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선생님이 인공지능(AI)으로 태어났다. 에듀테크 기업 매스프레소가 운영하는 AI 풀이 검색 애플리케이션(앱) ‘콴다(QANDA)’의 월간 순이용자 수(MAU)는 당초 목표치를 넘어선 500만 명을 돌파했다. 1년 사이 26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콴다의 성장은 한국을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18년 일본에 첫 출시된 콴다는 4개월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iOS 앱스토어 교육 부문에서 인기 차트 1위에 오르며 ‘라인 이후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앱’이라는 명성을 지니게 됐다. 일본 진출의 기세를 이어 베트남에서는 출시 2주 만에 iOS 앱스토어 교육 차트 1위, 전채 앱 순위 3위에 올라 인스타그램·틱톡·잘로(Zalo)보다 높은 순위를 달성했다.
가장 최근 진출한 태국에서는 출시 1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교육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쟁쟁한 현지 교육 앱을 제치고 한국 앱이 현지 교육 시장을 장악한 이례적 성과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구글 클래스와 브레인리를 제치고 플레이스토어 교육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콴다는 7개 언어(한국어·영어·스페인어·일본어·베트남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를 지원하고 있다. 50여 개국에서 매달 56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예규 매스프레소 PR담당은 “콴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의 140만여 명만 한국에서 유입되며 나머지 420만 명은 해외에서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만국의 공통 언어다. 그런 점에서 콴다의 서비스는 어느 국가를 가더라도 모든 학생들의 니즈인 ‘교육’이라는 보편적 요소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비결은 ‘광학 문자 인식(OCR) 기술’이다. 이미지에서 수식과 글자를 추출하고 변환된 텍스트에서 사용된 개념을 추론해 그에 맞는 풀이를 데이터베이스(DB)에서 찾아내 제공한다. 현재 약 11억 건 이상의 누적 문제 해결 데이터가 구축돼 있다.
콴다는 국내외에서 모두 온라인 마케팅을 시행한다. 콴다가 중점을 두는 것은 ‘현지화’다. 모든 해외 진출 국가의 유저들이 콴다를 쓰면서 ‘해외에서 유입된 앱’이라는 인상보다 현지 앱을 쓴다는 느낌을 받게끔 했다.
앱 설치를 유도하는 퍼포먼스 마케팅 에셋은 각 국가의 트렌드를 반영해 1주일에 1개 이상 제작하고 있다. 이예규 PR담당은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때도 해당 국가 유저들이 접했을 때 얼마나 익숙할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콴다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실시되더라도 학습 의지만 있으면 콴다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콴다의 글로벌 트래픽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월간 기준 120% 증가했고 월간 사용자 수도 20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두 배 정도 늘었다. 또 11월에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콴다 라이브 클래스’를 출시했다. 현지 최고 베테랑 선생님들과 협업해 실시간으로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설명해 주는 강의다. ◆센트비 -해외 송금을 발판으로 ‘네오뱅크’로 성장 중
해외 송금 전문 기업 센트비는 지난 5년간 외환 서비스의 비효율성을 타파하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그 결과 미국·유럽·호주·베트남·필리핀·태국에 이어 2020년 11월 나이지리아와 미얀마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현재 50개국에 달하는 국가에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트비는 지난 10월 26일 한국에서 해외로 보내는 당발 송금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양방향 해외 송금 서비스 ‘센트비 글로벌’을 론칭했다. 이 서비스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했고 미국과 캐나다 등 전 세계로 서비스 국가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센트비는 2018년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글로벌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통화청(MAS) 공인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머니그램·리플 등 해외 유명 기업, 각국 주요 은행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한 ‘네오뱅크(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바일이나 인터넷만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센트비는 사업 초기부터 다양한 국적의 고객을 대상으로 글로벌 사업 노하우를 쌓았다. 금융업은 각 국가마다 시장 상황은 물론 규제와 문화적 특성이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필리핀 현지 고객들은 은행을 통한 수취보다 전당포에서 돈을 수취하는 것에 더욱 익숙하다. 또 전문가 수준으로 환율에 민감한 고객들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고객들의 특성을 데이터로 유형화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했고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센트비는 기존의 은행처럼 일방적으로 수취 방법을 정하지 않고 고객 맞춤에 가깝게 수취 방법을 다양화함으로써 고객들이 송금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줄였다. 또 고객 대상 환율 알람을 실시해 고객들이 직접 환율을 살펴봐야 할 번거로움을 덜었다. 센트비에 따르면 환율 알람 서비스 제공 이후 평균 송금액이 5배 이상 증가했다.
센트비가 사업 초기 해외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철저히 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하자’는 마케팅 전략이었다.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했던 사업 초기, 센트비 임직원들은 모두 함께 필리핀 장터에 매주 출석하며 직접 고객을 만났다. 종교 행사나 축구를 좋아하는 베트남 소비자를 대상으로 축구 대회를 개최하는 등 고객들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며 접점을 늘렸다.
다양한 은행·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때도 이러한 전략을 썼다. 이재영 센트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직접 로컬 은행들을 찾아가 커뮤니케이션에 나섰다. 한국과 비슷한 성향의 베트남 은행과는 회식을 통해 관계를 돈독히 다졌고 애국심이 투철한 인도네시아 은행에는 센트비 서비스가 재한 인도네시아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득했다.
2019년 이후부터 온라인 마케팅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최성욱 센트비 대표는 “잠재 고객 발굴부터 가입한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내내 각국 고객들의 언어로 소통한다”며 “고객의 니즈와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하고 이를 서비스와 마케팅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각 국가 정부 또는 파트너들과 대면을 통해 유대감을 갖고 설득시키는 작업이 필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이전과 같이 대면할 수 없기 때문에 도큐멘테이션만으로도 라이선스 작업 또는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최성욱 대표는 “단지 예쁘게 잘 만들어진 문서를 의미한다기보다 실제 센트비라고 하는 회사와 서비스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안정적인지, 글로벌 스탠더드의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지 등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아자르-어떤 환경에서도 영상 즐길 수 있는 ‘손바닥 위의 지구촌’
230개 국가에서 19개 언어로 서비스 중인 하이퍼커넥트의 글로벌 영상 메신저 ‘아자르’는 올 상반기 누적 다운로드 수 5억 회를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 ‘손바닥 위의 지구촌’이란 콘셉트로 출시 초부터 중동 지역을 비롯한 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아자르의 해외 글로벌 이용자 비율은 무려 99%에 달한다. 지난해 유럽 지역 구글플레이 비게임 앱 매출 순위에서 틴더·넷플릭스·유튜브에 이어 4위를 차지했고 지난 8월 유럽 8개 국가 기준 비게임 앱 커뮤니케이션 부문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2019년 인도에서는 비게임 앱 매출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고 올 10월에는 애플 iOS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크 부문 매출 순위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비게임 앱 커뮤니케이션 부문 매출 순위 2위에 올랐다.
아자르의 해외 진출 성공 요인으로는 ‘기술력’과 ‘현지화’를 꼽을 수 있다. 먼저 하이퍼커넥트는 세계 최초로 웹 실시간 통신 기술(RTC)을 모바일 상용화에 성공한 하이퍼 RTC를 아자르에 적용했다. 김정훈 하이퍼커넥트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하이퍼 RTC를 활용하면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국가나 저품질 휴대전화 등 다양한 통신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고품질 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이퍼커넥트는 모바일에서도 구동 가능한 작고 가벼운 딥러닝 엔진과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모바일 기기가 갖는 작은 메모리와 느린 처리 속도의 한계를 극복했다. 또 아자르는 실시간으로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이를 번역해 자막으로 제공하는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을 지원해 언어의 장벽 없이도 원활한 소통을 지원한다. 아자르는 서비스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만큼 철저한 현지화에 집중했다. 하이퍼커넥트는 독일·터키·인도·일본 등 총 8개의 현지 법인과 사무소를 설립해 운영 중이고 이 밖에 현지 에이전시와 협업하고 있다.
먼저 인도는 2018년 초 현지 사무실을 설립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 왔다. 인도에서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고 인도의 전통 문화를 소재로 한 광고를 제작하며 현지의 개성이 강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인도 사용자들을 공략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실제 ‘만남’을 통한 즐거움을 중시하는 유럽 사용자의 특징을 반영해 만남에서 오는 즐거움을 강조한 캠페인으로 유럽 지역에서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올여름에는 프랑스 축구 국가 대표이자 파리 생제르맹 소속의 프레스넬 킴펨베 등이 출연한 유튜브 광고를 제작해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4호(2020.11.23 ~ 2020.11.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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