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비싸지만 만족감 큰 ‘수입 브랜드’ 인기 높아져… 신세계인터내셔날·F&F 추천
화장품과 의류의 메가트렌드는 ‘가성비’ 아닌 ‘가심비’
(사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비디비치’./ 한국경제신문
[정리 = 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화장품과 의류 등 소비재 내 ‘수입 제품 강세’는 메가트렌드다. 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이렇다. 하나를 사 입고 바를 것, 이왕이면 비싸고 독특한 수입 제품을 산다. ‘가성비’보다 ‘가심비’라는 뜻이다. 직구 활성화 등 구매 채널의 확장으로 수입 제품에 대한 공급도 늘어난다. 수입 제품이라고 해도 그리 비싸지 않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가 면제됐고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며 판매 수수료가 인하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재 기업 중에선 해외 브랜드의 영업권을 보유한 기업의 투자 매력이 높다. 이 중 화장품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의류는 F&F의 주식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

◆포트폴리오 넓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투자 의견 ‘매수(buy)’, 목표가 28만원을 제시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투자 포인트는 세 가지다. 판매 채널 다각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직 계열화가 그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판매 채널이 늘어나고 있다. 화장품은 중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비디비치는 지난 1월 중화권 톱스타 왕다루 씨를 현지 모델로 기용했고 3월에는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티몰’ 내수관 입점을 완료했다. 성과는 이미 가시화됐다. 바이두 검색량이 급증했고 판매량도 확대됐다. ‘연작’도 판매망을 확충한다. 4월 징둥닷컴 입점에 이어 하반기 티몰 글로벌관에 들어갈 예정이다. 의류는 ‘톰보이’가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고 생활용품은 ‘자주’가 베트남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지속하고 있다. 화장품 전문점을 자체 운영, 화장품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고 판권 확보를 이어 가고 있다. 먼저 글로벌 명품의 화장품 라인인 ‘에르메스 뷰티’의 영업권을 가져왔다. 자체 브랜드로는 중저가 기초 화장품 ‘로이비’를 내놓을 예정이다. 또 초고가 럭셔리 화장품도 기획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완전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외형 성장 시 영업 레버리지 확대가 쉬운 이유다. 전방에 신세계그룹이 유통을 담당하고 있어 소비자 접점 확보에 유리하다. 후방에는 자회사 인터코스코리아가 화장품 생산을 맡고 있다. 인터코스코리아는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자체 생산을 통해 중간 마진을 줄일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0년 1분기 매출액 3243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의 전년·전기 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3분기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는 한편 내수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판단된다.

차선호주로는 LG생활건강을 제시한다. LG생활건강은 투자 의견 ‘매수’, 목표가 160만원이다. LG생활건강은 강력한 브랜드 경쟁력과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꾸준한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도 주목된다.

LG생활건강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양적·질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질적 성장은 ‘후’와 ‘숨’의 프리미엄화로 럭셔리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 두 브랜드 모두 고가 라인 강화가 지속되고 있다. 양적 성장은 코스메슈티컬에서 이뤄진다. 2014년 11월 인수한 국내 대표 더마 브랜드 ‘차앤박’의 매출 성장률이 높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33.7%를 달성했다.

2월엔 유럽 더마 화장품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인수했다. 5월 중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르면 하반기부터 실적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안정성도 높다. 필수재인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하방을 받치고 화장품이 상방을 이끈 결과다. 2020년 예상 매출 비율은 화장품이 61.8%, 생활용품이 19.1%, 음료가 19.1%다.
2019년 영업이익률은 115.3%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매년 성장해 왔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3.2%, 영업이익 성장률은 17.3%다.
화장품과 의류의 메가트렌드는 ‘가성비’ 아닌 ‘가심비’


◆F&F의 경쟁력 ‘운전 자본 관리’

섬유·의복 부문에선 F&F를 최선호주로 추천한다. F&F의 투자 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15만원이다. F&F를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먼저 해외 사업 확장이 본격화된다. 중국에서 출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7.9% 증가한 283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이 예상된다. 아동복 MLB키즈의 영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에게 MLB의 인기가 높다. 현재 MLB 국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면세점에서 발생하는데 방문객의 80% 이상이 중국인으로 파악된다. 2019년 점포당 매출액은 158억원으로 2017년 최초 면세점 입점 당시 대비 3.6배나 늘어났다.

동남아에서는 태국과 베트남에서 도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에 대한 판권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소셜 커머스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강화하고 있다. 신유통을 통한 브랜드 노출 확대는 인지도 증가와 매출 증가 등 모든 관점에서 긍정적이다.

F&F의 핵심 경쟁력은 운전 자본 관리에 있다. 재고 자산, 매출 채권, 매입 채무 등 모두 원활하게 회전되면서 현금 전환 주기가 단축됐고 영업 현금 흐름이 좋아졌다. 비효율적 재고 관리는 정가 판매를 줄이고 재고 자산 평가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을 발생시킨다. F&F의 자금·영업 관리 노하우는 국내 의류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달성하게 하는 비결이다. 2020년 예상 ROE는 22.3%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휠라홀딩스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휠라홀딩스의 투자 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5만원이다. 휠라는 이미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20년 휠라의 예상 소매 판매액은 6조9000억원이다. 글로벌 스포츠 웨어 시장의 5.9%를 차지한다. 하지만 휠라홀딩스의 4월 초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R)은 9.6배다. 동종 업계 평균은 24배인데 이에 비해 60%나 할인된 수준이다.

또 앞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휠라는 2019년 4월부터 국내 소매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인상 폭은 5%에서 10% 수준이다. 또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고가 제품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BTS와의 협업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히트 상품인 어글리슈즈의 프리미엄 라인도 호조세다. hawlli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5호(2020.05.04 ~ 2020.05.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