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이용자 900명이 뽑은 ‘베스트 모바일 뱅킹 앱’ ]-국내 6개 은행 대부분 내부 전문가 출신…외부 영입은 우리은행 유일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국내 은행들에 ‘디지털 프랜스포메이션’이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 지 오래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더 각별하다. 지난해 말 오픈 뱅킹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금융사들은 물론 핀테크 기업들과도 ‘디지털 무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크고 중대한 전쟁일수록 그 승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장수’의 몫이다. 국내 주요 6개 은행의 미래를 좌우할 ‘디지털 전쟁’을 이끌고 있는 수장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디지털’에 사활 건 은행들…‘무한 경쟁’ 이끄는 장수는 누구?

◆국민 vs 신한, ‘디지털 리딩 경쟁’

진옥동 신한은행 행장은 4월 1일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 14주년을 기념한 자리에서 ‘선을 넘는 도전’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더욱 일상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그만큼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틀을 깨는 ‘디지털 혁신’에 대한 진 행장의 굳은 의지에 ‘강력한 실행력’을 더하며 실질적인 성과로 구현해 내고 있는 인물은 이명구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부행장이다. ‘고졸 신화’로 잘 알려진 진 행장과 같은 학교 출신이다. 1963년생으로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1982년 조흥은행에 입행해 줄곧 전산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전산개발 행원으로 시작해 정보기술(IT)총괄팀장·정보개발부장·금융개발부장·정보보호본부 상무를 거쳤다. IT 부문에서는 해보지 않은 일이 없는 ‘IT 전문가’다. 2018년부터 정보통신기술(ICT)그룹장을 맡다가 올해 디지털전략부를 총괄하는 디지털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말 신한은행 인사에서 ‘인적 쇄신’을 위해 부행장급의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중에도 이 부행장은 유일하게 부행장보에서 부행장으로 승진에 성공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신한은행 디지털 전략의 핵심인 신한 쏠(SOL)이 그의 대표작이다. 인천시금고·서울시금고 등의 전산 시스템 개발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 또한 주요 업적 가운데 하나로 평가 받는다.
신한은행과 치열한 ‘리딩 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국민은행은 가장 발 빠르게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은행이다. 실제로 허인 행장이 KB금융지주 차원에서 디지털·IT·데이터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장’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디지털 전환’에 이해도가 높다. 허 행장과 함께 KB국민은행 디지털 전략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은 한동환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이다. 현재 금융지주의 디지털혁신총괄(CDIO) 전무를 겸직하고 있다. 1965년생으로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그룹 내 대표적인 ‘디지털 혁신 전문가’다. KB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 미래채널그룹 상무, 디지털금융그룹 상무, KB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장 등을 역임하며 KB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왔다.

KB국민은행 비대면 채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KB스타뱅킹’과 생활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 ‘리브(Liiv)’ 역시 한 부행장이 공을 들인 작품들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국내 금융권 최초로 알뜰폰 서비스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 또한 한 부행장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의 선봉장 역할은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이 도맡고 있다. 한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하나은행 전산부에 입행해 전산정보부·이비즈니스팀·전략기획부·시너지통합팀·신사업추진기획부 등을 거쳤다. 그는 2015년 신사업추진본부장으로 처음 임원 자리에 오른 뒤 미래금융사업본부장·미래금융그룹장·미래금융R&D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부행장으로 승진해 올해로 4년째 부행장직을 유지 중인데 통상 은행 부행장 임기가 2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는 현재 하나금융지주에서도 디지털부문장(부사장)을 맡고 있다. 2006년 무렵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하나금융의 디지털 전략에 관한 큰 그림을 함께 그려 왔다.

한 부행장은 하나은행 디지털 혁신의 ‘산증인’이다. 2009년 국내 최초 모바일 뱅킹 앱인 ‘하나N뱅크’, 2012년 전자 지갑 ‘하나N월렛’, 2015년 국내 금융권 최초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 멤버스’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디지털 금융 서비스와 관련해 모두 16건의 특허를 출원했을 만큼 전문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에 사활 건 은행들…‘무한 경쟁’ 이끄는 장수는 누구?

◆금융그룹 차원 ‘디지털 전환’ 선봉장 역할


우리은행은 2018년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황원철 디지털금융그룹장(CDO, 상무)이 그 주인공이다.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서 만큼은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는’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발탁해 영입한 인물이다.

황 상무는 현재 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 전체의 디지털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1968년생으로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휴렛팩커드(HP) 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금융 서비스 컨설턴트로 글로벌 은행들의 금융·ICT부문 컨설팅을 맡았고 2008년부터 KB투자증권 최고정보책임자(CIO), 동부증권 CIO, 하나금융투자 CIO(상무) 등을 역임했다. 24년간 금융 결제 시스템, 디지털 솔루션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총괄한 디지털·IT 전문가다.

우리은행에 합류한 지 올해로 3년 차를 맞고 있는 황 상무는 현재 우리은행의 디지털금융그룹을 BIB(Bank in Bank)로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 채널에서 발생한 손익을 대면 영역과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도가 성공한다면 시중은행 안에 회계적으로 독립된 별도의 인터넷 은행을 운영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한 ‘원(WON)뱅킹’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 3월 취임한 손병관 NH농협은행장은 스마트금융부장을 지낸 이력으로 ‘디지털 금융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격적으로 ‘디지털 혁신’에 고삐를 당기고 있는 NH농협은행에서 손 행장과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는 인물은 장승현 수석부행장이다. 기존 경영기획부문장 외에도 지난 2월부터 디지털금융부문장(CDO)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사실상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전략총괄(CSO) 그리고 CDO까지 NH농협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다. 그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장 부행장은 그룹 내에서도 ‘만능’으로 통한다. NH농협은행 재무관리단 단장, 마케팅전략부장, 종합기획부장 등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쳤다. 특히 지난해 디지털금융부문과 꾸준히 교류하며 디지털 태스크포스(TF)를 꾸려 NH농협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사업 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상국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 디지털그룹 부행장(CDO)은 올해로 3년째 기업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 부행장은 1964년생으로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헬싱키 경영대에서 MBA를 받았다. 1989년에 기업은행에 입행해 업무지원부장·인력개발부장·인사부장 등을 거쳐 2018년 미래채널그룹장(현 디지털그룹장)을 맡아 이끌게 됐다. 기업은행의 야심작인 ‘아이원뱅크 2.0’ 또한 그의 작품이다. 2018년 2월 기업 전용 모바일 뱅킹 앱인 ‘아이원뱅크(기업)’를 전면 개편하며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5월 개인용 스마트 뱅킹 앱을 전면 개편해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아이원뱅크’는 빅데이터와 AI 기술 등을 활용한 개인 고객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핵심으로 앞세우며 눈길을 끌고 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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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2호(2020.04.13 ~ 2020.04.1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