘기가스틸’, 녹슬지 않는 철인 ‘포스맥’이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철광석 가격 상승과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적인 악재 속에서도 WTP 제품을 1000만 톤 이상 판매했다. 포스코는 2019년 론칭한 프리미엄 강건재 이노빌트 브랜드의 판매 확대를 통해 경쟁사들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또 경쟁 우위를 가진 혁신 제품 개발에도 집중해 미래 수익성을 보장하는 고강도강·강건재·고급강 등 WTP 제품을 더욱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포스코는 올해 고내식·고전도 스테인리스강 ‘포스470FC’ 등 WTP 제품의 판매에 더 힘쓴다. 포스코는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금속 분리판 소재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강인 포스470FC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06년부터 수소전기차용 금속 분리판 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 포스코는 2010년부터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부품 개발을 진행해 왔다. 2018년부터 현대차의 양산 수소전기차인 넥쏘에 포스470FC강이 적용되고 있다.

포스470FC강은 현대차와 국내 연구 기관의 내부식성·전기전도성·연료전지 내구 성능에 관한 기초물성·실차 내구 성능 평가에서도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정한 2020년 수소전기차 상용화 목표치를 뛰어넘는 성능을 검증받았다. 포스470FC는 친환경차로 각광 받는 수소전기차의 높은 제조 원가의 장벽을 낮춤으로써 수소전기차 보급과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2019년 7월 육상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탱크의 소재로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번에 승인받은 고망간강은 섭씨 마이너스 196도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는 강재다. 기존 소재인 니켈 합금강 대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포스코는 고망간강이 LNG 탱크 시장에서 니켈 합금강을 점진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포스코는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배출 가스 환경 규제 대응에 필수적인 고합금 스테인리스강 양산 체제를 선제적으로 갖췄다. 포스코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판매·품질·생산·연구소 등 전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CFT(크로스 펑셔널 팀)를 만들고 올해 초 탈황 설비용 고합금 스테인리스 강재인 ‘S31254강’ 양산에 성공했다. S31254강은 현대중공업 파워시스템·강림중공업·STI 등 국내 탈황 설비 설계·제작사들에 공급하고 있다.



ahnoh05@hankyung.com

[커버스토리 = 대한민국 신성장 전략 특별기획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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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기업 발목 잡는 지뢰밭 규제 걷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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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9호(2020.03.23 ~ 2020.03.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