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추진 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 굵직한 인수·합병(M&A) 성사를 앞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조선·정유·건설기계’라는 균형 잡힌 삼각편대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의 존재감도 커진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대우조선해양을 합하면 그룹의 자산 규모는 현재 62조원 규모에서 80조원 수준으로 커지며 재계 순위 9위에서 7위로 올라선다.
자회사와의 시너지 강화 역시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최종 인수 절차가 끝나면 현대중공업그룹(현대건설기계 기준)의 글로벌 건설 기계 시장점유율은 4.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4.6%를 점유하고 있는 볼보건설기계(글로벌 4위권)와 비등해지는 셈이다. 국내 시장 역시 70% 이상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조선 부문도 수주 잭팟이 터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1조원 규모의 선박 총 6척을 수주했다. 17만4000㎥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과 31만 톤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2척이다. 이번에 계약한 LNG선은 벙커C유와 LNG 연료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연료 추진 엔진과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 등 첨단 기술을 탑재했다.
한국조선해양은 11월부터 수주 랠리를 이어 오고 있다. 올해 누적 실적은 100척 78억5000만 달러(약 8조5000억원)로 목표액의 71%에 다다랐다. 업계 안팎에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LNG선 100척을 발주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대량 수주 릴레이에 대한 기대감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 추진선을 수주하며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또 다른 친환경 선박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 추진 시스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기선 부사장, 현대중공업 미래 사업 진두지휘
미래 먹거리인 비조선 부문의 투자 역시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바이오와 인공지능(AI), 수소·에너지를 그룹 신성장 동력의 핵심 3대 축으로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가(家) 3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지배 구조 정점에서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 중이다. 정 부사장은 지주사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하면서 현대중공업의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와 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 대표이사 등 공식 직함이 3개나 된다.
정 부사장은 다양한 직함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신사업을 직접 챙기며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이사회가 지난 11월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바이오·AI·수소에너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미래위원회에는 각 계열사에서 엔지니어들이 파견돼 위원으로 참여하며 계열사별로 신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바이오 사업은 서울아산병원과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AI는 그룹의 로봇 사업 자회사인 현대로보틱스가 로봇 기술을 앞세워 통신·유통·건설 등 산업 전반에서 사업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독립 한 달여 만인 지난 6월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수소에너지 사업은 수소 경제의 한 축이 될 수소 운송 시장을 겨냥해 연구·개발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21년 현대중공업그룹의 임원 인사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정 부사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경영진을 전원 유임하고 일부를 승진, 신규 선임했다. 위기 극복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기존 경영진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앞으로 모든 경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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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8호(2020.12.21 ~ 2020.12.2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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