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삶을 바꿔 놓은 가계부의 매력·명확한 목적 설정하고 직접 손으로 써야
[한경비즈니스 칼럼=윤효진 한경BP 출판편집자] 널리 알려진 대로 부자들은 가계부를 쓴다. 왜일까. 아무리 수입이 늘어도 지출이 고정되지 않으면 부는 더 이상 늘지 않기 때문이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데 무슨 수로 항아리에 물을 채우겠는가. 부자들도 근본에선 다르지 않다. 많이 벌고 적게 써야 돈이 모인다. 돈이 모여야 다시 투자하고 더 큰돈을 번다. 그 원리를 알기에 그들은 돈을 벌수록 더욱 빈틈없이 가계부를 썼다.
유사 이후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평범한 경제력을 갖고 있는 우리들은 어떨까. 클릭 한 번이면 1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돈을 간단히 써버릴 수 있는 세상이 아닌가. 물건을 사고 나서 영수증을 보면 한숨이 나오지만 새 상품이 들어 있는 박스를 ‘언박싱’할 때는 환호성이 터진다. 쓰는 것은 너무 쉽고 절제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각광받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다. 생활의 번잡함은 곧 물건의 번잡함이므로 어수선하게 쌓여 있는 물건부터 정리하면 간소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여기고 실천하는 생활의 한 방식이다. 그런데 이 미니멀 라이프는 ‘가계부 쓰기’와 맥락이 닿아 있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최소한의 돈으로 생활하면 삶의 군더더기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돈에 쫓기던 삶이 돈을 끌어당기기 시작하다
2018년부터 출간되던 ‘내 집 마련 가계부’가 2021년을 앞두고 새롭게 출시됐다.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앱)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왜 아직도 ‘수기 가계부’를 쓰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기 가계부를 쓰는 사람들은 수기로 쓸 때만 느낄 수 있는 가계부의 매력이 따로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수기로 가계부를 쓰면 지출 내역을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게 되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간도 갖게 된다. 별도로 일기를 쓰지 않아도 저절로 하루를 돌아보는 효과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수기 가계부의 장점은 이게 다가 아니다. 재무 설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TV 프로그램인 ‘EBS 머니톡’의 전문가 멘토이자 세간에 재테크의 여왕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저자 김유라 씨의 ‘내 집 마련 가계부’에는 여타 가계부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징들이 몇 가지 더 있다. ‘비전 보드’, ‘내 집 마련 계획’, ‘부동산 노트’ 등의 다양한 페이지 구성을 통해 가계부를 쓰는 목적을 보다 명확하게 하도록 안내해 준다. 이 가계부를 쓰면 자신이 원하는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얼마의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지 계획할 수 있고 좋은 아파트를 합리적인 가격에 매매할 수 있도록 부동산을 보는 안목도 키울 수 있다.
최근에는 주식 열풍에 편승해 가계부에 마련된 ‘경제 노트’에 주식 시세를 메모하는 ‘가계부 덕후’들도 늘고 있다.
이 책은 사실 저자의 ‘성장 노트’다. 돈에 쫓기던 10여 년 전 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한 저자가 선택한 것은 독서와 기록이었다. 그녀의 기록장에는 ‘부자 노트’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 노트에는 그녀가 스스로 터득한 생활 속 절약 노하우와 부동산 공부법이 하나씩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자 노트가 서너 권 쌓였을 무렵 마침내 그녀는 꿈에 그리던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부터라도 절약하고 저축하며 내 집 마련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고 말이다.
2021년에는 우리 모두 수입의 50%를 저축하며 부자가 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2021 내 집 마련 가계부
김유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5000원
이 주의 책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최명화·김보라 지음 | 리더스북 | 1만6000원
세계적으로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구매력은 모든 세대의 구매력을 앞서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최초’, ‘최연소’라는 타이틀과 함께 맥킨지·LG전자·현대차 등 마케팅의 최전방에서 뛰어 온 최명화 CMO캠퍼스 대표, 소비자의 관심과 시장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취재해 온 김보라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지금 시장에서 성공하는 마케팅과 실패하는 마케팅의 차이를 밝히며 새로운 소비 권력, 즉 MZ세대가 이끄는 ‘잘 팔리는 것들의 비밀’을 공개한다. MZ세대의 인스타그램 ‘좋아요’부터 사회적 신념까지 소비와 연관된 모든 고리를 살핀 후 이들에게 먹히는 마케팅, 팔리는 구조를 만드는 실질적인 전략을 담았다. 저자들은 MZ세대를 ‘고양이들’이라고 부른다. MZ세대의 소비 패턴이 집단보다 개체가 중요하고 지루한 것을 거부하며 주위를 예민하게 살피는 고양이와 닮았기 때문이다.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 지음 | 우진하 역 | 리더스북 | 1만8000원
세계 경제의 중심은 대서양에서 아프리카와 인도로 이동한다. 현재 선진국에서 신생아 한 명이 태어날 때 중국·인도·아프리카 같은 신흥 공업국과 개발도상국에서는 아홉 명이 태어난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의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고 그 뒤를 아프리카와 동아시아가 잇는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농업과 산업의 이중 혁명이 일어나 경제 성장을 견인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중국·인도·아프리카의 신흥 중산층은 소비자·생산자·투자자로서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된다. 글로벌 트렌드와 국제 비즈니스 전략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 마우로 기옌 와튼스쿨 교수는 ‘2030년’에 세계가 결정적 임계점을 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1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 김영사 | 2만5000원
한국 최초의 미래학 연구·교육 기관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는 2015년부터 매주 ‘국가 미래 전략 정기 토론회’를 열고 있다. 그 결과물을 책으로 엮었다. 2021년에는 마스크를 벗고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기대와 달리 우리의 일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위드 코로나19’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도시 개발과 기후 변화로 동물들이 인간의 거주지로 이동하면서 바이러스 전염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또 촘촘히 연결된 도시는 바이러스가 삽시간에 퍼져 나가기 쉬운 환경이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발생 주기가 5년에서 3년으로 짧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포스트 피크
앤드루 맥아피 지음 | 이한음 역 | 청림출판 | 1만8000원
인류 역사 내내 지구를 파괴하는 것만이 우리가 성장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우리는 숲을 베어내고 공기와 물을 오염시키고 자원을 끝없이 채굴함으로써 성장해 왔다. 산업 시대는 이런 지구의 희생을 바탕으로 경제를 성장시켜 온 대표적인 사례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 발전 경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주류가 돼 왔다. 하지만 앤드루 맥아피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가 지구를 지키는 문제에서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단지 조금 더 가속화하면 될 뿐이다. 즉 전 세계에서 고도의 기술을 토대로 시장 경제를 성장시키면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마흔이 넘으면 쉬워질 줄 알았는데
이사야마 노부타카 외 지음 | 김은선 역 | 예문아카이브 | 1만4500원
꽤 오랫동안 직장에서 성실히 일해 왔어도 경력 20년 이상인 중·장년층 회사원들은 직장에서 그리 행복하지 못하다. 늘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지내 온 것 같은데 왠지 보람이 없고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손에 남는 것도 없는 기분이다. 정년퇴직 후에도 20년, 30년, 어쩌면 그 이상의 여생이 기다리고 있다. 생계를 위해 정년 후에도 일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의 비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뜻이다. 60세까지만 버티면 정년 후에는 유유자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이 책은 출퇴근길에서, 직장에서 늘 이런 고민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중·장년 직장인을 위해 설계된 업무 개선 방법을 제시한다. 시니어가 회사원 인생에 재입문하는 데 도움이 될 업무 기술을 정리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0호(2020.10.26 ~ 2020.11.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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