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위기 이후 기회를 잡아라…2021 재테크 전략]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상장 준비
-SK바이오사이언스도 흥행몰이 나서
LG에너지솔루션·크래프톤…2021년 IPO ‘대어’ 몰려온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이 연이어 상장하면서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크래프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지·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굵직한 기업들이 내년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합산 가치는 최소 78조원에 달한다.

◆예상 기업 가치 최대 50조원의 LG에너지

내년 상장 예정 기업 중 ‘최대어’로 꼽히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배터리사업부가 분할돼 지난 12월 1일 공식 출범한 신설 법인이다.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지난해 매출은 6조7000억원 수준이다.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기업 가치를 최대 50조원으로 평가한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급팽창에 따른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 LG화학은 투자 확대 등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을 2024년 3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배터리 중심의 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도 높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메이저 게임 업체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 가치는 최대 30조원에 달한다. 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58조5000억원)이 몰렸던 카카오게임즈보다 성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크래프톤은 지난 9월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종속회사 펍지를 흡수합병하면서 사업부별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했다”며 “12월 출시한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엘리온’의 흥행 여부가 IPO 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지도 줄줄이 증시 입성을 노린다. 기업 가치가 최대 10조원으로 거론되는 카카오페이는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 주간사회사 선정 작업을 마친 상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카카오페이는 34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 기반의 테크핀 기업으로, 한국 최초의 테크핀 상장사가 될 전망”이라며 “올 초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했고 디지털손해보험사의 설립도 준비하는 등 대출·투자·보험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사업 가치에 대한 높은 평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7년 7월 출범 이후 출시 상품마다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는 최대 40조원 수준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카카오뱅크는 지방은행 수준의 자산 규모(총 25조원)에도 불구하고 주력인 가계 신용 대출 시장에서 2019년 말 기준 점유율 5%를 꿰찼다”며 “시중 은행과 차별화한 테크핀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지만 한국의 대표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 줄줄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인 SK 계열사들도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SK케미칼에서 분사한 백신 전문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1분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IPO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국 최초 3가 세포 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와 세계 최초 4가 세포 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세계 둘째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국내 둘째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상장 주간사회사 선정 당시 3조원으로 평가 받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 가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코로나19 백신 파이프라인(후보 물질) 위탁 생산(CMO) 비즈니스의 가치 등이 부각되면서 5조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관한 CMO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8월에는 노바백스와 CMO 계약을 했다.

◆배터리 소재 회사 SKIET도 내년 하반기 상장
LG에너지솔루션·크래프톤…2021년 IPO ‘대어’ 몰려온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SK그룹 상장 대어로 분류된다. 내년 하반기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기업 가치는 최대 5조원 수준이다.

SKIET는 충북 증평 공장에 연간 생산 능력 5억3000만㎡ 규모의 분리막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이 회사가 폴란드와 중국에 짓고 있는 신규 공장이 가동되면 2023년 말 생산 능력은 총 18억7000만㎡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계열사 원스토어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원스토어는 한국 유일의 토종 앱스토어다. SK텔레콤의 T스토어를 주축으로 KT와 LG유플러스 등 한국의 이동통신 3사가 합작해 만들었다. 누적 회원 수 5000만 명, 월 접속자 수 1900만 명, 연간 거래액 7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약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 코로나19 사태로 몸값이 높아진 바이오 기업들도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IPO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개발 업체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대표적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투즈뉴(HD201)’와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인 ‘HD204’를 개발하고 있다. 투즈뉴는 내년 유럽 출시를 앞둔 상태다. HD204는 임상 3상 단계다. 이 회사의 예상 기업 가치는 최대 2조원 규모다. 이르면 내년 2월 상장할 예정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관계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함께 한국의 주요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신약 파이프라인인 췌장암 치료제 ‘PBP1510’의 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의 자회사인 바이젠셀도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조만간 IPO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종양 세포만 살해하는 ‘종양 살해 T세포 치료제 기술’을 활용해 비호지킨 림프종을 직접 공격·제거하는 세포 치료제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젠셀의 기업 가치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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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7호(2020.12.14 ~ 2020.12.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