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위기 이후 기회를 잡아라…2021 재테크 전략]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고수익 기회 찾는 투자자들…텔레닥 등 헬스케어 업종 주목
‘나스닥’ 뛰어넘은 ‘러셀2000’…중소형주 랠리 이끄는 알짜 종목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최근 한국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미국 중소형주다. 대형주보다 더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11월 한 달 동안 미국의 중소형주 주가 흐름을 나타내는 ‘러셀2000지수’는 미 증시를 대표하는 주요 지수들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무려 16%나 올랐다. 미국의 3대 지수인 다우산업평균지수(10%)·나스닥지수(11%)·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9.4%)를 훨씬 웃도는 오름세다.

자연히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미국의 대형주보다 알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고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법으로 서서히 각광받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미국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분명 ‘옥석’은 존재한다.

◆‘오바마 케어’ 부활 수혜주는


전문가들은 내년 미 중소형주의 주가 향방이 새롭게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단연 헬스케어와 신재생에너지를 꼽을 수 있다. ‘오바마 케어’의 부활을 예고한 만큼 헬스케어 산업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에너지 정책 추진에 따라 신재생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업종부터 살펴보면 다양한 종목들 중에서도 탁월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텔레닥헬스(Teladoc Health)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텔레닥헬스는 원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미국 현지 원격 진료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유일한 상장사다. 인터넷이나 화상 통화 등을 통해 24시간 환자와 의사를 연결해 주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이 부분이 내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병원비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최근 원격 의료를 경험한 이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계속 이를 종종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앞으로 미국 원격 의료 시장이 2500억 달러(약 271조원)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중소형 헬스케어주 가운데 미국의 의료·수술 용품 유통 업체 중 하나인 ‘오웬스앤드마이너(Owens & Minor)’도 전문가들 입에 오르내리는 종목이다.

미국에서 의료용 용품은 전국에 공급망을 갖고 있는 업체들을 거쳐 유통되고 있다. 오웬스앤드마이너는 이런 업체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회사가 주목받는 것은 미국 현지 의료 용품 유통 시장의 변화 가능성 때문이다. 향후 자국에서 소화하는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혜주로 떠올랐다.

예컨대 코로나19 확산 초기 미국 내에서 마스크와 의료진의 진료 장비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의료 용품의 수입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정부는 수입에 의존하던 의료 용품들을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오웬스앤드마이너 같은 유통 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언제 또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할지 알 수 없는 만큼 이런 흐름은 계속 끊어지지 않고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은 ‘0’으로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분야의 유망 중소형주는 ‘플러그파워(Plug power)’다.

◆억눌렸던 수요 분출하는 종목 관심 가져야


플러그파워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업체다. 수소 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플러그파워는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수소 에너지의 절반을 재생에너지를 통해 저렴하게 얻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4년까지 ‘그린 수소 생산 공장’ 5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수소 경제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이런 플러그파워의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이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수소 시장 규모가 1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테트라테크(Tetra Tech)’도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중소형주로 각광받는다. 이 회사는 수자원·환경·인프라·신재생에너지 등의 친환경 분야에서 컨설팅·엔지니어링·테크니컬 솔루션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나스닥’ 뛰어넘은 ‘러셀2000’…중소형주 랠리 이끄는 알짜 종목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트라테크의 순매출 비율을 보면 미국 연방 정부가 30%, 미국 주·지방 정부가 15%, 미국 상업 섹터 25% 등으로 미국 내 비율이 높다”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인프라 정책의 수혜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등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 역시 내년 미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항공·호텔·카지노 등 ‘여행’ 관련 업종에서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주중 ‘시저스엔터테인먼트(Caesars Entertainment)’가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호텔과 카지노 사업을 하고 있는 엘도라도리조트와 시저스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인수·합병(M&A)을 결정하면서 몸집을 키운 이 회사는 미국 내 최대 카지노 운영사로 떠올랐다.

코로나19가 끝난다는 가정하에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글로벌 베팅 업체인 ‘윌리엄힐’까지 최근 M&A에 성공하면서 스포츠 베팅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니퍼스트(Uni First)’와 ‘소닉오토모티브(Sonic Automotive)’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는 분석이다. 유니퍼스트는 코카콜라·아마존·코스트코 등을 고객으로 둔 유니폼 렌털 회사다.

대형사들에 유니폼을 대여해 주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공장 운영 중지 등의 여파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내년부터 공장 운영이 정상화되면 다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자동차 딜러사 중 한 곳인 소닉오토모티브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감염 확산으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밝다.

만약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더라도 구매를 미뤄 왔던 이들이 더 이상 이를 참지 못하고 자동차를 구매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소닉오토모티브가 올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내년 실적 상승과 함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앞으로 미국의 주택 건설이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케이비홈(KB HOME)’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회사는 미국 전역에 연간 1만 호 정도의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 업체다. 미국은 현재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다. 또 코로나19를 계기로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 교외로 나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케이비홈과 같은 주택 전문 건설 업체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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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7호(2020.12.14 ~ 2020.12.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