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경비즈니스 100대 CEO
[100대 CEO]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배터리로 미래 먹거리 ‘충전 중’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정유·화학 사업에서 배터리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24시간 배터리 생각만 한다”는 김 총괄사장의 집념으로 지난 4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이 약진하는 성과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1962년 국내 최초 정유·화학 회사인 대한석유공사로 출범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준 총괄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업계에서는 후발 주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92년 전기차 개발과 연구를 시작했다. 1993년 한 번 충전으로 약 12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개발했다.

김 총괄사장은 수십 년간 화학 제품들을 만들며 쌓아 온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면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 총괄사장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배터리의 힘과 주행 거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양극재를 구성하는 금속인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을 각각 60%-20%-20%로 배합한 NCM622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2012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2014년 양산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보다 진화한 NCM811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도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8년부터 양산 중이다. 더 나아가 작년에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효율을 높인 양극재 NCM 구반반(9 1/2 1/2)을 채택한 배터리 개발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김 총괄사장의 이 같은 전략은 시장에서 먹혀들었다.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잇달아 대형 수주를 따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사용량 기준 5위까지 순위가 뛰어올랐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배터리가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브랜드인 ‘아크폭스’에 탑재된다는 소식을 중국 언론이 전했다.
[100대 CEO]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배터리로 미래 먹거리 ‘충전 중’
김 총괄사장은 취임 이후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생산량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2018년 서산 공장을 4.7GWh로 증설하고 중국 창저우와 헝가리 코마롬에 각각 7.5GWh 배터리 공장을 작년 말 완공했다. 미국 조지아에서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9.8GWh 규모의 1공장을 짓고 있고 추가적으로 올해 4월 11.7GWh 규모의 2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3년에는 미국·한국·중국·헝가리 등에 총 71GWh의 생산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약력 : 1961년생. 경동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석사. 1987년 (주)유공 석유사업기획부·업무부. 2015년 SK에너지 에너지전략본부. 2015년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2017년 SK SUPEX추구협의회 에너지·화학위원장. 2017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현).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