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기술 혁신’으로 업황 악화 속 실적 선방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30여 년간 반도체 분야에 몸담아 온 전문가다.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카이스트 교수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인텔 재직 당시엔 최고 기술자에게 수여되는 인텔 기술상을 3회나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부분을 높이 인정받아 SK하이닉스를 한 차원 높은 첨단 기술 중심의 회사로 변모시킬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2018년 12월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가 본격적으로 경영을 시작한 2019년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좋지 못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심화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한 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업계도 수요 감소와 고객 재고 증가 등으로 가격이 급락했고 어려운 시황이 지속됐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SK하이닉스는 이 사장의 지휘 아래 신속하게 투자와 제품 생산을 조정하며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갔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2조7000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줄었지만 반도체 업황 자체가 좋지 않았던 만큼 실적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기술 개발을 통한 사업 경쟁력 제고와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며 재도약을 준비했다. 그 결과 최고 수준의 용량을 확보한 10나노급 3세대 제품 ‘HBM2E’ D램 개발에 성공하며 고용량 제품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낸드플래시에서도 지난해 128단 1테라비트(Tb) 트리플레벨셀(TLC) 4D 낸드플래시 개발을 완료해 투자 절감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진행 중인 이천 M16 공장 건설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도 추진해 나갔다.
[100대 CEO]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기술 혁신’으로 업황 악화 속 실적 선방
올해를 맞이하며 반도체 업황의 완만한 수요 회복이 예상됐고, 자연히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반적인 수요·공급 환경이 영향을 받으면서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것이다.

이런 경영 환경 속에서 이 사장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체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해 개발한 D램과 낸드플리시의 차세대 제품을 연내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판매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 호황기 동안 확보해 놓은 자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투자를 최적화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작업도 이어 나갈 방침이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