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사라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리더도 디지털과 친해지고 ‘목표’ 중심으로 일해야

원격근무 시대의 생존법, ‘신뢰·자율·협업’ 문화 만들어라 [김용우의 경영전략]
[김용우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됨에 따라 수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위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직원들이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함께 모여 일하는 것이 익숙한 기업들인 만큼 재택근무 도입 이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들이 종종 눈에 띈다.

특히 기업의 리더들은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져 버린 구성원들 때문에 불안해한다. 이에 따라 평소보다 더 많이 메신저나 전화 등으로 직원들에게 연락해 업무에 개입하는 리더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구성원들은 불안한 리더의 개입이 늘면서 일에 더 집중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혼란도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로 디지털 기술 발전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없애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해 줬다. 실제로 화상 회의, 협업 툴 등은 모여서 일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재택근무로 불거지는 리더와 구성원 간의 고민은 일하는 장소가 사무실인지 자택인지가 아닐 수 있다. 평소 리더와 구성원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일하면서 협업이 자연스러운 조직이라면 어떨까.

원격으로 일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의 사용법만 익히면 재택근무가 그다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재택근무에 불안해하는 리더라면 이번 변화를 신뢰·자율·협업의 문화와 그 실행 정도를 점검하는 기회로 만들어 보자.

◆구성원을 어른으로 대하자


조직 내부에 신뢰·자율·협업이라는 씨앗을 심기 위해선 가장 먼저 구성원을 스스로 일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어른으로 대해야 한다.

자율과 책임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넷플릭스는 구성원을 어른으로 대할 것을 강조한다. 넷플릭스 초기 멤버로 조직 문화를 구축했던 패티 매코드가 쓴 ‘파워풀’이란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휴가 정책도 없애고 경비 집행의 판단도 직원에게 맡긴다. 이사회의 우려가 있었지만 직원들은 자유를 남용하지 않는다. 회사가 직원들을 어른으로 대할 때 직원들도 어른으로서 행동한다.”

진정으로 구성원들을 어른으로 대하자. 그러면 단지 일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시간에 원격에서도 서로 신뢰하고 자율과 협업을 위한 방법을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고민할 것이다.

◆목적 중심·가치 중심으로 일하자


원격 근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다. 그러면 구성원들은 어떤 리더를 신뢰할까. 리더십의 구루로 통하는 제임스 M 쿠제스는 ‘리더십 챌린지’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뢰받는 행동을 하고 싶다면 리더는 자신의 신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것이 ‘말하다’의 내용이다. 그리고 자신이 말한 바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 스스로의 신념에 따르는 것, 그것이 ‘하다’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할 때 말한 대로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구성원들도 리더의 행동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 리더의 행동에 대한 예측이 맞으면 신뢰가 생긴다.

만약 리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의 목적이 분명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판단과 결정의 기준이 명확하다면 어떻게 될까.

구성원들은 사무실이든 원격이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변화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지를 두고 우왕좌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자율적으로 일하면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료들의 도움도 요청할 것이다.

◆빠르고 분명하고 솔직하게 피드백하자


신뢰·자율·협업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려면 상사·동료·부하 모두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해야 한다. 잘한 것은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잘못된 것은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것이다. 그리고 피드백은 빠르고 분명해야 한다.

특히 원격 근무에서 더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상대방의 상황을 온전하게 알 수 없다. 따라서 리더든 구성원이든 상호간 빠르고 분명하게 피드백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기 시간이 생기고 자칫 게으름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이처럼 빠르고 분명하고 솔직한 피드백이 이뤄지려면 구성원들이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누구에게 문제 제기를 해도 불이익을 당하거나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 출발은 ‘나는 여기에서 안전하다’는 느낌이다.

원격 근무에서도 회의 전에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화상으로 눈을 마주치고 긍정의 몸짓을 보이는 등 비언어적 소통을 활용하면 우리는 서로 이어져 있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디지털과 친하게 지내자


화상 회의, 협업 툴 등 아무리 좋은 디지털 도구가 있어도 사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요즘 구성원들에게 무엇을 찾으면 “클라우드에 올려 두긴 했는데요”라는 단서를 달고 보내준다. 가끔은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이렇게도 ‘꼰대’가 되는구나 싶어 반성하곤 한다.

원격 근무가 아니더라도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이미 큰 흐름이 됐다. 과거 인터넷을 처음 이용할 때, 스마트폰을 처음 받을 때 매뉴얼을 찾아보고 여기저기 물어보러 다녔다.

그러다가 익숙해지면 편해진다. 마찬가지다. 구성원들에게 물어보고 직접 경험하면 디지털과 금방 친해질 수 있다.

코로나19로 큰 변화를 겪는 요즘, 사회적 거리 두기로 구성원들의 안전을 확보하자. 동시에 원격 근무 상황에도 신뢰·자율·협업의 문화가 살아 움직이는 조직의 안전도 챙겨 보자. 그리고 이번 기회에 리더들은 디지털 ‘꼰대’에서 디지털 ‘리더’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해 보자.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1호(2020.04.06 ~ 2020.04.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