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영끌투자’ ‘존버’ 하기 전에, 대가의 투자법을 돌아봐야 하는 이유
코로나19 이후 불어 닥친 변동성의 파고를 넘으려면
[한경비즈니스 칼럼 =김종오 한경BP 출판편집자]
좋은 주식 어디 없을까. 주식을 시작하려고 막 결심한 사람의 고민일 것이다. 더 좋은 주식 어디 없을까. 이미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이 찾고자 하는 답일 것이다. 좋은 주식은 언제든지 있다. 지금 투자하고 있는 것보다 더 좋은 주식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미국의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약간 바꿔 말하면 “좋은 주식은 이미 와 있다. 단지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결국 먼저 기회를 발견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의 문제다.

꾸준한 수익을 보장하는 종목을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오를 전망이 보이는 주식을 족집게처럼 찍어주는 강사의 노하우를 빌리거나 투자 경험 많은 지인의 추천을 받는 것도 방법도 있을 테고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을 참고해 최신 트렌드를 익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접근일 것이다. 하지만 ‘맞춤형’은 반대로 보면 예상 범주에서 벗어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속수무책일 것이다. 동향이라는 것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다. 결국 원리를 익히고 실제 적용해 보며 자신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 증시는 물론 세계 증시가 안갯속이다. 항공·원유·관광 관련 업계가 급락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영끌투자’나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보여주듯이 갈 곳 막힌 유동 자산이 주식 시장에 몰렸다. 일각에서는 버블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회도 많아졌지만 반대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아지며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회와 위기가 불안하게 공존하는 현 시장 상황에서 강영연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이 함께 쓴 이 책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뛰어넘은 투자 대가의 방법론을 토대로 좋은 주식을 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워런 버핏·피터 린치·윌리엄 오닐을 비롯한 세계적 투자가 10명의 원칙을 정리하고 그것을 실제 시장에 활용하는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어서 대가의 전략을 한국과 미국 시장에 적용했을 때 어떤 성과를 기록했는지 18년 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뒤 2020년에 주목할 만한 한·미 주식 종목을 정리했다. 유행에도 일관성을 지키며 대가의 위치에 오른 이들의 방법론과 그들의 투자법을 시장에 적용했을 때 나타난 결과를 따라가 보며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예로, 조엘 그린블라트의 방법론과 그 방법을 기반으로 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가정했을 때의 결과를 살펴보자. 그는 기업의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 등 두 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삼아 투자하는 ‘마법 공식’으로 유명하다. 마법 공식을 한국에 활용했을 때 추정되는 결과는 어땠을까. 18년간 626.8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 환산으로 복리로는 11.64%의 수익률이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는 201.44%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그의 투자 전략과 그에 따라 도출된 데이터에 입각해 보면 어떤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할까. 코로나19 발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됐지만 그의 말대로 자본수익률이 높은 기업은 특별한 경쟁 우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그에 따라 건설·정유화학·정보기술(IT) 부품이 주목할 업종으로 꼽혔다.

실제 사례가 빠진 원리는 공허하고 원리 없는 실제 사례의 모음은 방향을 잃기 쉽다. 두 명의 저자는 원리와 실제 등 두 가지 모두를 충실하게 담아냈다. 불확실성이라는 큰 파도가 치는 주식 시장에서 이 책은 개인 투자자를 올바른 길로 안내하는 영리한 조타수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 주의 책
코로나19 이후 불어 닥친 변동성의 파고를 넘으려면
홀로 선 자본주의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 정승욱 역 | 세종서적 | 2만1000원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 자본주의는 세계 유일의 체제가 됐다. 하지만 승자의 여유 대신 저주만이 남았다. 자신을 비춰 볼 경쟁자가 사라짐으로써 자본주의는 자본의 편재, 불평등 같은 본질적 문제를 더 크고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불평등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현재 자본주의는 변화해야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그동안 자본주의도 가톨릭이 분화하듯 변형돼 왔다.

고전적 자본주의, 사회민주주의적 자본주의, 지금의 자유 성과주의적 자본주의가 그것이다. 지금의 자본주의도 미국식 자유 성과주의적 자본주의와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로 분화 중이다. 저자는 중국식 국가자본주의에 비판적 시선을 유지하지만 향후 자본주의 변화 과정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시장을 통제하면서도 자본주의를 최대한 활용하는 중국식 자본주의는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구 자본주의에서 극심해진 불평등과 부패·세금·교육·기본소득·복지·이주민 처리 등의 과제에 해법을 제시한다.
코로나19 이후 불어 닥친 변동성의 파고를 넘으려면
도시의 미래
프리드리히 폰 보리스 외 지음 | 이덕임 역 | 와이즈맵 | 1만6000원

건축가와 도시 개발자가 쓰고 그린 이 책은 더 나은 도시를 위한 여러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21세기 도시는 국가의 개념을 뛰어넘는 존재로 성장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30년 안에 전 세계 인구의 약 70%가 도시에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거대 도시를 넘어 초대형화 될 도시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과제들이 생겨날 것이다. 건축가이자 도시 계획가인 저자들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정치·경제·사회·환경·라이프스타일 등 전 분야에 걸친 변화를 포괄하는 미래 도시 ‘글로벌폴리스’를 설계했다. 방대한 데이터와 자료들은 이들이 설계한 미래 도시가 허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현실이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코로나19 이후 불어 닥친 변동성의 파고를 넘으려면
법은 어떻게 부자의 무기가 되는가
천준범 지음 | 부키 | 1만6000원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재벌이 돈 버는 방법’의 비밀을 상세히 공개한다. 저자는 회장님 혹은 그 혈족들이 회사의 주식과 법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어떻게 수익을 올리는지 그 노하우를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회장님은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 수취로 어떻게 이익을 얻을까. 자기 주식은 왜 매수하는 걸까. 인적 분할과 지주회사 전환은 어떻게 이뤄지며 주주에게 무슨 영향을 미칠까. 그 구체적인 방법을 예시와 함께 조목조목 알려준다. 특히 지배 주주들이 ‘자발적 상장폐지’와 ‘소수 주주 축출 제도(지배 주주의 매도 청구권)’를 이용해 어떻게 수익을 얻는지 파악하고 나면 자신의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 갈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불어 닥친 변동성의 파고를 넘으려면
잘 쉬는 기술
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 | 오수원 역 | 웅진지식하우스 | 1만8000원

일 잘하는 사람일수록 휴식 시간을 소중하게 관리한다. 휴식은 최상의 성과와 행복감을 불러오는 자기 돌봄의 기술이자 삶의 필수 요소다. 이 책은 135개국 1만8000명이 참여한 세계적인 프로젝트 ‘휴식 테스트(rest test)’라는 혁신적인 연구와 실험을 통해 휴식을 삶에 제대로 결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규모로 진행된 연구로 역사가·시인·예술가·심리학자·뇌과학자·지리학자 심지어 작곡가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모여 2년 동안 진행됐다. 조사 결과 사람들이 ‘가장 휴식이 된다고 여기는 상위 10가지 활동’을 추려 소개한다. 다양한 사례와 과학적인 근거를 오가며 위트 있게 써내려 간 휴식에 관한 가장 지적이며 매력적인 탐구다.
코로나19 이후 불어 닥친 변동성의 파고를 넘으려면
파는 사람들
유재용 외 지음 | 북스톤 | 1만6000원

이 책은 12명의 외식업 종사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터득해 온 ‘팔리는 구조의 비밀’을 인터뷰 형식으로 생동감 있게 전한다. 저자 12명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외식업 종사자가 주를 이루지만 사업 모델이 겹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만큼 각양각색이다. 이커머스의 선두 주자가 있는가 하면 콘셉트를 살려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을 이끌어 가는 경영인도 있다. 대를 이어 한 가지 메뉴를 묵묵히 파는 외식업 종사자도 있고 생전 만들 줄 모르는 메뉴로 외식업에 뛰어들어 전국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사장도 있다. 비즈니스 모델도 일하는 방식도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무언가를 ‘파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7호(2020.09.26 ~ 2020.10.0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