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교육에서 렌털까지 사업 다각화로 ‘승승장구’
-매출·영업이익 3년째 우상향
AI·빅데이터에 공격 투자…‘에듀테크 강자’ 노리는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빨간펜 학습지’로 유명한 교원그룹이 주력 사업인 학습지 시장 성장이 정체된 위기 속에서 4차 산업혁명 첨단 기술에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교육 사업에서 렌털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온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은 소비 침체와 학령 인구 감소 등 교육 사업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그룹의 전 사업 부문에 걸친 디지털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장 회장은 올해 핵심 경영 화두로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을 강조하며 AI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뉴 교원 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며 “전사적으로 AI 활용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원그룹은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 체질 개선과 AI 기반 상품과 콘텐츠 개발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 “AI 선택 아닌 필수” 디지털 전환 승부수


교원그룹은 최근 그룹의 컨트롤 타워로 개방형 혁신을 주도하는 ‘AI혁신센터’를 공식 출범하며 AI 생태계 구축 작업을 본격화했다. AI혁신센터는 교원그룹에 적합한 AI 서비스와 빅데이터 분석 환경을 구축하고 디지털 신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4월 21일 출범했다.

교육과 생활 문화 사업군의 비즈니스와 서비스, 이커머스, 연구·개발(R&D) 등 그룹의 전 사업 영역의 인공지능화를 이끌고 AI 기반 신사업과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SDS 출신의 이규진 상무를 영입해 AI혁신센터장에 임명했다. 빅데이터 분석과 AI 기술 확보를 위해 전담 조직인 ‘데이터 테크랩’을 별도로 구성했다.

업무 방식에서도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19년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해 연간 9000여 시간을 절약했다. 올해는 AI 기술과 결합한 지능형 RPA로 고도화해 전문적인 영역의 업무 자동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인사 예산·구매 관련 안내를 제공하는 챗봇 시스템을 개선해 업무 스케줄 관리, 원격 업무 처리 등은 물론 업무 규정, 예산 현황 등과 같은 구체적인 정보까지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스마트 워크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은 단순 업무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더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에듀테크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기술 기반의 에듀테크 상품 개발과 스타트업 협업도 진행 중이다. 교원그룹은 지난해 3월 AI 솔루션이 도입된 ‘레드펜 AI 수학’을 출시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준별 학습을 제공하는 ‘스마트구몬’을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에듀테크 사업을 추진해 왔다.

올해는 그룹 오픈 이노베이션팀과 함께 확장현실(VR·AR·MR), 음성·영상 인식과 합성 등의 첨단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 기업과 협업을 통해 개방형 혁신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신상품 개발과 에듀테크 산업을 한 단계 진보시킬 신기술을 개발하고 선행 연구를 수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 역량 강화를 통한 장 회장의 체질 개선 노력에 힘입어 교원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액 1조4560억원, 영업이익 106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비결은 공격적인 R&D 투자와 신기술에 기반한 경영 혁신이다. 그룹 차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고 스타트업과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등 수익성 확대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가운데 특히 스마트 교육 상품으로 대표되는 에듀 사업과 웰스 렌털 사업이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레드펜 AI 수학’, ‘레드펜 코딩’ 등 에듀테크 기술과 접목한 스마트 교육 상품의 성공을 바탕으로 에듀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46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4% 증가한 것이다.
AI·빅데이터에 공격 투자…‘에듀테크 강자’ 노리는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 매출 1조4560억원…사상 최대


비교육 사업에서는 웰스가 제품 라인업 확대 효과에 힘입어 누적 70만 계정을 달성해 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장 회장이 2003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 다각화의 결실이다. 장 회장은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 변화와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2003년 생활 가전 시장에 진출했다.

웰스 브랜드를 론칭하고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등을 시작으로 호텔·레저 사업, 상조 서비스 사업,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 등 비교육 사업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올해는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뉴 교원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지속 성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AI 중심의 콘텐츠를 강화해 에듀테크 시장을 선도하고 생활 문화 사업에도 AI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마켓85’ 등 신규 플랫폼 사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비교육 사업 부문의 매출 비율을 35%까지 끌어올려 올해 매출 1조7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돋보기 : 장동하 교원그룹 기획조정실장]

-스타트업 투자에 플랫폼 사업까지…미래 사업 이끄는 ‘빨간펜 2세’
AI·빅데이터에 공격 투자…‘에듀테크 강자’ 노리는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아들인 장동하 기획조정부문 실장은 35년 역사를 가진 교원그룹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나 에듀테크 온라인 플랫폼 사업인 ‘마켓85’ 등 신사업의 중심에는 장 실장이 있다.

장 실장은 1983년생으로 국민대 경영학부에서 조직전략·국제경영을 전공했다. 이후 2012년 교원그룹에 합류했다. 현재 교원라이프·교원크리에이티브·교원더오름의 대표를 맡고 있다. 교육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교원과 교원구몬 등 계열사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장 실장은 그룹의 새 먹거리인 AI 생태계 구축을 실행에 옮겨 AI 기술 기반 상품과 콘텐츠 개발, 웰스 등 각 사업 영역에 맞는 디지털 변혁을 이끌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교원그룹은 지난해부터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교원 딥체인지 스타트업 프라이즈’를 개최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장 실장이 스타트업 발굴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사업 잠재력, 기술 상용화 등 액셀러레이팅과 함께 교원그룹과의 협업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증해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과 각 사업 분야 간 시너지 창출이 주요 목표다. 지난해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럭스로보와 공동으로 컴퓨터·코딩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 홈 코딩 교육 ‘레드펜 코딩’을 선보이기도 했다.

교원그룹이 올해 야심차게 선보인 신규 플랫폼 사업도 장 실장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1월 출범한 교원그룹의 온라인 플랫폼 ‘마켓85’는 자녀 성장 단계에 따라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모바일 기반의 V커머스 플랫폼이다.

교원그룹은 마켓85를 주축으로 온라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며 구몬학습·빨간펜·웰스 등으로 쌓아 온 교원그룹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각 브랜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교육 콘텐츠 정기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로 통합 솔루션도 제공할 예정이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6호(2020.05.09 ~ 2020.05.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