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장기보험 내 실손보험 비율 경쟁사 대비 낮아…탄탄한 다이렉트 채널도 강점 [한경비즈니스 칼럼=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2020 상반기 증권·보험·기타 금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지난해 손해보험 업종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증가에 따른 손해율 급등과 신계약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저금리 심화 등으로 최악의 업황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의 등장과 손해보험 업황이 반전되며 개선세를 보여주고 있다.
경쟁사 대비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도 가능
이는 2018년 이후 지속된 요율 인상 효과가 올해 본격화하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 사이클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차량과 병원 이용량 감소로 보험금 지급액 상승세가 둔화한 것도 기여했다. 설계사들이 대면 영업을 축소하고 대형사들이 수익성 위주 전략으로 선회하며 신계약 경쟁이 완화돼 사업 비율 또한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전년 대비 증익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 확대에 따른 실손 보험 상품의 구조적 모럴 해저드 증가 현상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았고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장기 보험 상품이 손보사 수입 보험료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조적 업황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은 아직까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화재의 보수적 보험 언더라이팅 기조는 업종 내 중요한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장기보험 내 실손보험 비율이 경쟁사 대비 낮아 위험 손해율의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다이렉트 채널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자동차보험 합산 비율 또한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유지되는 등 언더라이팅 지표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투자 부문에서의 일회성 이익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또한 삼성화재의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보험 영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해상·DB손보 등 2위권 회사를 비롯한 보험사들은 금리 하락으로 가치가 상승한 채권을 적극적으로 매각하며 이익 방어를 실현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회성 매각 이익의 실현은 결국 저금리 상황에서 보험사 보유 이원을 하락시킨다는 점에서 미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삼성화재는 이러한 상황에서 채권 매각 규모를 평 분기 수준으로 유지하며 보유 이원 관리를 지속했다. 실제로 각 손보사의 지난해 투자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현대해상 전년 대비 +0.68%포인트, DB손보 +0.6%포인트) 삼성화재의 투자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0.1%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보험사들의 이러한 채권 매각이 지난해 하반기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삼성화재는 올 하반기에 들어서며 투자 영업이익률의 하락 없이 손해율·사업비율 등 보험 영업 지표 개선의 효과를 온전히 누리는 유일한 회사가 된다는 점에서 돋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삼성화재의 핵심 투자 포인트는 강력한 자본력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금리 하락과 규제 강화에 따른 금융주 패러다임 변화 시대에 오히려 펀더멘털 강화의 계기를 찾을 수 있는 소수의 회사 중 한 곳이라고 판단된다. 충분한 자본 여력은 저금리의 시대에서 유연한 자산 운용으로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타사 대비 적극적 시장점유율 확보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도 가능하다.
삼성화재는 실제로 2018년 결산 실적 발표회를 통해 2021년까지 3년간 배당 성향을 50%까지 상향하겠다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자본 규제 강화에 따라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 실시가 부담스러운 타 보험사와 달리 삼성화재의 이러한 명확한 정책은 결국 자본 적정성(RBC) 300%를 웃도는 자본 여력에 기반한 것이다. 향후에도 삼성화재의 중·장기적 주주 환원 정책 확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9호(2020.10.17 ~ 2020.10.23) 기사입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