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치유서
코로나19 시대,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하여 [서평]
[한경비즈니스 칼럽=이혜영 한경BP 출판편집자]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까운 가족·친구·지인의 죽음을 겪는다. 삶에서 죽음은 운명이자 숙명이며 모든 인간이 겪어야 하는 변화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애써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을 것이다. 유례없는 감염병인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특수 상황을 만나기 전까지는….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가 이미 115만 명을 넘어섰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재난 상황을 겪으며 그 어느 때보다 죽음의 그림자를 깊이 체감하며 사는 요즘, 이 어마어마한 죽음은 단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일지 모른다. 사랑하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남은 사람은 오랜 기간 슬픔에 빠진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자책감에 빠져 고통스러워하고 주변 사람들의 분별없는 위로에 상처받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자신 역시 몇 년 전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으로 상실을 온몸으로 겪어낸 산증인이기에 그가 고통 속에서 발견해 낸 의미 찾기는 더 생생하고 처절하며 뜨거운 울림을 준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그동안 만나 왔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상담 사례를 토대로 고통보다 사랑으로 떠난 자를 기억하는 법, 죽은 자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삶을 사는 법, 궁극적으로 슬픔을 희망적인 경험으로 바꾸는 법 등을 찬찬히 들려준다. 또한 미처 대비하지 못한 채 맞이하는 갑작스러운 사고사부터 병으로 인한 질병사, 정신적 문제와 약물 중독으로 인한 죽음, 오명 때문에 드러낼 수 없는 자살, 침묵으로 덮어버리려는 유산까지 우리가 언급하기 꺼렸던 여러 형태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편견들을 환기시키고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방식을 사려 깊게 조언한다.


책 속에는 엄마 배 속에서 출생 이후의 세상을 상상하지 못한 채 지내는 쌍둥이의 대화가 나온다.


한 어머니의 배 속에 쌍둥이 태아가 있었다. 첫째 아이가 둘째 아이에게 물었다. “이 세상 이후에도 다른 삶이 있다고 믿니?” 그러자 둘째 아이가 대답했다. “그럼, 당연하지.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다른 세상이 있을 거야.” 첫째 아이가 다시 말했다. “말도 안 돼. 이 세상 말고 다른 세상은 없어. 그런 세상이 어떻게 있겠어? 지금은 탯줄이 영양분을 공급해 주잖아. 그런데 바깥세상에 나가면 이 짧은 탯줄로 어떻게 영양분을 공급받겠어? 이곳이 유일한 세상이야.” 이에 둘째 아이도 지지 않고 말했다. “나는 이곳 말고도 뭔가 있다고 생각해. 다만 지금 이곳과는 다를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린 엄마를 만날 거잖아. 엄마도 우릴 보살펴주실 거고.”


첫째 아이는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라고? 넌 엄마를 믿어? 그렇게 전지전능한 존재가 정말 있다고 믿는 거야? 그래, 엄마는 지금 어디 있는데?”


둘째 아이는 인내심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엄마는 우리 곁 어느 곳에나 있어. 우리가 살고 있는 곳도 엄마 안일지 몰라. 나는 이 세상에서 나가도 또 다른 세상이 있다고 믿어.”
이 이야기를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엄마가 우리 곁에 있다고 믿었던 아기처럼 우리 역시 의미를 찾으려고만 한다면 언제든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것. 의미는 그리 특별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고 떠난 사람을 기억하는 작고 간단한 일을 실천함으로써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세상 속에는 분명 남겨진 자들의 삶이 있다. 이제 죽은 자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남겨진 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 세계적인 슬픔 전문가 데이비드 케슬러는 상실을 겪은, 혹은 겪게 될 우리에게 되묻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지금,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자기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죽음과 삶에 대비하기 위해 이제 그 답을 찾을 차례다.


이 주의 책
코로나19 시대,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하여 [서평]


무역의 힘
프레드 P. 혹버그 지음 | 최지희 역 | 어크로스 | 1만6800원


이 책은 무역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깊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지극히 일상적인 여섯 가지 품목을 선택했다. 샐러드·자동차·바나나·아이폰·교육·‘왕좌의 게임’이 그것이다. 미국산 로메인 상추 식중독 사태 당시 미국은 어떻게 샐러드를 계속 먹을 수 있었을까. 무역 덕분이다. 바나나의 가격은 왜 오르지 않는 것일까. 이 역시 무역 덕분이다. 동시에 우리는 미·중 무역 분쟁을 시작으로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세계 무역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협력하는 경제가 가져오는 이점을 누리면서도 보호무역주의로 역행하는 상황은 왜 발생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무가내 관세 폭탄의 도화선은 무엇인가. 전 미국 수출입은행장인 저자는 무역에 대한 무관심과 오해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그 때문에 쉽게 정치 쟁점화되거나 반대로 무역수지 그 이상의 현안으로 대중에게 인식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역이 우리의 일상 그 자체라는 것을 환기하며 세계 경제라는 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무역이라는 힘에 눈을 뜨게 한다.
코로나19 시대,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하여 [서평]
뇌는 팩트에 끌리지 않는다
리 하틀리 카터 지음 | 이영래 역 | 비즈니스북스 | 1만5800원

사람들은 사실만 가지고서는 쉽게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두뇌 회로는 사실이 아닌, 자신의 견해를 확인해 주는 정보를 찾고 자신의 관점을 지지하는 사실만 골라내는 데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사실에 주목한다. 또한 그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팅을 위해 시장 분석을 했을 때 사람들이 제품·정책·계획에 관한 ‘정확한 정보’보다 ‘충족되지 않은 욕망’이 자극될 때 더 쉽게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그는 설득의 핵심은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 전략과 스토리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노하우와 뇌과학·행동과학을 근거로 5단계 설득 전략을 만들었다.
코로나19 시대,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하여 [서평]
퓨처홈
제퍼슨 왕 외 지음 | 이종민 외 역 | 미래의창 | 1만6000원

‘미래의 집’은 단순히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거나 연결된 기기들을 통합 관리하고 원격으로 명령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 스스로 알아서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기기를 조절해 미리 준비해 주는 것이 될 것이다. 바로 ‘퓨처 홈’이다. 끊김 없이 이어지고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춘, 진정으로 삶의 질을 높여 주는 디지털 서비스를 마침내 제대로 구현하는 집이다. 이 책은 퓨처 홈이 인간의 삶에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5대 메가트렌드와 8가지 유형의 사고방식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퓨처 홈 시장에서 실제 비즈니스 종사자들이 퓨처 홈 구현을 위해 극복해야 할 점과 이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가치와 수익으로 바꾸는데 필요한 비즈니스 전략과 핵심 역량도 제시한다.
코로나19 시대,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하여 [서평]


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
유인종 지음 | 새빛 | 1만9500원

세계 곳곳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2020년은 특히 더 극심한 양상이다. 코로나19로 단 하루도 안심하고 살 수 없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사고의 시대에서 왜 우리는 제대로 된 안전 관리 매뉴얼 책 한 권 가져보지 못했을까. 대참사가 나오면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위기감과 불안에 빠지면서 왜 우리는 그 사고에서 교훈을 얻지 못할까. 한번 일어난 사고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데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며 살고 있을까. 저자는 삼성코닝을 거쳐 33년 동안 안전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사고 방지를 위해 일상을 바친 최고의 안전 전문가다. 일상에서 벌어질 만한 모든 안전사고에 대한 대처 법과 대비책을 제시한다.
코로나19 시대,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하여 [서평]
사장을 위한 교양 MBA
와세다대학교 비즈니스스쿨 지음 | 김정환 역 | 센시오 | 1만9800원

와세다대 MBA에서 가르치는 주요 과목의 에센스만 골라 한 권에 담았다. MBA에서는 경영 전체를 바라보는 방법과 현장에서 풀리지 않았던 문제의 답을 찾는 방법을 가르친다. 이 책은 사장이 꼭 알아야 할 MBA 에센스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자기 회사에 딱 맞는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과 그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회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전략·마케팅·조직·회계·리더십·브랜딩 등 6가지 분야도 이 안에 녹여 내 설명한다. 사장은 먼저 자기 회사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모든 회사는 사람과 자본 등 주어진 자원이 한정돼 있고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1호(2020.10.31 ~ 2020.11.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