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CEO 20]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불황에 강한 기업…‘생활 물가 지킴이’ 자처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이 이끄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매출액이 2조2362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성다이소의 연매출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의 무게 중심이 옮겨 가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을 둔 다이소는 2015년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불과 4년 만에 덩치를 두 배 넘게 키웠다. 같은 기간 백화점·마트·슈퍼 등 국내 주요 오프라인 유통사 매출이 평균 1.9%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도 성장을 이어 간 것이다.

가성비 좋은 상품을 적극 발굴해 싼값에 판매하고 매장을 대형화해 집객에 성공한 것이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이끄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고성장 CEO 20]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불황에 강한 기업…‘생활 물가 지킴이’ 자처
박 회장이 1992년 창업한 아성다이소는 1997년 서울 천호동에 1호점을 냈고 매년 매장 수가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국 매장이 135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상품을 저가의 균일가(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로 판매하며 전체 상품의 약 80%가 1000~2000원대 상품이다. 비싸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이런 가격 경쟁력이 가능한 이유는 박 회장의 가격 책정에 대한 소신이 자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는 제품 원가에 일정한 이윤을 붙여 판매가를 정하지만 다이소는 반대다. 먼저 가격을 책정하고 여기에 맞춰 비용을 최소화한다. 공정 단순화, 포장 간소화 등 원가 절감 방안을 제안한다. 대량 주문에 현금 결제 등으로 거래를 지속하는 방식이다.

박 회장은 여기에 대해 ‘생활 물가 지킴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싼 게 비지떡이란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부실하게 만들 수 없다”며 “기능을 더하고 품질을 높이면서 거품을 걷어내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한때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며 직접 발품을 팔기도 했다. 상품 개발에 관한 사항은 가급적 직접 챙겨 왔다. 2007년 루미낙 브랜드로 유명한 프랑스의 유리회사 ‘아크’ 본사를 찾아가 개당 40센트에 제품을 따낸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현장을 놓치지 않는 태도를 박 회장은 강조한다.

다이소의 강점은 ‘고품질·다품종·저가격’으로 요약된다. 이런 품질과 가격을 유지하는 데는 중소 제조업체와의 협력관계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이소는 680여 개의 국내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양손에 1000원짜리 지폐와 1000원짜리 다이소 제품을 각각 들었을 때 망설임 없이 다이소 제품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지론이다.

약력 : 1944년생. 영등포고. 한양대 공업경영학과 졸업. 1988년 아성HMP 대표이사. 1992년 아성다이소 대표이사. 2008년 한웰이쇼핑 회장. 2009년 아성다이소 회장(현).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