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훈 펜타클 총괄 인터뷰…‘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앞세워 주요 광고제 상 석권
“숨겨진 고객의 데이터를 찾는 것, 성공한 광고의 첫걸음이죠”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빅데이터’가 광고 시장을 휩쓸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디지털 광고 매출은 전체 광고 시장에 절반을 넘어섰다. 광고가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가 아닌 마케팅 목표의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 광고업계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유수의 광고 기업들은 데이터 관련 부서를 신설하며 디지털 광고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점에서 데이터 기반의 광고 에이전시 ‘펜타클’의 행보는 한 걸음 빨랐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기업으로 확장을 추진하며 주요 광고제에서 수상이 잇따르고 있다.

16년 전 메가존의 광고사업부로 출범한 펜타클은 올해 10월 독립된 사옥으로 이전하며 전 직원 모두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마련했다. 차상훈 펜타클 사업총괄 및 메가존 부사장(CMO)은 “자체 구축한 하이퍼 DMP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의 광고 사업을 외부에 본격적으로 알리고 입지를 다지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펜타클의 광고가 광고제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세계 3대 광고제인 뉴욕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스티비어워즈, 대한민국 광고대상 등 국내외 어워즈에서 19개 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LG유플러스 ‘멸종동물 공원’은 단일 캠페인으로 17개 상을 연달아 수상했습니다. 특히 펜타클이 제작한 ‘배민커넥트’ 캠페인이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올해 신설된 ‘퍼포먼스 마케팅’ 부문의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이 상은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 달성과 매출에 기여한 캠페인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라 감회가 남달랐죠.”

▶‘배민커넥트’ 캠페인을 만들 때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게 있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유튜버 활동에 관심을 갖기도 하고 스포츠를 집에서 관람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졌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려고 했어요. 광고주 측은 이번 ‘배민커넥트 캠페인’의 목적은 배달을 고려하지 않던 사람들도 배민커넥트 활동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특히 배달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한 인식이 ‘본인의 꿈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으로 여겨지기를 원했죠. 이러한 메시지를 담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펜타클의 주요 전략인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은 수집한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고 캠페인 기획이나 의사 결정에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펜타클이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6년 이베이코리아에 데이터 관리 플랫폼(DMP)을 구축하면서부터예요. 이를 통해 마케팅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하면서 한국의 유수 기업들에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죠. 최근 글로벌 광고 시장에선 테크에 기반한 데이터로 무장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어요. 펜타클은 이러한 변화를 위한 준비를 일찌감치 해 왔기 때문에 현재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어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솔루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펜타클은 한국 유수 기업의 DMP를 구축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접목한 ‘하이퍼 DMP’를 자체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이퍼 DMP는 현재 광고주의 동의를 얻고 캠페인 운영에 활용 중입니다. 처음 개발을 시작한 것은 2년 전이에요. 현재 한국 규제에서 활용 동의가 되지 않는 데이터들은 제외하고 안전한 데이터만 모아 분석하게끔 했어요. 이 플랫폼을 사용한 후 실질적으로 마케팅 성과가 크게 증가했어요. DMP로 고객 행동 패턴을 분류하고 수집해 최적화된 타깃들에 광고를 노출했죠.

그 결과 건강기능식품 A사 캠페인은 광고 반응률(CTR)이 캠페인 이전 대비 2배 이상 늘었어요. 이벤트 참여율은 3배 가까이 증가했죠. 생활 가전 S사는 같은 기간 CTR과 웹사이트 방문 횟수가 2배 증가했고 주방 용품 L사는 같은 기준 CTR은 4배, 전환 구매 건수는 무려 12배 이상 늘었어요. 최근에 펜타클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클라우드 기반의 마케팅 솔루션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요. 스프링클러를 비롯해 오라클·세일즈포스·인사이더 등이 대표적이죠. 하이퍼 DMP를 기반으로 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인화된 맞춤형 마케팅과 광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숨겨진 고객의 데이터를 찾는 것, 성공한 광고의 첫걸음이죠”
▶의미 있는 데이터를 도출해 내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에 고객사 측에 데이터를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고 모으는 형태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권해요. 우리는 모르지만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도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를 방문해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는 고객들이 있어요. 이러한 ‘비식별 데이터’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죠. 물론 이것뿐만 아니라 구글 애널리틱스 등을 통해 고객들의 웹상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해요. 또 소셜 미디어나 해시태그 등을 분석하면서 인사이트를 도출해 내기도 하죠.”

▶메가존이나 메가존 클라우드와의 협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나요.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거나 업무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서비스 영역은 메가존과 함께, 클라우드 분야는 메가존 클라우드와 기술적으로 교류하고 있어요. 펜타클을 포함한 세 개 회사에는 1000명 이상의 테크 전문가들이 모여 있어요. 그래서 서로 다른 시각으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곤 하죠. 광고 쪽에서 IT 분야를 바라보기도 하고 IT 분야에서 광고 시장에 필요한 것을 찾기도 하고요. 많은 산업이 디지털화되면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선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에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광고 시장엔 어떤 변화가 이뤄질까요.
“오프라인 행사나 마케팅이 위축된 만큼 비대면으로 마케팅이 가능한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어요. 펜타클의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은 미래의 전략이라고 생각했지만 타이밍 좋게도 코로나19 시대에 딱 맞는 방법론이 됐죠. 과거의 광고는 고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지만 필요 없는 정보라고 판단되는 것도 있었죠. 하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잘 맞춰진 광고는 정보의 기능도 수행한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보다 효율적인 광고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에요.”
차상훈 펜타클 총괄
약력 : 2001년 메가존 CMO 선임. 2004년 메가존 광고사업부문 총괄. 2017년 메가존 클라우드&데이터드리븐 마케팅 R&D 조직 총괄. 2019년 펜타클 총괄 및 메가존 CMO(현)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7호(2020.12.14 ~ 2020.12.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