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 이재현 CJ 회장,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주력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이재현 CJ 회장은 재계를 이끌고 있는 대부분의 오너 경영인들과 달리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국내파 최고경영자(CEO)’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만큼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

이 회장은 늘 내부 직원들에게 “CJ의 궁극적 지향점은 글로벌 넘버원 생활 문화 기업”이라며 “이를 위해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주문하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비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는 CJ의 행보에서도 잘 나타난다. CJ는 최근 몇 년간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영토를 넓히는 데 주력해 왔다.

베트남 민닷푸드(2017년)를 비롯해 독일 마인프로스트(2018년), 미국 카히키(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대형 식품 기업인 슈완스까지 인수한 상태다.

이 회사들이 확보한 현지 유통망을 고스란히 흡수함으로써 K푸드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CJ대한통운을 앞세워 중국 로킨(2015년)과 베트남 제마뎁(2017년), 미국 DSC(2018년) 등을 인수하며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활발한 글로벌 영토 확장 행보는 최근 들어 점차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인수한 해외 법인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내수 위주였던 CJ의 매출 구조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매출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CJ주식회사 연결 재무제표 기준 전체 매출의 약 35.8%가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전년(28.9%) 대비 1년 만에 7%포인트가 늘어났다.

특히 슈완스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 CJ제일제당과 전 세계 40개국, 154개 도시에 진출한 CJ대한통운의 성장세가 특히 돋보이며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문화 콘텐츠 사업에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초 CJ ENM이 투자 제작을 맡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석권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덩달아 CJ의 위상까지 높아지는 효과를 거뒀다.
[100대 CEO] 이재현 CJ 회장,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주력
최근에도 드라마 콘텐츠 제작 계열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을 앞세워 글로벌 1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커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CJ그룹의 글로벌 성장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체질 개선이 불가피해지면서 CJ그룹은 양적 성장 보다는 안정적 수익성이 동반되는 혁신 성장으로 경영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